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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비만이 당뇨병 부르는 이유…지방 속 '염증 스위치' 찾았다

입력 2026-11-03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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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염증·섬유화 촉진 '지방 단백질' 규명


'THBS1' 억제하자 염증 완화…"새로운 대사질환 치료 표적 가능성"




연구 대상자들의 신체 유형

[논문 발췌]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비만이 건강에 해로운 이유는 단순히 몸에 지방이 많이 쌓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방이 지나치게 축적되면 지방조직 자체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딱딱해지면서 혈당 조절 등 정상적인 대사 기능까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복부 장기 사이에 쌓이는 내장지방은 이런 변화가 일어나기 쉬운 곳으로 꼽힌다. 내장지방의 만성 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비롯한 각종 대사질환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내장지방을 병들게 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문준호 교수와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종경 교수, 정지수·박은서 박사 공동 연구팀이 이런 궁금증에 답을 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은 한국인 21명의 내장지방 조직을 분석해 '세포 지도'를 만들었다.


세포 하나하나에서 어떤 유전자가 작동하고 있는지 읽어내는 '단일세포핵 RNA 분석' 기술로 약 8만6천개의 세포를 분석해 내장지방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특성과 변화를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비만과 당뇨병이 진행될수록 지방조직의 염증 및 섬유화를 일으키는 'THBS1'(트롬보스폰딘-1)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내는 세포 집단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포는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비만 환자에게서, 비만 환자보다 비만과 당뇨병을 함께 가진 환자에게서 더 많이 관찰됐다. 체질량지수(BMI)와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을수록 THBS1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THBS1이 정상 지방조직을 병들게 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우리 몸의 지방조직은 단순히 남는 에너지를 쌓아두는 창고가 아니다. 필요할 때 에너지를 공급하고, 혈당과 염증을 조절하는 데에도 관여한다.


하지만 THBS1이 많아지면 지방조직에 있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가 자극받아 'TGF-β'라는 물질을 활성화한다. 이 물질은 조직의 섬유화를 촉진하는 신호로 작용하고, 그 결과 지방조직에 콜라겐이 지나치게 쌓이면서 조직이 딱딱해지고 염증도 심해진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THBS1은 지방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했다.


지방줄기세포가 새로운 지방세포로 자라는 과정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이미 만들어진 지방세포가 혈액 속 포도당을 흡수하고 인슐린 신호에 반응하는 능력도 떨어뜨렸다. 쉽게 말해 지방이 에너지를 제대로 저장하고 혈당 조절에 기여하는 능력을 잃어간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가 실제로 THBS1 때문에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세포와 지방조직 배양 실험, 동물실험을 추가로 시행했다.


이 결과 THBS1은 지방조직 속 면역세포(대식세포)를 자극해 섬유화를 일으키는 신호물질인 'TGF-β'를 활성화했고, 그 결과 지방조직에 콜라겐이 쌓이고 염증이 늘었다.


또 THBS1은 지방줄기세포가 건강한 지방세포로 자라나는 과정을 방해하고, 이미 만들어진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는 능력과 인슐린 신호 전달을 떨어뜨렸다. 생쥐 실험에서는 내장지방에 THBS1을 늘리자 콜라겐이 쌓이고 염증성 면역세포가 모여들었다.


이는 THBS1이 단순히 비만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단백질에 그치지 않고 지방조직의 기능 이상을 촉진하는 데 관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지방세포가 커지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활성화되는 'YAP/TAZ' 신호가 THBS1 유전자를 직접 켜는 상위 조절자라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는 "같은 체중이라도 내장지방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에 따라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한국인 환자 조직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THBS1을 표적으로 한 진단·치료 기술 개발로 이어지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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