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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빛 비추는 깊이 조절하는 '가변형 전반사 형광현미경' 개발

자궁경부암 세포의 돌기 움직임과 소포 이동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촬영한 결과.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하나의 화면에서 서로 다른 세포 구조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 기술이 나왔다.
25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팀이 같은 화면에서도 구역마다 빛을 비추는 깊이를 다르게 조절해 여러 세포 구조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가변형 전반사 형광현미경'(Tunable TIRF)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혈관 내피세포나 암세포는 필로포디아(filopodia)와 같은 돌기를 뻗어 주변 환경을 탐색할 수 있다. 구조물과 상호작용하거나 부착하는 데도 활용한다.
이러한 돌기의 형성과 성장에는 세포 골격의 재구성과 함께 '소포'를 통한 물질 수송이 관여한다.
소포는 막으로 둘러싸인 작은 구조체로, 세포막 구성 성분이나 단백질 등을 세포 내에서 운반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현미경 기술을 이용하면 돌기가 움직일 때 소포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형광 표지자를 달아놓은 세포를 유리 바닥 위에 놓은 후 아래에서 빛을 비추고, 표지자에서 나오는 빛으로 세포 구조와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이다.
특히 구역마다 빛을 비추는 깊이가 다른 조명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기술과 달리 바닥 가까운 소포와 위로 들린 돌기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일반 형광현미경 조명 경로에 '디지털 미세거울 소자'(DMD)와 '공간 필터'를 추가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DMD는 수백만개의 아주 작은 거울들이 바둑판식으로 배열돼 있는데, 각 거울의 각도를 조절하면 렌즈 쪽에서 봤을 때 소자 표면에 어둡고 밝은 줄무늬가 생긴다.
이 줄무늬의 간격이 좁으면 빛이 큰 각도로 들어가 바닥 부근만 얇게 비추고, 간격이 넓으면 더 작은 각도로 빛이 들어가 세포 안쪽까지 깊이 비출 수 있다.
공간 필터는 미세거울 조사에서 반사돼 나오는 빛 중 필요한 방향의 빛만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UNIST 박정훈 교수(왼쪽)와 정윤돈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기술로 사람 탯줄 정맥에서 유래한 혈관 내피세포를 살아 있는 상태로 관찰했다.
가장자리에는 세포 전체 높이를 비추는 빛을, 중심부에는 바닥 부근만 비추는 얕은 빛을 쪼여 가장자리 세포막이 일렁이는 모습과 바닥 가까운 소포의 이동을 한 영상에 담았다.
또 자궁경부암 세포의 돌기 흔들림과 세포막 근처 소포의 이동을 초당 20장으로 동시에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박정훈 교수는 "관찰 대상 전체에 하나의 조명 방식만 쓸 수 있다는 현미경의 오랜 전제를 새로운 개념 설계로 뒤바꾼 연구"라며 "상처 회복이나 암 전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포 이동과 세포막 수송, 세균 감염 등을 이해하고 관련 치료제를 연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에 9월 22일 자로 게재됐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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