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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함께한 직원이 아들로…세라젬의 이례적 '양자 승계'

입력 2026-10-20 1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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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합의 거쳐 입양…신입사원 출신 대표를 후계자로 선택


성인 입양으로 상속권 확보…지분 10% 증여 시작으로 장기 승계 추진




이경수 세라젬 대표이사

[세라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라젬 창업주 이환성 회장이 20여년간 함께 일해 온 전문경영인 이경수 대표이사를 성인 양자로 입양해 기업을 물려주기로 한 것은 국내 기업에서 보기 드문 경영권 승계 방식이다.


창업주의 친자녀가 아닌 전문경영인을 법적으로 자녀로 받아들여 경영권뿐 아니라 기업의 소유권까지 넘겨주기로 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와도 차이가 있다.


◇ 외동딸 대신 전문경영인 선택…고민 끝 양자 입양


20일 세라젬에 따르면 1961년생인 이 회장에게는 딸이 한 명 있지만, 기업 경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978년생으로 이 회장보다 17세 어리다.


세라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3년 정도 승계 문제를 고민했고, 지난해 초 이 대표에게 양자 입양에 관한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양측 가족 간 협의와 합의를 거쳐 지난해 성인 양자 입양 절차를 마쳤으며, 올해 이 회장이 보유한 세라젬 지분 가운데 전체 발행주식의 10%를 이 대표에게 증여하면서 본격적인 승계가 시작됐다.




이경수 세라젬 대표이사

[세라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표는 세라젬 창업 5년 뒤인 200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전략기획과 마케팅, 국내외 영업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특히 세라젬이 해외 사업에 주력하던 시절 이 회장과 함께 해외 현장을 다니며 창업주의 경영 철학을 익힌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엔 중국 쓰촨성에서 직접 대리점을 운영하다가 이듬해 이 회장의 요청으로 국내 사업을 맡았다. 당시 미미한 수준이던 국내 사업은 이 대표가 경영을 맡은 이후 수천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척추 관리 의료기기 중심의 사업을 의료가전 시장으로 확대하고, 카페와 제품 체험 공간을 결합한 '웰카페'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결국 2022년 당시 40대 중반이던 이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이후 기업의 소유권까지 물려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세라젬 창업주 이환성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양자 입양으로 법적 상속인 지위 확보…지분 승계는 장기 과제


성인 양자 입양의 가장 큰 법적 효과는 전문경영인이 창업주의 자녀로서 상속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민법상 양자는 입양된 때부터 양부모의 친생자와 같은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이 대표는 단순히 주식을 증여받는 전문경영인을 넘어 이 회장의 법적 상속인으로서 향후 상속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기업 지분 승계를 장기간에 걸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세라젬 지분은 지난해 공시 기준 60.5%에 이른다. 아직 상당한 지분이 이 회장에게 남아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는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는 창업주 일가 출신이 아닌 일반 전문경영인인 만큼 이 회장의 보유 지분을 매입할 만한 거액의 자금을 당장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양자 입양은 당장의 지분 증여뿐 아니라 향후 상속까지 고려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세라젬 관계자는 "양자 입양을 통한 승계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안정성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가업승계 관련 세제 혜택이 이번 입양의 목적이었는지에 대해 세라젬은 선을 그었다.


세라젬 관계자는 "현재 회사 규모에서는 관련 가업승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세제 혜택과 관계없이 입양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젬은 앞으로 기업의 성장과 경영 연속성, 지배구조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적인 지분승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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