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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보 유출에 화이트해커 제도화·보안 특화 AI 추진
기업도 AI로 방어 강화…허사비스 "안전조치 미흡땐 2년내 중대사고"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에서 전방위적인 인공지능(AI) 해킹 공격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최근 외부 비인가자의 해킹 시도가 있었으나, 자체 침입 방지 시스템이 작동해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 유출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ATM기. 2026.10.4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인공지능(AI)이 사이버 공격의 문턱을 낮추고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금융권 해킹 사건을 계기로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왔다.
금융권 정보유출 과정에서 AI 기반 침투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주에는 정부와 기업의 보안 대응 강화 움직임이 이어졌다.
해외에서는 AI 시스템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으면 향후 2년 안에 더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공격자가 AI로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는 상황에서 방어자 역시 AI를 활용해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금융권 공격서 AI 도구 흔적…짧은 시간에 동시다발 침투
국내 금융권 정보유출 사태는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의 위험성이 더욱 부각된 사례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KB·하나·부산은행 등 16개 금융기관에서 약 10만건의 정보가 유출됐으며, 공격 IP에서 AI 자율 침투테스트 도구로 알려진 '아르텍스'(ARTEX)의 흔적이 발견됐다.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는 AI 도구가 실제 공격에 악용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I를 활용한 공격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자동으로 수행된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이 AI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공격의 속도와 방식이 달라지는 상황에 대응해 화이트해커의 취약점 탐색 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최 실장은 "현행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화이트해커가 공격을 해보는 것도 불법 행위가 된다"며 "이 부분을 완화해 화이트해커도 공격을 통해 취약점을 찾아 빨리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을 마친 뒤에는 관련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시작한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이른바 '특파모' 사업은 내년 활용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그전까지는 오픈AI의 프런티어 모델을 확보해 긴급한 취약점 점검에 우선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 대표가 16일 열린 '오픈AI 사이버 CXO 라운드테이블'에서 AI를 활용한 기업의 사이버 보안 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기업도 'AI로 AI 방어'…취약점 발견부터 수정까지
기업 현장에서는 기존 보안 체계에 AI를 접목해 공격자가 취약점을 악용하기 전에 문제를 찾아 고치는 방안이 논의됐다.
오픈AI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에서 국내 기업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등 임원급 60여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CXO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발표자들은 AI의 취약점 탐색과 공격 경로 분석 능력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업에 주어진 대응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방어자도 AI에 관리 대상 시스템의 코드와 운영 맥락을 제공해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픈AI는 자사 AI 모델과 코덱스, 코덱스 시큐리티, 보안 업무 절차를 연결한 통합 사이버 방어 설루션 '데이브레이크'의 활용 방안도 소개했다.
데이브레이크는 취약점을 발견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실제 악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수정안을 마련하고 효과를 확인하도록 지원한다.
AI 에이전트를 기존 보안·개발 도구와 연결해 취약점 점검과 해결을 지속하는 운영 체계 '디펜스 팩토리' 경험도 공유했다.
오픈AI는 이러한 체계를 운영할 때도 사람의 감독과 명확한 권한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최고과학자 겸 딥마인드 이사회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허사비스 "최근 사고는 조기 경고"…AI 자체 통제 문제도 부상
AI를 악용하는 공격과 함께 AI 에이전트 자체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최고과학자 겸 딥마인드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AI 콘퍼런스에서 최근 드러난 AI 관련 보안 사고를 "조기 경고사격"으로 평가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허사비스 의장은 향후 2년여 동안 업계와 기업, 정부가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사고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새 AI 모델을 출시할 때는 인터넷 연결이 없는 '샌드박스' 격리 환경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원자력 분야 등의 모범 사례를 참고해 국제 표준기구를 설립하되,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모델 검증에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안전성 시험 강화를 촉구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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