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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제보] 발 담그면 시커멓게 변하는 물…'디톡스 족욕' 실체는

입력 2026-10-15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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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타고 외국인도 '발길'…일부 매장선 물색 보고 '약한 곳' 안내


업체도 "화학작용 영향" 인정…식약처 "의료적 효능 표방 시 단속 대상"




족욕 전 물(왼쪽)과 1시간 뒤 검게 변한 물(오른쪽)

[오카다 마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제 몸에서 이런 게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지난 12일 서울의 한 족욕 숍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오카다 마리(51) 씨는 검게 변한 족욕기 물을 보며 연신 놀라워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의 족욕 체험 소개 글을 보고 숙소 근처 매장을 찾았다는 그는 일본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여주겠다며 사진을 찍었다.


업주는 물 색깔을 살피더니 "평소 위가 약하지 않으냐", "몸이 잘 붓지 않느냐"고 물었고, 오카다 씨는 신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소금을 탄 물에 발을 담그면 물색이 짙게 변하는 이른바 '디톡스 족욕'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웰니스(Wellness) 열풍 속에 30분~1시간에 1만~2만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디톡스'로 입소문을 타면서다. 특히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영어로 소개한 영상에는 체험해보고 싶다며 매장 위치를 알려달란 외국인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 "물색 보면 건강 보여"…특허 내세우며 '약한 곳' 안내


취재진이 직접 서울 시내 족욕 숍을 찾아 30분 코스(1만2천원)를 체험해봤다.


업주는 족욕기에 따뜻한 물을 채우고 소금을 넣은 뒤, 양다리 사이에 '센서기'라 불리는 장치를 담갔다.


원리를 묻자 업주는 특허받은 기기임을 강조하며 "수소 방울이 몸에서 혈 자리가 가장 많은 발바닥을 두드려 준다. 30분 앉아 있지만 2시간 운동 효과가 있다"고 했다.


물이 짙게 변하자 업주는 "(물 색깔을 보면) 어디가 약한지 알 수 있다"며 기자에게 평소 예민하고 손발이 차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발을 넣지 않으면 물 색깔이 변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다른 업체들도 '특허 기술', '공인 인증' 등을 내세우며 발바닥 모공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빼낸다거나 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물 색깔에 따라 독소가 쌓인 신체 부위를 안내하는 표를 내건 업체들도 있다. 오렌지색은 관절 부위 염증 반응, 흑색은 간장과 열 계통의 독소라는 식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디톡스 족욕' 체험 영상. 일본어로 '한국의 독소 빼기 충격적'이라고 적혀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전문가들 "피부로 독소 배출 불가…단순 전극 부식·녹물 반응"


그러나 전문가들은 족욕 물의 색깔 변화를 체내 노폐물이 배출된 결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족욕기의 원리는 전기 분해를 이용하는 것인데 족욕기 물에서 붉은색 계열의 색깔을 내는 물질은 산화철"이라며 "즉 녹이 스는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금을 넣는 건 전류를 흐르게 해 녹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사람의 피부는 굉장히 튼튼한 방어막이어서 몸속 독소가 피부를 통해 빠져나온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도 "전극 물질이 금속인데 그런 것이 (물에) 녹아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몸속 독소는 간이 처리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지 땀으로 나간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붙이고 자면 시커멓게 변한다는 일본의 '디톡스 발 패치'를 예로 들며 "발에서 독소가 나오는 게 아니라 땀 때문에 색이 변하는 것일 뿐"이라며 "족욕은 발을 (물에) 담가 혈액순환을 돕는 정도를 기대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 업체들 "화학작용 결과일 뿐…색상표는 참고·흥미용"


논란에 대해 업체 측은 물 색깔 변화 자체를 체내 독소 배출로 단정하거나 해당 기기를 의료기기로 안내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족욕 업체 대표는 "소금물과 금속, 땀까지 반응해 전기 작업과 화학 작용으로 물 색깔이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적외선으로 모공을 열어주면 발바닥 땀구멍을 통해 땀이 나오고 노폐물이 배출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 색깔별 신체 부위 안내표에 대해서는 "민간요법이고 재미의 일환"이라며 "다른 족욕 업체에서 쓰던 것과 기계 수입처에서 받은 자료를 참고해 만들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해당 업체의 안내판 하단에는 '물의 색이 나타나는 이유는 첨가된 소금과 혈맥에서 나오는 땀과 수소수, 금속필터 전기분해 작업에 의해 이뤄지는 화합반응 현상', '색상표의 내용은 민간요법에 의한 참고 내용과 눈으로 보는 재미의 일환이다. 건강에 관한 정확한 진단은 자격을 갖춘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른 족욕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도 "소금이 들어가다 보니 화학 작용으로 물 색깔이 변하는 것으로, 각 점장에게 그렇게 교육하고 있다"며 "(변한 물을) 노폐물이라고 단정 지어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브랜드 본사는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 식약처 "의료 효과 표방 인상 주면 오인 광고 해당"


현장에서는 매장 관계자가 물 색깔로 건강 상태를 언급하거나, 색이 변한 물을 보고 소비자들이 독소 배출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판매 매장에 대한 사후 관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분산돼 있어, 실질적인 단속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특정 문구만으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체적이고 궁극적인 광고의 인상이 특정 질병의 예방·완화·치료 등 의료기기 성능이나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의료기기법상 오인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최근 적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고, 경미한 경우 1회 시정 명령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건물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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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5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