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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우려 화학물질 699종인데…위해성 평가 인력은 단 4명

입력 2026-10-14 0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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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평가 진행 116종·보고서 공개 51종…사용 제한·금지도 지연


미국서 퇴출 결정한 드라이클리닝 물질, 국내선 4년째 평가 대기





세탁소. [촬영 정유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세탁소에서 옷을 드라이클리닝할 때 쓰이는 화학물질 '퍼클로로에틸렌'(PCE).


미국은 '신장·간·면역체계 손상과 흡입과 피부 노출로 인한 암 발병, 신경·생식 독성' 등을 이유로 2034년 12월까지 드라이클리닝과 얼룩 제거를 위한 상업·산업적 PCE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재작년 마련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4년 전인 2022년 '위해성 평가 대상'에 오른 채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대기 중이다.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화학물질 사용을 제한·금지할 근거를 확보하는 '위해성 평가'가 인력 부족에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국이 화학물질등록평가법에 따른 위해성 평가를 진행한 물질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116종에 그치며 이 가운데 평가를 마치고 보고서까지 공개한 물질은 51종에 불과하다.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은 등록 화학물질 중 '연간 10t 이상 제조·수입되는 물질'과 화학물질 등록 시 실시하는 유해성 심사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물질은 위해성 평가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화학물질 유해성 심사에서 유해성 물질로 판정된 물질이 1천333종, 이 중에서 정부가 '사람과 동식물에 심각한 위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중점관리물질로 지정한 물질은 699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위해성 평가가 진행된 물질은 매우 적다고 볼 수 있다.


중점관리물질은 '사람이나 동물에게 암·돌연변이·생식능력 이상·내분비계 장애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물질', '사람이나 동식물 체내에 축적성이 높고 환경에 장기간 잔류하는 물질', '사람 폐·간·신장 등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과 이런 물질들과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위해를 사람이나 동식물에게 줄 수 있는 물질이다.


위해성 평가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인력 부족이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위해성 평가를 담당하는 인력은 4명뿐이다. 정원(7명)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과학원 위해성 평가 담당 인력 1명이 평가를 진행한 물질이 평균 2.8개, 한 물질 위해성 평가에 보통 3∼5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인력으론 현재의 중점관리물질만 평가한다고 해도 수십 년이 걸린다.


문제는 위해성 평가가 늦어지면 위험한 화학물질 사용을 제한·금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세탁소에서 드라이클리닝을 위해 PCE를 사용하는 데 별다른 제한이 없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과학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다른 나라에서 규제하고 있는 물질은 평가를 간소화해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의 경우 보건부와 환경기후부 위해성 평가 전담 인력이 각각 78명과 75명으로 총 153명에 달한다.


김태선 의원은 "위해성 평가 지연은 국민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차질 없이 진행되게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외국에서 이미 규제한 물질은 평가를 생략하고 위해성 물질로 분류할 수 있게 제도가 마련됐음에도 활용되지 않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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