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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으로 모은 어르신 등 대상 노후 건물서 판매 이벤트…지자체는 몰랐다
32년된 건물, 정기점검 제외…전국 곳곳 유사 행사, 붕괴사고로 드러난 관리공백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1일 오전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감식반 등이 전날 발생한 천장 마감재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10.11 mtkht@yna.co.kr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에서 관할 지자체에 신고되지 않은 판매 행사 도중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38명이 다친 사고를 계기로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단기 판매 행사의 운영 실태와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행사는 단기간 장소를 빌려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지자체가 개최 사실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안전관리도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준공 32년이 지났지만 법정 정기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돼 소규모 노후 건축물의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할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대구 북구 등에 따르면 전날 사고는 A업체가 구청에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주방용품 판매 행사를 진행하던 중에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A업체는 이달부터 휴지 등 경품을 나눠준다며 참석자들을 모아 행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업체의 영업 방식과 유사한 형태의 판매 행사는 대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행정 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주로 어르신들이 모이는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 행사 소식이 전파되고 '행사에 참석하면 무료로 물품을 받을 수 있다'는 말로 참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행사는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관할 구청에 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고 단기간 열렸다가 사라지는 탓에 지자체의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도 놓여있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1일 오전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건물 앞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감식반 등이 전날 이 건물 2층에서 발생한 천장 마감재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현장 감식 준비를 하고 있다. 2026.10.11 mtkht@yna.co.kr
한 지자체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생활용품을 판매하거나 다단계 회원을 모집하는 행사는 한 지역에서 잠깐 행사를 열었다가 다른 지역에서 또 행사를 여는 방식"이라며 "주로 최신 시설이 갖춰진 건물보다는 임대료가 싼 오래된 건물에서 열린다"고 말했다.
업체 측이 이런 방식으로 장기간 방치된 노후 건물에서 행사를 열더라도 지자체가 사전에 이를 인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관할 북구도 전날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A업체가 해당 장소에서 판매 행사를 연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전날과 비슷한 사고가 언제든지 또 다른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1일 오전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감식반 등이 전날 발생한 천장 마감재 붕괴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10.11 mtkht@yna.co.kr
A업체가 행사를 연 4층짜리 건물도 1994년 준공된 노후 건물이다.
지난해 3월 A업체가 건물 2층에서 판매 행사를 연 이후 1년 7개월여간 공실로 남아 있던 공간에서 이번 행사도 진행됐고, 마감재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북구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연면적 892㎡로 법정 정기 안전 점검 의무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소규모 건축물은 지자체장이 조례에 근거해 별도 대상으로 지정해야 정기 점검이 이뤄진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업체 측에서 행사 전에 미리 신고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에서 현황을 다 파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노후 건축물 관리와 물품 판매 행사에 대한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사고 현장을 점검한 뒤 페이스북에 "대구시 전역의 노후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 시민들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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