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반려동물] 반려견 사이 반려양도 뛰었다…경주 호반길 달군 펫 러닝

입력 2026-10-05 09:45:3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소노 런트립 180K in 경주'서 펫 동반 200여팀 보문호반길 달려


보호자와 호흡 맞춰 뛰고 걷고…러닝·여행으로 넓어지는 반려문화




출발 신호에 맞춰 달리기 시작하는 반려동물과 보호자들

[촬영 김세린]


(경주=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4일 오후 6시 30분께 경북 경주시 보문호반길.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자 러닝복 차림의 참가자들과 함께 반려견들이 일제히 달려 나갔다.


입마개를 한 대형견부터 보호자의 발걸음에 맞춰 종종걸음을 치거나 '개모차'(반려동물 유모차)에 올라탄 소형견까지 그 모습이 제각각이었다.


이곳 보문호반길과 소노캄 경주에서 열린 '소노 런트립 180K in 경주' 행사엔 반려동물 동반 참가자 200여팀을 포함해 모두 1천여팀이 참가했다.


이들은 보문호반길 수변 산책로를 따라 마련된 7㎞ 코스를 달렸다.




'반려양'과 함께 러닝 행사에 참석한 모습

[촬영 김세린]


개들만 참가한 것도 아니었다. 강원 홍천에서 온 하양목장 대표 이상민 씨는 이른바 '반려양'과 함께 출발선에 섰다.


예상치 못한 양의 등장에 주변 참가자들은 신기한 듯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반려견과 보호자들 사이에서 뛰는 반려양의 모습

[촬영 김세린]


이 씨는 "반려동물 동반 러닝 행사라고 꼭 개만 뛰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대부분 참가자가 반려견과 왔는데 우리는 반려양과 참가했다"고 웃었다.


그는 반려양과 춘천 등 다른 지역 러닝 행사에도 참여했다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보호자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되고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네 살 말티푸와 함께 러닝 행사에 참가한 김동하 씨

[촬영 김세린]


대구에서 네 살 말티푸와 참가한 김동하 씨는 연휴를 맞아 반려견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경주를 찾았다.


김씨는 "평소 쉬는 날이면 강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같이 뛰는 것도 좋아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행사를 보고 긴 연휴에 강아지와 데이트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반려견과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일부 사람만의 특별한 일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많이 보편화됐다"며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도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함께 운동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평소 산책보다 긴 코스에서도 씩씩하게 나아가는 반려견

[촬영 김세린]


이날 기자가 반려동물 동반 참가자들과 함께 코스를 달려보니 일반 러닝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보호자가 달리고 싶다고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는 레이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길가의 냄새를 맡기 위해 멈춰 서면 보호자도 걸음을 늦췄고, 다른 개와 마주쳐 서로 냄새를 맡으며 인사할 때면 달리기가 잠시 중단됐다.


물을 마시거나 배변하기 위해 쉬기도 했다. 금세 지친 반려견을 품에 안거나 업고 달리는 보호자가 있는가 하면 초반 힘차게 뛰던 개가 중간부터 개모차에 올라타기도 했다.


'함께 달린다'는 말 그대로 기록보다 반려동물의 체력과 컨디션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레이스였다.




펫 동반 레이스에서 1·2·3위를 차지한 참가자들

[촬영 김세린]


이날 레이스에서는 기록 경쟁도 펼쳐졌다.


경주에 사는 김성훈 씨는 다섯 살 푸들 '흑임자'와 29분 29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평소 조깅할 때도 흑임자와 함께 뛴다는 그는 다음 달 열리는 다른 반려견 러닝 대회 참가도 준비하고 있다.


30분 35초로 2위를 차지한 조대호 씨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한 한 살 반 믹스견과 함께 달렸다.


조씨는 "같이 준비하고 대회에서 함께 결과를 얻는다는 느낌이 좋다"며 "유기견 출신 믹스견 중에도 활동적이고 스포츠를 잘하는 훌륭한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32분 14초로 3위에 오른 김동언 씨는 "평소 이탈리안그레이하운드와 5∼10㎞를 달리는데 대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보호자와 반려견이 연결된 채 함께 달리는 스포츠인 캐니크로스가 국내에서도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일반 관광객, 러너들과 동선이 겹치는 만큼 반려동물의 체력과 크기 등을 고려해 코스와 동선을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려견과 함께 완주 인증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인 재윤 씨

[촬영 김세린]


완주한 참가자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이날의 기록을 남겼다.


인천에서 네 살 포메라니안과 참가한 권재윤 씨는 "기록보다는 반려견의 컨디션을 보면서 힘들어하면 걷고, 괜찮아지면 다시 뛰었다"며 "평소에도 같이 산책은 자주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뛰는 것은 처음이라 색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와 호흡을 맞춰 끝까지 완주했다는 점도 뿌듯했고 좋은 취지의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행사장에는 러닝 외에도 펫 놀이터와 포토존, 캐리커처 부스 등 반려동물 동반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행사를 경주 보문단지 관광과 러닝, 숙박 등을 연계한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스를 마친 후 보호자와 휴식을 취하는 반려견들

[촬영 김세린]


5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반려동물 동반 러닝 행사는 최근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에도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에서 숙박과 러닝, 지역 관광을 연계한 행사에 6㎞ 펫 동반 러닝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음 달 1일에는 강형욱 훈련사가 주최·주관하는 '댕댕런 2026'이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오는 24∼25일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서울펫림픽'을 열어 반려견과 4㎞를 걷는 도그트레일 등을 진행하고, 성남시도 오는 31일 반려동물 페스티벌에서 건강달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가가 공원 산책이나 카페 방문 등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러닝과 스포츠, 여행·숙박 등 보호자가 즐기던 활동을 반려동물과 함께 경험하려는 문화가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athena@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10-05 10: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