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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감 융자 32분 만에 동났다…한 IP서 128건 '매크로' 정황

입력 2026-10-05 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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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마다 1건꼴 신청…같은 IP 2건 이상 신청액 911억원·한도의 70%





KEITI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중소·중견기업의 온실가스 저감 설비 설치를 지원하는 1천300억원 규모의 정책 융자가 접수 시작 32분 만에 마감된 가운데, 한 IP에서 무려 128건의 신청이 이뤄지는 등 대행업체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같은 IP에서 2건 이상 접수된 신청액만 전체 한도의 70%에 달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5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지난 3월 17일 중소·중견기업에 온실가스 저감 설비 설치비를 저리로 빌려주는 '미래 환경산업 육성 융자' 신청 접수가 시작한 지 32분 만에 마감됐다.


기술원은 이번에 1천300억원 규모의 융자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819억원을 연 2.01%(온실가스 예상 감축률 5.39% 이상 시 1%포인트 추가 인하) 금리로 융자해줄 계획이었다.


신청 접수 마감 직후 신청을 대행하는 컨설팅 업체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기술원이 신청서를 제출한 IP 주소들을 분석한 결과 한 IP에서 128건을 신청한 사례가 확인됐다. 37건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한 IP에서 2건 이상 융자를 신청한 사례는 총 183건, 신청 규모는 911억원으로 접수 한도의 70%에 달했다.


신청 시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19개 서류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데, 32분 사이 128건, 즉 15초에 1건씩 신청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의심할 상황이라는 것이 기술원의 설명이다.


기술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해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혐의로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같은 IP 신청 건 처리 방안을 고민 중이다.


아울러 향후 같은 IP로 신청을 금지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용우 의원은 "중소·중견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한 공공 자금이 그간 실제 필요성과 효과보다는 신청 대행업체의 '접수 기술'에 따라 배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면서 "경위를 철저히 확인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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