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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색만 달라도 모델명 차이…백화점은 고급형·양판점은 보급형 주로 진열
같은 양판점이라도 지점별로 가격 다를 수 있어…"오프라인·온라인 한쪽이 늘 유리한 건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백화점과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 양판점, 그리고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가전이 겉보기엔 비슷해도 각기 다른 제품이라는 의혹을 온라인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가전 업체들이 유통 채널에 따라 다른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가전은 고급 부품을, 온라인 판매용은 저가형 부품을 써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가전 제조사 등을 통해 확인해봤다.

서울 한 전자제품 매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모델명 같으면 판매처 상관없이 같은 제품
가전업계에 따르면 일단 모델명이 동일하다면 어디서 판매하든 부품과 디자인, 성능 등 모든 면에서 같은 제품이다.
이는 모델명이 다르다면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슬림 아이스메이커의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모델명은 RF85C90D1AP, 2등급은 RF85C90D2AP로 숫자 하나가 다르다.
RF는 냉장고, 85는 800ℓ대(875ℓ) 용량, C는 출시 연도(2023년형)를 뜻하는 등 모델명을 구성하는 알파벳과 숫자들은 하나하나 의미가 있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모델명이 다르다고 해서 꼭 성능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성능이 같아도 손잡이 색이나 재질 중 하나만 달라도 모델명은 달라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컨대 휴대전화를 살 때 백화점과 온라인에서 사는 제품이 다르지 않은 것처럼 가전도 모델명이 같으면 유통채널에 상관없이 같은 제품"이라며 "유통매장 전용 모델로 스펙이 일부 변경되는 경우는 별도의 모델명으로 관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같은 모델명의 가전이 백화점과 양판점에 동시에 들어가고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설비나 부품을 백화점 전용, 양판점 전용 등으로 각각 두고 생산하는 것은 단가 차원에서 불리한 만큼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냉장고를 예로 들면 보통 용량이 얼마인지, 문이 몇 개인지를 따진 후 편의성으로 넘어가고 색상 등 디자인은 후순위로 본다"며 "유통채널별로 비슷한 모델인데 모델명 끝부분이 일부 다른 경우엔 대개 주요 성능은 거의 차이가 없고, 색상·질감·코팅재 등 디자인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가전제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통채널별 제품 다르다는 인식 어디서 왔나
그렇다면 왜 백화점과 양판점, 온라인에서 파는 가전이 각각 다르다는 인식이 퍼졌을까.
업계에서는 유통채널별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한다.
유통업체들은 주로 상대하는 고객에 맞춰 제품을 구성한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고객들이 방문하는 백화점에는 고급형 제품이, 접근성을 중시하는 양판점에는 보급형 제품이 주로 진열돼 있다.
또 유통업체들이 제조사에 특정 제품의 납품을 요구하기도 하고 나아가 자사 고객들에게 적합한 특화 모델을 제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때 양판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인을, 백화점은 고급형 라인을 맞춤 제작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오프라인 판매처인 백화점과 양판점의 가격 차이는 유통채널의 판매력과도 관계가 있다. 판매력이 좋을수록 제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판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라도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을 낮추기도 한다.
고가 상품이 많은 가전은 프로모션이 많이 진행되는 품목이라 같은 제품을 사도 지난주와 이번 주의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기도 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은 계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소비자 가격은 유통업체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비싸게 들여왔어도 이윤을 조금만 붙이는 경우, 재고를 빨리 처리하기 위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 등 유통업체의 전략에 따라 소비자 가격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컨대 같은 양판점이라도 세탁기를 월 1천대 파는 A 매장은 월 500대 파는 B 매장보다 제조업체로부터 유리한 가격에 제품을 들여와 저렴하게 팔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B 매장이 순이익을 A 매장의 절반만 남기기로 하고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가격과 관계없이 모델명이 같을 경우에는 모든 면에서 같은 제품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온라인 판매는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 비용 등이 없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 유리한 점이 있다.
LG전자는 이달초 홈페이지에 올린 '가전, 온라인이랑 매장은 뭐가 다른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라인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은 제품 견적 차이가 ▲ 구매 방식과 모델 구성 ▲ 가격·혜택 구조 ▲ 상담·체험 ▲ 설치·배송과 사후 관리 ▲ 견적을 비교하는 방법에서 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어느 한쪽이 늘 유리한 게 아니라, 채널마다 구매 구조 자체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라며 "받아온 견적이 합리적인 가격인지 확인하려면 견적서의 모델·구성이 비교 대상과 같은지, 혜택이 어디까지 반영된 금액인지, 실제 부담 총액 기준인지, 설치·부대 비용이 포함됐는지, 구독이라면 계약 조건까지 같은지를 확인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도 "오프라인은 물건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 가전은 여러 대를 사면 다양한 프로모션을 적용받을 수 있는 만큼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LG전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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