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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늘어난다"…韓증시 도약하려면 "녹슨 배관 정비해야"

입력 2026-09-29 12: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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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서 성장 기회·시장 인프라 개선 과제 논의


"법 개정만으론 부족…기업 행동 바뀌고 중소형주로 투자 저변 확대"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29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 '한국 증시 선진화를 위한 핵심과제'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 중이다. [촬영 정회인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한국 증시의 추가 도약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글로벌 자금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시장의 '배관'부터 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금까지 반도체 호황과 지배구조 개혁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거래·결제 과정의 걸림돌을 해소하고 투자 기회를 중소형주까지 넓혀 '코리아 프리미엄'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2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공동주관으로 진행된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위한 비전과 과제' 세션에선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와 연구기관,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이 한국 증시 선진화 방안을 논의했다.


화두는 AI발 성장 기회와 이를 뒷받침할 시장 접근성 개선이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코리아 프리미엄은 단순한 주가 상승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주가치 제고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시장 양극화 해소, 거래시간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송 본부장은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추진하는 한편, 소수 대형주와 특정 상품에 쏠린 자금이 다양한 산업과 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 증시를 이끌어온 AI 투자와 기업이익 증가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특별연설에 나선 스테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최고시장전략가(CMS)는 AI와 에너지 분야의 자본지출(CAPEX) 확대가 글로벌 경제의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투자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거대한 베팅"이라며 "과거 철도와 전력망, 인터넷 구축을 뛰어넘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에 관련 기업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면서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발 관세정책 불확실성에도 코스피가 올해 들어 63.49%나 오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소 다스 JP모간 한국·대만 주식전략 총괄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AI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한국 증시의 주요 동력으로 평가했다.


다스 총괄은 "AI투자 확대가 한국 시장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여전히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며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외국인 투자 확대로 연결하려면 실제 거래 과정의 불편부터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피터 슈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시장의 '배관'(plumbing)에 비유해 설명했따.


슈타인 CEO는 "한국 시장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배관"이라며 "녹슨 파이프 없이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만큼 인프라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거래·결제 과정에서 담보를 중복으로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주식 거래 다음 날 결제하는 'T+1' 체계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외환결제 등 관련 절차와 시스템을 먼저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준비 없이 결제 주기만 앞당기면 시장 참여자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먼 윌리엄스 블랙록 매니징디렉터도 T+1 전환을 시장 개혁을 가속할 기회로 보면서 충분한 협의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디렉터는 규제 지침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신뢰로 이어진다며, 시장 참여자별로 다른 요구를 파악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적시에 해결하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 대상이 소수 AI 대형주에 집중되는 문제도 논의됐다.


도버 CMS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성장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에 접근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한국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기회 확대를 주문했다.


비상장 기업에도 원활히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종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지난해 기업 분석 보고서가 발간된 코스닥 기업이 전체의 40%에 못 미친다며, 기관투자자 유치 정책과 함께 기업 분석의 범위와 빈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 의견에 치우친 증권가 애널리스트 분석 관행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부정적인 뉴스도 주가에 적시에 반영돼야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혁을 놓고는 제도 개선에 더해 기업과 주주의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주주 중심의 자원 배분과 자본효율성 개선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대기업에서 유의미한 지배구조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법을 바꾼다고 해서 자본시장의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기관투자자와 액티브 펀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 "밸류업이든 상법 개정이든 하향식 제도만으로 자본시장이 바뀔 수는 없다"며 제도적 변화가 주주의 행동과 기업의 변화로 이어져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영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기업가치 제고가 일회성 활동을 넘어 시장의 관행으로 정착하도록 밸류업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1월 2일 첫 공표를 앞둔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공표 제도에 대해 단순히 명단을 공개해 망신을 주려는 것(낙인효과·Blame&Shame)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저평가 원인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도 독려해 글로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리아 프리미엄은 한 번의 정책 발표나 단기간의 시장 상승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별 기업의 밸류업 노력과 시장의 신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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