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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양극재 산소 손실 조절해 성능 높이는 전략 제시

[포스텍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충전과 방전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쓸 수 있는 용량이 늘어나는 배터리 소재의 비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포항공과대(POSTECH)는 배터리공학과 홍지현 교수, 배터리공학과 임국현 박사, 배터리공학과·신소재공학과 박규영 교수, 신소재공학과 통합과정 이호준씨 연구팀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는 망간계 양극 소재의 수명 단축 원인을 밝혀내고, 오히려 약점을 성능으로 바꾸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배터리가 수백번 충·방전하는 동안 양극 소재 내부를 들여다봤다. 이 소재는 원래 리튬과 금속 알갱이들이 서로 다른 층을 이루며 벽돌담처럼 가지런히 쌓여 있다. 그런데 충전을 거듭할수록 이 벽돌담을 단단히 붙잡아주던 '산소'가 조금씩 빠져나갔다. 기둥이 하나둘 빠지자 리튬과 금속 알갱이들이 서로 넘나들며 뒤섞이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빠져나가는 산소의 양'이 소재가 얼마나 뒤섞일지를 결정하는 방아쇠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배터리를 얼마나 '깊이' 충전하느냐, 즉 얼마나 높은 전압까지 충전하느냐에 따라 산소가 빠져나가는 양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더 깊이 충전할수록 산소가 더 많이 빠져나갔고, 산소가 떠난 빈자리(산소 공공)가 차곡차곡 쌓이며 소재의 구조를 바꿔놓았다. 소재가 뒤섞이며 새로운 구조로 바뀌자 리튬이 드나들 수 있는 길목이 오히려 늘어나 쓸 수 있는 용량이 늘어나는 뜻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산소가 빠지는 양을 정교하게 조절한 소재는 200번 넘도록 충·방전을 거친 뒤에도 처음 성능의 98.4%를 유지하며 놀라운 내구성을 보였다.
그동안 소재 구조가 흐트러지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할 노화 현상으로 여겼지만, 이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설계 도구'로 보면 오히려 배터리 성능을 대폭 늘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홍지현 교수는 "산소 손실을 조절해 무질서화를 촉진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용도에 맞는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2일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앞속표지 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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