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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프리즘] 미중 AI '평행선'…한국 독자 AI 시험대

입력 2026-09-25 16: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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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서 AI 첫 공식 의제…개발·통제 놓고 시각차


정부 '속도 책임론' 유지…기술 역량·규범 주도권 과제




미중 정상회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인공지능(AI)이 처음으로 미중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로 올랐지만 이번 회담은 협력의 출발점보다는 AI 패권 경쟁을 둘러싼 양국의 간극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미국은 현행 기조를 유지하며 AI 개발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중국은 인간의 통제와 오·남용 방지를 강조하면서 규제와 안전을 둘러싼 접근법에서도 차이를 드러냈다.


미중이 AI 경쟁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규범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한국으로서는 추격의 속도를 높이면서 어느 한쪽에 종속되지 않는 기술 역량과 규범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 AI 첫 정상 의제 됐지만…미중 규제·통제 시각차 확인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처음으로 AI를 공식 협의 테이블에 올렸다.


앞서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을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이른바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하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AI 관련 협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두 정상이 AI를 바라보는 시각은 선명한 차이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슈퍼지능(SI)'을 언급하며 "나는 이 문제를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 중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SI는 트럼프 대통령이 AI를 달리 부르는 용어로, 결국 현행 규제 체계를 유지하면서 AI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내비친 것이다.


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모두 AI 대국"이라며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AI 발전이 언제나 사람에 의해 통제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며 "양측은 AI 대화를 지속해 오용과 악용을 공동으로 방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관련 사고 발생 시 양국이 정보를 공유하는 '핫라인' 구성 방안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회담 전날 "중국이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으나, 정상회담 후 핫라인 구축을 시사하는 언급은 양측에서 나오지 않았다.


◇ AI 패권 경쟁 계속된다…한국엔 기회이자 불확실성


미중이 AI 문제에서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내는 상황은 한국에 단기적 기회와 중장기적 변수를 동시에 안겨준다.


단기적으로는 미중 AI 경쟁이 지속될 경우 반도체와 AI 인프라 수요 등 시장 흐름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이번 회담 전 "회담이 AI 경쟁 지속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된다면 AI 발전 감속론의 정책 현실화 가능성을 낮출 것이며, 이는 반도체를 포함한 AI 인프라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사이버보안 특화 AI모델 개발사업 착수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미중이 AI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공백이 길어질 경우 한국은 어느 진영의 기준을 따를지, 혹은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반도체 수출통제가 안보 장벽으로 계속 존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 분석도 변수다.


◇ 미중 사이 '속도 책임론'…독자 AI 역량·규범 주도권 과제


미중 양측 모두 AI 경쟁을 늦출 의사가 없음을 이번 회담에서 재확인한 만큼, 한국 역시 속도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독자적인 기조를 분명히 한 상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서 AI 속도조절론에 대해 "이미 앞선 나라의 감속과 추격자의 감속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AI에 필요한 것은 속도 조절이 아니라 속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속도는 경쟁력이고, 안전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원칙 아래 AI기본법을 토대로 안전·신뢰 기반을 갖추면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보안 특화 모델 사업, 프런티어 AI 모델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2일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주관의 '사이버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 사업에 공식 착수하며 미국과 중국의 프론티어 AI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보안 AI를 10개월 안에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기도 했다.


미중의 AI 논의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AI 규범의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미중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규범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AI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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