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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교체 없이 42.195㎞ 달려…사용 에너지 1천280Wh
황보제민 교수팀 "최대 65㎞ 주행 가능"…현장용 제품 개발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네 발 로봇이 배터리를 한 번 충전해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 로봇은 기존 사족보행 로봇보다 배터리 용량당 주행거리가 3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

[Nature, Jemin Hwangbo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봇 및 인공지능연구실 황보제민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기계 구조와 전기회로, 보행 제어 등 로봇 전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종합 분석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2'(RAIBO2)를 개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보 교수는 "높은 운동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사족보행 로봇 전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를 실제 마라톤 데이터로 입증했다"며 "이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사족보행 로봇은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보다 험한 지형에 잘 적응할 수 있어 재난 지역이나 산악 지역 구조 활동 등 실제 환경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사족보행 로봇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짧아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약 20여㎞로 제한돼 실제 활용에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이는 다족보행 로봇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사족보행 로봇은 다리 관절을 구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계적·전기적 손실과 발이 지면에 닿을 때의 충돌 손실, 미끄러짐 등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로봇 전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높은 보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기구와 전장, 구동 및 제어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설계해 라이보2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가 기계설계, 보행 자세, 강화학습을 이용한 보행방식 등 개별적 에너지 손실 요소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라이보2는 사족보행 로봇이 장시간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고려해 구체적인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라이보2는 연구팀이 직접 설계하고 수작업으로 제작한 연구용 로봇으로, 제작은 황보 교수가 설립한 KAIST 교원창업기업 라이온로보틱스가 맡았다.
라이보2에는 가볍고 관절 마찰과 관성을 줄인 다리와 힘 전달 효율이 높은 구동장치가 적용됐으며, 보행 제어에 강화학습을 활용해 발이 미끄러지는 현상을 억제하고 발이 땅에 닿기 직전 속도를 낮춰 충돌 손실도 줄였다.

[KAIST 황보제민 교수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라이보2를 2024년 11월 열린 제22회 상주곶감마라톤에 참가시켜 성능을 시험했다.
라이보2는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낙엽으로 미끄럽고 최대 경사가 18.4도에 달하며 전체 고도 변화가 286m에 이르는 42.195㎞ 풀코스를 평균 초속 2.64m로 달려 4시간 19분 52초 만에 완주했다.
완주에 사용한 에너지는 1천280Wh로 전체 배터리 용량(1천930Wh)의 66%였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라이보2의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약 65㎞로, 배터리 용량당 주행거리는 기존 최신 사족보행 로봇들과 비교해 3배 이상이다.
라이보2는 특히 내리막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회생제동처럼 다리의 모터를 발전 상태로 작동시켜 기계적 에너지의 일부를 전기에너지로 회생하고 회생한 에너지를 다른 다리의 구동 등에 활용해 에너지 손실을 줄였다.
마라톤 완주 데이터를 이용해 라이보2의 총수송비용(TCOT)을 계산한 결과 0.248로 인간의 기준값 0.3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송비용은 로봇의 무게와 이동 거리를 고려해 단위 거리·단위 무게당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낮을수록 이동 에너지 효율이 높다.
연구팀은 라이보2의 TCOT가 인간 기준값보다 약 33% 낮다며, 체중 대비 이동 에너지 효율에서 인간을 넘어선 사족보행 로봇은 라이보2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실에서 한 대의 로봇이 보여준 최고 수준의 성능을 여러 대의 제품에서 동일하게 구현하고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며 라이온로보틱스가 현재 라이보2를 실제 현장에서 장시간 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양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KAIST 황보제민 교수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출처 : Nature, Jemin Hwangbo et al., 'A quadruped robot designed to complete a marathon on a single battery charg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1102-5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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