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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깊어진 양극화…저신용 자영업 연체율 5년새 4∼5배로

입력 2026-09-20 0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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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등급 연체율 45% 달해…1년 만기 은행채 연 4%대, 금융 부담↑


우량 차주 건전성은 오히려 개선…5대 은행 평균치 분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도흔 기자 = 반도체 특수의 이면에서 긴축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호황의 온기가 고루 퍼지기도 전에, 고금리의 한기가 취약 계층부터 파고드는 모습이다.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비교적 신용도가 양호한 자영업자 연체율은 코로나19 때보다 낮아졌지만, 저신용 차주의 연체율은 5년도 안 돼 4∼5배로 치솟았다.


◇ 신용도 낮을수록 연체율 높고 상승세도 가팔라


20일 연합뉴스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신용등급별로 분석한 결과, 2021년 말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신용도에 따른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확인했다.


각 은행이 추출한 금융감독원 표준 10등급 체계 기준 신용등급별 자영업자 연체율을 단순 평균해 비교한 결과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양호한 3등급은 2021년 말 0.07%에서 올해 8월 말 0.05%로 연체율이 오히려 낮아졌다. 작년 말(0.02%)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간 수준인 5등급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6%에서 0.46%로 상승했다. 작년 말(0.19%)과 비교하면 약 2.4배 수준이다. 다만, 연체율 자체는 1%를 밑돌았다.


5등급 아래 저신용 자영업자들은 부실의 정도가 훨씬 심했다.


7등급은 2021년 말 1.68%에서 올해 8월 말 6.58%로, 9등급은 4.56%에서 23.58%로 각각 연체율이 급등했다.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비율이 4년 8개월 만에 각각 3.9배, 5.2배로 뛴 것이다.


이 중 7등급은 연말 기준 연체율이 2021년 1.68%, 2022년 2.52%, 2023년 3.51%, 2024년 5.05%, 작년 5.53% 등으로 해마다 높아졌다. 9등급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취약 차주의 건전성 악화가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


반면, 1∼2등급은 애초 자영업자 여신이 없거나 연체율이 '제로'에 가까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무에서는 3등급 안팎을 양호한 수준으로, 5등급 정도까지를 대출을 취급할만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기준금리 연속 인상 맞물려 자영업자 연체율도 고공행진


저신용 자영업자 연체율은 최근 월별로도 눈에 띄게 상승 흐름을 보였다.


7등급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5.25%, 7월 말 5.99%, 8월 말 6.58% 등으로 두 달 사이 1.33%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시기와 맞물린다.


9등급은 7월 말 18.69%에서 8월 말 23.58%로 한 달 새 5%p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작년 말 33.52%, 올해 2월 말 42.03% 등보다는 낮아, 높은 수준에서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최하위인 10등급 자영업자의 지난달 말 연체율은 44.64%에 달했다. 작년 말(38.20%)보다 6%p 넘게 뛰었다. 부도 위험이 최고 수준으로 사실상 원리금 상환을 포기한 이들이 집중된 등급이다.


A 은행의 10등급 자영업자 연체율은 71.03%로, 5대 은행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기도 했다.


다만, 9∼10등급은 대출 규모 자체가 작고 신규 대출도 제한적이어서, 일부 차주의 연체나 등급 이동만으로 연체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정상 등급일 때 대출을 받은 뒤 연체가 쌓이면 등급이 계속 하락해 7∼10등급까지 내려가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체 기업대출과 비교해도 자영업자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기업대출의 7등급 연체율은 3.20%로, 같은 등급 개인사업자 연체율의 절반을 밑돌았다.


◇ 기업대출 지표 금리 2년 10개월 만에 최고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 그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확대로 취약 자영업자의 건전성 악화도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용대출이나 기업대출 금리 산정에 적용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지난 17일 연 4.008%로, 2023년 11월 28일(연 4.028%)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 4%대로 올라섰다. 이어 18일 4.033%로 더 높아졌다.


이런 취약 부문의 어려움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연속 금리 인상 논의에서도 이미 쟁점으로 다뤄졌다.


지난 15일 공개된 8월 27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유일하게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황건일 위원은 시장금리가 인상 기대를 반영해 높은 수준에 도달한 가운데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기준금리 조정 시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 변화와 함께 "양극화 심화 양상 및 취약 부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저신용 자영업자 연체 증가가 은행 전반의 대출 관리 강화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우려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저신용 차주의 부실이 너무 높아 은행 전체 연체율에까지 영향을 준다"며 "연체율이 높아지면 은행 전체 평가가 나빠지고 해당 영업점 등의 평가에도 불이익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부담이 다른 대출의 연체 위험까지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신용대출은 물론 담보대출도 조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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