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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딥페이크 10대에 최대 징역 2년 선고…피해 교사들 "솜방망이 처벌"
교무실 내 2차 가해에 속앓이…"강력한 처벌 선례 필요"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2024년 5월 스승의 날.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제자 A군은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이었던 교사 B씨를 찾아왔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방탈출을 즐기고 인생네컷 사진까지 찍으며 사제 간의 정을 나눴다.
그 무렵 A군은 "휴대전화가 초기화됐다"며 아무렇지 않게 B씨의 연락처를 다시 물었다.
그러나 A군은 이미 두 달 전인 그해 3월부터 B씨의 얼굴을 나체 사진과 합성한 딥페이크물을 텔레그램에 유포하고 있었다.
B씨가 알린 휴대전화 번호는 딥페이크 사진에 신상 정보와 함께 그대로 박제됐다.
이후 B씨에게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로부터 "선생님, 통화 가능하냐"는 등의 수상한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교사 C씨에게도 A군은 각별한 제자였다.
수업 태도가 성실하고 예의 발라 여러 학생 중에서도 이름을 기억하고 눈여겨보던 아이였다.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며 사적인 고민을 들어줄 정도로 신뢰가 두터웠다.
그즈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딥페이크 피해자 명단' 캡처본이 돌았다.
학생들로부터 이른바 '겹지인방'에 교사들의 신상이 올라와 있다는 제보가 쏟아졌고, 교사들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조사를 받던 A군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에서 C씨의 성 착취물까지 나오며 제자에 대한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 '반성한다'면서도 징계 전 자퇴…"납득 어려운 판결"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지법은 지난 16일 선고 공판에서 A군에게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여교사 5명과 미성년자 등 11명을 상대로 35차례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죄책에 비해 턱없이 가벼운 형량이라고 피해자들은 호소했다.
특히 재판부가 '혐의 인정과 반성', '미성숙한 나이의 호기심'을 양형 참작 사유로 든 것에 유감을 표했다.
C씨는 "A군은 피해자들에게 단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재판부가 혐의 인정과 반성을 감형 사유로 삼았다는 게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B씨는 "검찰 구형(장기 3년 6개월∼단기 2년)부터 피해 규모에 비해 형량이 낮았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서에는 '반성한다. 벌을 달게 받겠다'고 써놓고 교권보호위원회 사흘 전 자퇴서를 내 하루 만에 처리가 끝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가 뒤늦게 교권 침해 학생의 자퇴를 교권보호위 징계 결정 전까지 유보하는 규정을 신설했지만, 제도 사각지대에 놓였던 피해 교사들은 A군의 무책임한 회피를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도 교사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경찰 수사를 통해 지난해 3월 가해자가 A군임을 인지했지만, 교육 당국은 "동명이인일 수 있으니 얼굴을 함께 보고 특정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교사들은 반년이 지난 지난해 9월 첫 재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은 제자를 마주했고, 한 달 뒤인 10월에야 교권보호위가 열렸다.
교직 사회에서의 무신경한 2차 가해도 이어졌다.
사건이 불거진 뒤 교무실에서는 "내가 합성돼도 멋진 몸매로 나오면 오히려 좋을 것 같다"는 식의 가벼운 농담이 오갔다.
피해 사실을 밝히며 병가를 신청하자 "교무 기획 업무가 바쁘니 다 끝내놓고 가라"는 식의 압박이 돌아오기도 했다.
◇ 셔터 소리만 나도 공포…"엄벌 선례 남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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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교사들의 일상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1년 넘게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병행하던 C씨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병가를 냈다.
B씨는 교내 성교육 영상을 틀 때마다 복도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만 들어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들 교사는 딥페이크 범죄가 근절되려면 무엇보다 사법 당국의 단호한 처벌과 피해자 중심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C씨는 "아이들은 처벌의 결과를 보고 행동을 배운다"며 "생각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는 선례만 남으면 아이들은 범죄를 가볍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씨는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숨지 말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 싸워달라"며 "법과 교육 당국은 가해자 학생의 미래를 걱정하기 전에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원 단체 역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강하게 규탄했다.
인천교사노조는 입장문에서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관대한 처벌이 반복된다면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없다"며 "사법부의 판단이 현장의 목소리를 따라오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 규모와 범행 반복성을 반영한 구형 기준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 허위영상물 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국회에 촉구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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