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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체온 포유류와 비슷했다"

입력 2026-09-17 0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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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이빨 법랑질 동위원소 분석…체온 36.3℃ 추정·내온성 뒷받침"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를 누볐던 난폭한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는 몸이 얼마나 따뜻했을까?


화석으로 남아 있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속 동위원소를 분석한 연구에서 체온이 평균 36.3℃로 오늘날 코끼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이빨

논문 교신저자인 로버트 이글 UCLA 교수가 티라노사우루스의 체온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중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이 이빨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에서 제공했다. [UCL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버트 이글 교수팀은 17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백악기 후기 헬크리크층에서 나온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3개의 법랑질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공룡이 어떻게 체온을 조절했는지, 특히 내온성(endothermy)을 가졌는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해부학적 특징이나 뼈 조직학, 에너지 대사 모델 등 연구에서 일부 공룡 집단에 내온성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명확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수각류·용각류·조각류 공룡 일부에서 산소 동위원소 및 동위원소 뭉침 고기온측정법을 통해 현대 내온동물과 비슷한 높은 체온이 확인돼 공룡에서 높은 대사율이 널리 나타났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는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 빠른 성장률, 넓은 지리적 분포 등이 내온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돼 왔지만 체온을 직접적으로 정량화한 신뢰할 만한 자료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몬태나주 카터 카운티 에칼라카 남동쪽의 백악기 후기 헬크리크층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3개를 동위원소 뭉침(clumped isotope)을 이용한 고기온측정법으로 분석했다.


이는 탄산염 광물 속에서 무거운 탄소(13C)와 산소(18C) 동위원소가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하는 정도가 광물이 만들어질 때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이빨 법랑질을 분석하면 살아 있을 때의 체온을 추정할 수 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토머스' 화석의 두개골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자연사 박물관 공룡 전시관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토마스'(LACM150167)의 골격 표본 두개골 사진. [Dinosaur Institute, Natural History Museum of Los Angeles Coun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분석 결과 티라노사우루스 이빨 3개의 추정 체온은 각각 37.3±3.3℃, 35.9±2.8℃, 34.7±2.5℃였으며, 전체 평균은 36.3±2.5℃였다. 이는 현생 소형 조류의 체온보다는 낮고 코끼리의 체온과는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같은 헬크리크층에서 나온 변온동물인 악어류의 이빨 5개는 분석 결과 체온이 평균 30.9±2.6℃로 티라노사우루스보다 훨씬 낮았다.


또 기존 조개류 연구에서 헬크리크층 유니온과 이매패류의 껍데기를 분석해 추정한 당시 따뜻한 계절의 환경온도는 평균 25.9℃였다.


연구팀은 분석한 이빨에서 원래의 동위원소 신호를 크게 바꿀 만한 명확한 매장 후 변질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 결과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체온을 주변 온도나 악어류 같은 파충류보다 높게 유지하는 내온성을 가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몸집이 큰 공룡은 대사율이 낮더라도 몸집 자체의 열관성 때문에 높은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관성적 항온성'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결과는 티라노사우루스의 내온성을 뒷받침하는 증거지만 높은 대사율과 생리방식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티라노사우루스의 체온과 현대 내온동물 체온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온도에서 이 공룡이 살기 적합했는지를 계산하고, 이를 백악기 말 북아메리카 기후에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티라노사우루스는 화석이 발견된 곳에만 머물지 않고 중위도에서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같은 매우 추운 높은 위도에 이르기까지 북아메리카 넓은 지역에 걸쳐 서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체온을 추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체온 자료를 백악기 말 고기후 모델에 적용해 당시 북아메리카에서 이 공룡이 어떤 기후 조건과 지역에서 살 수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출처: Science Advances, Randon J. Flores et al., "The body temperature of Tyrannosaurus rex", www.science.org/doi/10.1126/sciadv.aeb7653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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