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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LX서 AI가 24시간 공정·설비 모니터링…인간 엔지니어가 최종 판단
60여년 현장 노하우 데이터화…2030년 연간 생산성 1천억원 향상 목표

[촬영 임성호]
(울산=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국내 최대 원유 처리시설인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서 인공지능(AI)과 현장 엔지니어가 힘을 합쳐 공정을 개선하는 '듀얼 브레인' 체계로의 전환에 나선다.
인간의 지능에 AI의 쉬지 않는 탐지·분석 능력을 더해 방대한 정유·화학 설비와 공정을 빈틈없이 살피며 빠르게 이상을 감지하고 정확히 판단해 운영 효율과 안전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울산 남구 울산CLX에서 기자단 현장 방문 행사를 열고 본격 도입을 준비하는 '듀얼 브레인' 전략을 소개했다.
듀얼 브레인 체계는 현장 엔지니어의 두뇌인 '휴먼 브레인'과 엔지니어를 돕는 '브레인 AI'로 구성된다. 먼저 브레인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읽고 대응 방안을 내놓으면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엔지니어가 이를 현장 상황과 함께 검토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
SK이노베이션에 듀얼 브레인이 왜 필요한지는 이날 기자단이 찾은 중질유분해공정(HOU) 조정실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곳에는 원유를 정제해 석유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모니터 수백 개가 빼곡했다. 모니터에 달린 복잡한 제어 장치 앞에는 4조 2교대로 일하는 오퍼레이터(현장 근무자)들이 수치를 확인하며 작업에 몰두했다.
처리하는 원유의 양이 많은 것은 물론 온도와 압력, 제품 투입량 등 수많은 변수를 세밀하게 조정해야 해 대응에 한계가 있었는데, 첨단 공정 제어(APC) 시스템이 일부 공정에 적용되면서 작업 효율성이 높아졌다.

[촬영 임성호]
정창훈 SK에너지 제조AI추진팀장은 "AI가 변수가 달라지는 데 따른 결과를 예측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최적의 변수 설정값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1964년 국내 최초 정유·화학 공장으로 문을 연 울산CLX가 넓혀온 방대한 공정 규모를 고려하면 듀얼 브레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출범 당시 하루 3만5천배럴이던 원유 처리 능력은 현재 84만배럴에 달한다.
특히 20만가닥이 넘는 배관으로 연결된 98개 복합공정이 서로 얽혀 있어 한 공정의 운전 조건이 다른 공정의 생산량과 품질 등에도 영향을 준다. 현재는 HOU 조정실을 중심으로 98개 중 7개 공정에 AI 최적화가 도입됐는데,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하며 전체 공정을 최적 상태로 유지할 계획이다.
듀얼 브레인은 안전을 강화하는 역할도 있다. 약 8.26㎢(250만평)로 여의도 3배인 울산CLX에서는 총 3천명의 작업자가 연간 33만건의 작업을 한다. 여기에 안전·보건·환경(SHE) 특화 쉴드(SHEILD) 플랫폼의 AI 현장 관제를 도입해 사고 위험을 최소화한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엔지니어들이 60여년간 쌓아온 경험을 데이터화하는 것도 듀얼 브레인으로 풀어나갈 과제다. 공정 운영 노하우 중 문서화되지 않은 상당 부분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옮기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근무자 중 50대가 절반 이상(56%)인 만큼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기 전에 다음 세대를 위한 자산을 남기는 것이다.
듀얼 브레인 적용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예측 모델과 연계 에이전트 개발·검증 중이고 내년부터는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해 전환을 가속한다. 2028년까지는 브레인 AI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2030년 이후에는 듀얼 브레인 운영 체계를 정착해 AI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통해 2030년 연간 약 1천억원 규모로 생산성을 높이고 설비 가동 정지와 중대재해를 근절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듀얼 브레인이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시간·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며 판단을 돕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정유·화학업은 인력 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애초 인력 축소에 대한 목표는 없다"며 "AI가 일을 대신한다고 해도 사람의 경험과 지식이 계속 녹아들어야 하고 인공지능 전환(AX) 작업에도 사람 작업자가 필요하기에 인력을 줄이기보다는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촬영 임성호]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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