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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수수료로 반짝 흥행…알고보니 속 빈 '스테이블코인 잔치'

입력 2026-09-07 0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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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이벤트에 스테이블코인 비중만↑…코빗 97% 달하기도


'알고리즘 봇' 차익거래 가능성…이벤트 끝나면 점유율 제자리





[디지털엑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유동현 기자 =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잇따라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으나 의도했던 모객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이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으로 몰리면서 실질적인 고객 기반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는 원화로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원화 마켓' 모델이 일반적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다른 자산을 매매하는 수요가 극히 적기 때문에 대부분 거래는 해외 송금, 차익거래 등을 위한 단순 환전 수요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 수수료 면제 직후 스테이블코인 비중 치솟아…코빗은 96%까지


6일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달 24일 수수료 무료 이벤트 개시부터 이달 3일까지 11일간 총거래대금(9천924만달러)이 직전 11일(8월13∼23일·3천438만달러) 대비 188.6% 증가했다.


코인원 역시 지난달 26일 수수료 무료화 후 이달 3일까지 9일간 총거래대금(4억2천363만달러)이 직전 9일(8월17∼25일·2억2천791만달러)보다 85.8% 늘었다.


양사의 거래대금은 급증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증가분 대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웹(Web)3 전문 리서치업체 타이거리서치가 집계한 코빗 거래대금 중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무료화 이전 11일간 평균 46.9%였지만, 그 이후 11일간 평균 71.2%로 뛰었다.


특히 무료화 첫날부터 5일 연속(▲ 24일 95.8% ▲ 25일 91.1% ▲ 26일 93.9% ▲ 27일 96.7% ▲ 28일 93.1%)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전체 거래의 90%를 훌쩍 웃돌았다. 수수료를 무료로 하기 전날 비중은 38.7%에 그쳤다.


코인원 역시 무료화 전날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51.8% 수준이었지만, 무료화 직후 63.3%로 치솟았고, 다음날 68.0%로 더 올랐다. 무료화 이후 이달 3일까지 9일간 평균 비중은 53.4%로 집계됐다.


최근 약 3주간(8월12일∼9월3일)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거래대금 과반을 차지한 거래소도 코빗과 코인원뿐이었다.


코빗은 이 기간 총거래대금(1조5천200억원) 중 스테이블코인(1조3천100억원)이 86.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인원 거래대금 중 스테이블코인(1조2천600억원)은 전체(2조3천200억원) 54.4%로 집계됐다.


반면 업비트는 10.7%(37조1천억원 중 3조9천700억원), 빗썸은 14.0%(20조2천억원 중 2조8천400억원), 고팍스는 23.8%(140억원 중 33억원)에 그쳤다. 특히 업비트와 빗썸은 거래대금 상위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XRP) 등이 주를 이뤘다.


통상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대부분 투자 목적이 아닌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나 지갑 서비스로의 이동을 위한 환전 혹은 아비트리지 거래(차익거래)를 위한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은 해외 시세와 격차가 0.1% 미만으로 극히 촘촘해 평소에는 차익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수수료가 0%가 되는 순간 0.01% 수준의 미세한 가격 차이만으로도 수익 확보가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 부담이 사라진 알고리즘 봇(Bot)들이 24시간 집중적으로 대량의 왕복 차익거래에 나서면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코인원·코빗의 일별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 비중

[박수현 제작]


◇ 단기 수익성 포기 '고육지책'에도 점유율 확대 효과 제한적


과거에도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업비트가 전체 거래대금 과반을 점유하는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됐다.


거래 수수료가 거래소 매출의 99% 안팎을 차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익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고객 유치를 위해 단기 수익성을 포기하는 셈이었다.


빗썸은 지난 2023년부터 매년 일정 기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벌여 한때 점유율을 30∼40%대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으나,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쳤다.


일시적으로 치솟은 점유율이 이내 제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도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고 영향으로 거래 수수료를 일주일간 면제하면서 한때 점유율을 30%대로 높였지만, 이후 다시 20%대로 복귀했다.


코빗도 지난 2월 서클(USDC) 거래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어 이례적으로 10%대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유동성에 상관없이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작아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은행 계좌를 만들기 쉬운 곳이나 유동성이 많은 곳이 높은 점유율을 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승식 센터장도 "수수료 면제로 유입된 자금은 혜택을 찾아 움직이는 단기 유동성"이라며 "수수료가 거래소의 핵심 매출원인 만큼 무료 정책을 영구화할 수는 없어 이벤트가 종료되면 기존 시장 구조로 회귀하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소의 장기 점유율은 단순 수수료 여부보다 호가가 여러층 설정됐는지나 낮은 슬리피지(주문 시점 예상 가격과 실제 체결된 가격의 차이), 계좌 연동 편의성 등 UI/UX(사용자 환경·경험)에 의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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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7 06: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