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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팀 "원숭이 45개월 관찰…과일 부족하면 도마뱀·설치류 사냥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브라질의 카푸친원숭이들은 주로 먹는 과일이 부족해질수록 도마뱀이나 설치류 같은 작은 척추동물을 더 많이 사냥해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이 식량이 부족한 환경에서 동물성 먹이를 이용하는 인류의 능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확장됐는지를 이해하는 데 단서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uciano Candisan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 대학 노에미 스파뇰레티 박사와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공원 수사나 카르발류 박사팀은 27일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브라질 북동부의 카푸친원숭이 두 집단을 45개월간 관찰한 결과 작은 척추동물 포식이 과일이 부족할 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과일이 부족할 때 카푸친원숭이가 작은 척추동물을 먹이로 선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것만으로 인류의 육식 기원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계절적으로 건조한 환경에서 초기 인류의 동물성 먹이 이용이 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 가설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작은 척추동물을 잡아먹는 것은 많은 비인간 영장류에서 관찰되는 행동으로, 이런 식이 요소가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는 초기 호미닌에게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고, 더 큰 동물을 이용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인간은 자신보다 몸집이 큰 동물을 정기적으로 사냥하는 유일한 현생 영장류로 이런 생활 방식은 큰 뇌와 복잡한 사회 구조 출현과 함께 나타난 것으로 여겨지지만 포식 습성의 기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영장류가 어떤 요인에 의해 사냥에 나서게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06~2010년 사이에 브라질 파젠다 보아 비스타에서 카푸친원숭이 두 집단의 행동을 5천 시간 이상 관찰,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사례 446건을 기록했다.
그 결과 포식률은 100시간당 약 6.4건 이었으며, 먹이는 주로 도마뱀과 설치류였고 박쥐, 성체 새, 뱀도 포함됐다. 특히 카푸친원숭이에서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주머니쥐와 이구아나, 새의 알과 새끼를 먹는 사례도 처음 확인됐다.

A: 새를 먹고 있는 성체 수컷(사진: Luciano Candisani). B: 성체 수컷이 잡아먹은 유대류(사진: Noemi Spagnoletti). C:성체 암컷이 잡아먹은 도마뱀(사진: Eduardo D. R. Silva). D: 잡아 먹힌 뱀(사진: Noemi Spagnoletti). [Carvalho et al., 2026, PLOS On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먹이 섭취는 한 개체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여러 마리가 함께 먹이를 잡거나 먹는 경우도 있었고, 한 마리가 잡은 먹이의 일부를 다른 개체에 넘기는 행동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먹이를 잡은 뒤 몸 전체를 먹기보다 뇌와 내장을 먼저 먹는 경향도 확인됐다며 이것이 에너지가 풍부한 지방과 다른 영양소를 빠르게 얻는 데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집단에는 매일 견과류·옥수수·물을 제공하고, 다른 집단에는 먹이를 제공하지 않고 비교한 결과 먹이를 제공받은 집단의 척추동물 포식률이 낮았으며, 과일 이용 가능성이 작을수록 척추동물 포식이 늘어나는 현상도 확인됐다.
또 카푸친원숭이의 포식률은 성별과 연령, 먹이 이용 가능성 등에 따라서도 달랐다. 수컷이 암컷보다 척추동물을 더 자주 잡아먹었고, 성체가 새끼보다 포식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성체 수컷의 몸집이 암컷보다 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이런 차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연구가 그 원인을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인류가 대형 동물을 사냥하기 전에 작고 상대적으로 잡기 쉬운 척추동물을 기회가 있을 때 이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며 카푸친원숭이가 식물성 먹이가 부족할 때 작은 척추동물에 의존하는 모습은 이런 가설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푸친원숭이를 인류 조상의 직접적인 모델로 봐서는 안 된다며 향후 연구를 통해 다른 영장류에서 이런 양상을 확인하고, 화석 연구에서는 초기 인류의 먹이에서 이와 유사한 양상의 흔적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스파뇰레티 박사는 "이 연구가 인간의 식단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직접 말해줄 수는 없지만 카푸친원숭이는 인간이 훗날 더 큰 동물을 이용하게 된 진화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비교 자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출처 : PLOS One, Susana Carvalho et al., 'Small vertebrate consumption by capuchin monkeys (Sapajus libidinosus): Insights into the human predatory pattern', http://dx.doi.org/10.1371/journal.pone.0355204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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