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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AI전환 노사상생 위원회', 삼표시멘트 현장방문
"노동자, 아직은 'AI가 도움 될까' 반신반의…워치 착용은 반대 있어"

(삼척=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25일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황덕순(왼쪽 세번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장이 이석제(오른쪽 두번째) 삼표시멘트 공정개선팀 수석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6.8.26.
(삼척=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예전에는 운전원들이 8시간 근무 내내 화장실까지 무전기를 들고 갔어야 했는데, 인공지능(AI) 모니터링을 도입하면서 조금이라도 자리를 비울 수 있게 됐습니다."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삼표시멘트 공장은 원래 사람이 24시간 지켜봐야만 했던 공장 운전에 AI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자체 투자로 석회석 채광, 원료 소성(가마에서 가열) 단계에 AI 적용을 확대해 왔다.
이에 더해 최근 산업통상부 AI 자율 제조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돼 시멘트를 분쇄하고 마지막 완제품을 생성하는 단계에서도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강원대 등과 협력한 AI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AI 도입으로 이 공정의 생산성을 2% 향상하고 사용 전력에너지는 2% 저감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분야별 위원회인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는 지난 25일 삼척 삼표시멘트를 찾아 이 같은 AI 도입·활용 사례와 업무·숙련방식 변화, 현장 어려움 등을 들었다.
위원장인 황덕순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비롯해 남민우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정책1본부 국장, 김홍성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노사관계법제팀장,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장,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자리했다.

(삼척=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의 킬른(가마) 운전실. 2026.8.26.
회사와 연구진이 AI 도입 실증을 앞둔 영역은 석고와 클링커(고온으로 구워 만든 시멘트 원료)를 함께 곱게 빻아 물만 섞으면 굳는 최종 시멘트 제품으로 만드는 마감 과정이다.
현대식 방아라고 할 수 있는 '밀' 여러 대가 24시간 돌아가는데, 운전실에서는 각 밀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지 꼼짝하지 않고 지켜봐야 했다.
회사 측은 숙련 운전원들이 쌓아온 운전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사람이 하던 일 일부를 AI가 대신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운전원이 일하는 곳은 기계가 돌아가는 장소보다 몸이 편하지만, 8시간 근무 동안 모든 부분에 신경을 쓰다 보니 오히려 노동 강도가 더 높다고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며 "AI의 도움으로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2명씩 한 조로 6개 밀을 운전하는 지금 방식을 장기적으로는 한 명이 6개 밀을 운전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소개했다.
시범 단계에서는 근로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조희석 삼표시멘트 공정개선팀장은 "AI가 준용되면서 8시간 근무 중에 잠깐은 자리를 비워도 될 정도로 환경이 개선됐다"며 "고숙련 운전원의 업무 과중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I에 밀 운전을 더 맡기기 위해서는 각종 운전 데이터를 지속해서 축적하고 학습시켜야 한다.
특히 똑같은 상황에서도 운전원마다 다르게 판단하고 조작하는 고숙련 노동자의 기술, '암묵지'를 자료화해 AI가 학습하게 해야 한다.

(삼척=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이사가 2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의 현장 방문에서 시멘트 생산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6.8.26.
이석제 삼표시멘트 공정개선팀 수석은 "시멘트 공정 운전은 온도, 압력, 유량, 풍량, 진동, 유압 등 봐야 할 척도가 매우 많은 편이고 경험으로 쌓인 숙련도가 중요하다"며 "아직은 운전원들이 AI가 일자리를 대체할까 우려하기보다 AI 기술을 믿을 수 있는지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산업안전 분야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오히려 노동자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노동자 측의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조희석 공정개선팀장은 "공정 현장에 있는 사람의 심박수, 체온 등을 실시간 확인하는 워치를 착용해 사고에 대비하는 방안이 거론됐는데 노동자 측이 위치 감시를 우려해 반대가 있었다"며 "생명을 구하는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만큼 노사 이견을 좁혀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AI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표시멘트는 석회석 채광부터 시멘트 생산까지 전 공정을 삼척에서 운영하고, 생산한 시멘트는 삼척항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삼척=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25일 강원 삼척 삼표시멘트 공장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 위원회' 위원들이 삼표시멘트 관계자와 공정 AI 도입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6.8.26.
배 대표는 "삼척은 지역소멸 위기 지역으로 젊은 인력이 떠나면서 제조업의 인력 충원도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전환에 따른 노사상생위원회는 지난 5월 1년의 활동 기간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AI 도입·활용의 영향과 실태, 노사 상생 AI 활용과 직무변화 대응 방안, AI 데이터 수집·활용 수용성 제고 방안, AI 전환 지원체계 구축 등을 논의한다.
경사노위는 위원회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바탕으로 AI 전환에 따른 산업·노동 변화 노사 대응 방안과 지원체계 구축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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