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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제타·크랙은 게임일까…AI가 흔드는 '게임의 정의'

입력 2026-08-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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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캐릭터 채팅앱 급성장…게임 이용자 시간·관심 놓고 경쟁


승패·장애물 없는 챗봇부터 3D 세계까지…게임법도 시험대




스캐터랩의 '제타'와 뤼튼의 '크랙'

[앱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캐릭터 채팅 앱이 빠르게 이용자를 늘리며 게임의 경계를 흔들고 있다.


스캐터랩의 '제타' 등 AI 캐릭터 채팅 앱은 높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기록하며 게임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떠올랐고, 뤼튼의 '크랙'은 비(非)게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이들 서비스가 게임 이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놓고 경쟁하고 게임 문법의 일부를 차용하면서 선정성이나 규제 문제도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현행 게임산업법상 '게임물'로 볼 수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게임법 적용도 모호…게임 문법 차용했지만 '승패·장애물' 없어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물의 정의를 '컴퓨터프로그램 등 정보처리 기술이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오락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이에 부수하여 여가선용, 학습 및 운동효과 등을 높일 수 있도록 제작된 영상물 또는 그 영상물의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제작된 기기 및 장치'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PC·콘솔·모바일 게임 앱은 물론 오락실에서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게임, 인형뽑기 기계까지 포괄하는 규정이다.


몇몇 소셜커머스 앱에서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제공하는 간단한 미니게임도 이 분류에 적용돼 게임위 규제를 받은 바 있다.




지스타 메인 스폰서에 뤼튼 '크랙'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정승우 지스타 조직위원회 실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지스타(G-STAR) 2026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행사 메인 스폰서를 공개하고 있다. 2026.8.13 jujuk@yna.co.kr


하지만 해당 조항을 캐릭터 채팅 앱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오락'의 정의가 무엇인지, '영상물'이란 어디까지를 포괄할지는 여전히 해석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채팅 앱이 대화 내용에 따라 이미지 같은 영상물을 생성해 주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용자의 입력값과 사전 설정된 프롬프트에 따라 정해진 대사를 내뱉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정도는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통상적인 AI 서비스나 오픈소스 온디바이스 AI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법령을 떠나, 사전 설정된 AI와 대화를 나누는 채팅 앱을 일반적인 게임의 정의에 묶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 승패 없는 제타·크랙은 챗봇…AI 발전에 '게임 정의'도 시험대


캐나다의 철학자 버나드 수츠는 1978년 저서에서 단순한 놀이와 구분되는 게임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게임을 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장애물을 자발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다"


이에 따르면 골프는 호두만 한 작은 공을 클럽으로 수백 미터 밖에서 쳐서 홀에 넣어야 한다는 제약들이 있기에 비로소 게임이 된다.


체스는 8x8 격자 칸 위에서 말들이 정해진 배치와 행마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규칙을 올바르게 따를 때만 성립할 수 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역시 주인공 마리오의 앞길을 가로막는 거북이, 불꽃 함정, 낭떠러지 같은 장애물을 뚫고 시간 안에 깃대에 도달하는 게 목표다.




AI 채팅 앱 '러비더비'

[구글 플레이 캡처]


반면 AI 채팅 앱에는 별다른 장애물이나 승패를 가리는 요소가 없다.


호감도나 시간의 흐름이 반영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또한 AI가 출력한 텍스트에 불과하기에,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면 이용자가 마음대로 뜯어고칠 수 있다.


게임 디자인 이론으로 따지면 현재의 제타나 크랙은 결코 게임이 아니다. 게임 문법을 차용한 챗봇이다.


만약에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AI 캐릭터와 3D 환경에서 상호작용한다든지, 같이 가상 환경을 돌아다니는 모델이 나온다면 이건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해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3D 가상 세계를 생성하는 월드 모델 '지니(genie) 3'을 공개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실험적인 수준이지만, AI의 발전 속도를 고려해보면 수년 내로 훨씬 고도화된 형태로 일반에 제공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지니 3는 게임일까?


국회에서 오랫동안 공전 중인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바로 '새로운 게임의 정의'를 만드는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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