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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잔류 최소화' 기조로 의견수렴…이달 말 발표는 가능성 작아
소문만 무성에 불안감↑…파업 예고에 각종 성명서로 집단행동 본격화
"서울 근무라 부처 선택했는데"…공무원들도 내색 못 하고 심란

[촬영 양영석]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한지훈 한주홍 홍준석 김지연 오진송 기자 = 행정·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이 곧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후보지로 거론되는 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전 대상·시기·지역 등 구체적인 윤곽이 공식화되기도 전에 이미 일부 기관은 대규모 이전 반대 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내기 시작했다. 다른 기관들도 추이를 지켜보며 집단행동에 나설 준비를 하는 등 반발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 '서울 잔류 최소화' 기조 속 의견수렴…이달 말 발표는 난망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부, 공공기관 이전은 국토교통부가 각각 주무 부처로 나서서 지방이전을 추진 중이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이전 추진이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만큼, 행정기관 이전이 결정된 뒤 관련 공공기관 이전 발표가 별도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국토부는 서울 잔류 기관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대상 기관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실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때 "대통령께서 '서울 잔류 제로에 도전해보라'고 지시했다"고 이 같은 기조를 공식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이나 이전 지역, 발표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국정과제 로드맵상 정부는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한다는 목표지만 현재 이전 후보 기관도 선정되지 않았다.
이전 계획을 확정하려면 대상 기관 노조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치고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도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아직 이런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달 하순 발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현실성은 낮은 상황이다.
공공기관 대부분이 서울 잔류를 희망하는 만큼 지방 이전 조율은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걸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기관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반발이 크다는 이유로 이전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다만 꼭 수도권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 소명된다면 잔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연 '졸속적인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윤석구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6.8.18 seephoto@yna.co.kr
◇ 성명서·집회 등 집단행동 포문…'비용·효율성' 잔류논리 마련 고심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일부 기관들은 집단행동에 나섰다.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해 발표한 뒤에는 상황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정부가 국책은행 등의 지방 이전 발표를 강행할 경우 이달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2026년 산별중앙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12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96.1%의 찬성을 얻어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 지도부는 최근 지부 순방을 통해 산벌중앙교섭 주요 쟁점과 회사 측 입장을 공유하고, 현장 의견을 취합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화에 나섰다.
전날 오후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책은행 이전의 최대 이해당사자인 금융노동자를 배제한 채 정치적 셈법으로 정책금융기관을 흔드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산업은행 노조는 지난 11일 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조와 공동으로 지방이전 반대 집회를 한 데 이어, 전날은 박상진 산은 회장을 대상으로 지방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전임 정부의 부산 이전 추진을 무산시킨 경험이 있는 산은 노조는 성명서에서 "산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 본점 이전 논란으로 조직과 전문인력이 다시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산은 수장으로서 본점 이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조직과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 직접 행동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금융감독원 노조도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를 두는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에서 현재 금융민원(81.4%), 금융회사 본점(91.6%), 현장검사 대상(88.3%), 상장기업 본사(72.7%)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밀집한 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특히 감독비용 증가가 금융기관의 감독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출금리·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 주장했다.
금감원 노조도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될 시 집회와 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며 내부적으로 집단행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동조합이 연 지방이전 반대 공동 집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금융 경쟁력을 파괴하고 국가 경제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국책은행 강제 이전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26.8.11 seephoto@yna.co.kr
지방이전 대상으로 계속 거론되는 농협·수협중앙회도 내부적으로 직원들이 동요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현행법상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지방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을 주요 문제로 삼았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본사 이전에 필요한 비용이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2천52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수협중앙회 노조도 본사를 광주로 이전할 시 신사옥 부지 매입비 등을 포함해 약 3천500억원, 부산 이전 때는 약 6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농협 노조의 경우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농협본사 지방이전 저지 결의대회'를 한 데 이어, 오는 21일에도 서대문 본사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하고 청와대 앞에서 집회할 예정이다.
한편, 지방이전 후보군에 속한 정부 부처는 공개적으로는 반대 의사를 낼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 술렁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A 부처 관계자는 "근무지가 서울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부처를 선택한 직원들이 적지 않은데, 세종의 특정 건물에 입주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세종 이전 가능성을 걱정하는 직원들이 많다"라고 밝혔다.
B 부처 관계자도 "소수 부처만 서울에 남게 되면 선정 기준을 놓고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지방으로 이전되는 부처 직원들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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