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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발주 연 3천→5천가구 확대…추가 공사비 절반 지원
싱가포르선 '56층' 모듈러 주택도…대량생산 통한 가격 경쟁력 관건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공장에서 주요 부분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은 일반 공법보다 빨리 지을 수 있지만 공사비가 비싸다.
정부는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를 확대하고 추가 공사비를 지원해 '규모의 경제'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관건은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사기간 6개월 줄지만 공사비 30% 더 들어
1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2027∼2030년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기존 1만2천가구에서 2만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평균 발주 물량은 3천가구에서 5천가구로 67% 늘어나는 것이다.
모듈러 주택은 주요 구조체와 내부 마감재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철근콘크리트 공법은 현장에서 공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모듈러 공법은 현장 공사와 공장 제작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토부는 모듈러 주택을 이용하면 통상 2년 걸리는 공사기간을 1년 6개월로 약 30%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장 작업이 줄어 안전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모듈러 주택 공사비는 현장 시공 방식보다 약 30% 비싸고, 일반 공법보다 가구당 약 7천만원이 더 든다는 게 정부의 추산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추가 공사비의 약 50%를 재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발주 확대와 재정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단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싱가포르 건설청 웹사이트 갈무리]
◇ 25층까지 높아지는 모듈러…해외선 50층 넘어
정부는 모듈러 주택의 고층화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3층, 106가구 규모로 문을 연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은 현재 국내에서 준공된 모듈러 주택 중 최고층이다.
LH는 2027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 의왕초평 A4블록에서 최고 22층, 381가구 규모의 모듈러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하남교산 A1블록에서 25층, 400가구 규모의 고층 모듈러 주택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40∼50층대 모듈러 주택이 등장했다.
모듈러 주택의 선도주자인 싱가포르는 내부 마감까지 공장에서 마친 입체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PPVC(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 공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클레멘트 캐노피'는 40층짜리 2개 동, 505가구 규모로 2∼40층에 PPVC 공법을 적용했고, '애비뉴 사우스 레지던스'에는 56층짜리 2개 동에 PPVC 공법이 적용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일부 공동주택 사업지에 PPVC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공공 부문을 통해 모듈러 주택 수요를 뒷받침해왔다.

[국토교통부 제공]
◇ 연 5천가구로 '규모의 경제' 가능할까
국내 모듈러 주택 확산의 관건은 높은 공사비를 얼마나 빠르게 낮추느냐다.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반복 생산하는 특성상 안정적인 발주 물량과 설계 표준화가 경제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은 2022년 '모듈러주택 공사비 특성 분석 및 내역체계 수립' 보고서에서 "모듈러 건축의 경제성은 대량생산 여부, 공장제작비율, 간접비 산정방식 등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듈러 주택을 대량 생산하면 자재비를 줄이고, 생산 경험이 쌓일수록 인건비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높은 공사비뿐 아니라 인증체계 부재와 미비한 발주 절차도 모듈러 활성화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이에 '모듈러 특별법'을 제정해 기술·품질을 높이고 진흥구역 지정과 발주제도 개선, 재정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H도 2024년 발표한 '2030 OSC(탈현장 건설·Off-Site Construction) 주택 로드맵'에서 2030년까지 모듈러 주택을 활용해 공사기간을 기존 대비 50% 단축하고 공사비는 기존 공법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결국 관건은 연간 5천가구로 늘어난 공공 발주가 실제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지느냐다. 정부 지원으로 일반 공법과의 가격 차이를 메우는 동안 안정적인 수요와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모듈러 주택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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