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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다정한 이웃, 아프리카가 배출한 위대한 거목들
김명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부사장

[김명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 우주를 꿈꾸는 혁신가의 고향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끌며 인류 최초 '조만장자'(Trillionaire·자산 규모가 1조 달러가 넘는 사람) 반열에 오른 일론 머스크가 사실은 아프리카인이다?
인터넷 뉴스 채널의 자극적인 낚시성 문구 같지만, 이는 한 치의 거짓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는 지구를 넘어 화성에 인류의 이주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거대한 청사진을 내걸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대를 공언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인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대부분의 학창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 토박이 아프리카 출신이다. '모범생'과는 다소간 거리가 있었던 남아공 소년이 이제는 지구의 미래 기술과 우주 개척을 진두지휘하는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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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아프리카라고 하면 광활한 사바나 초원이나 야생동물, 혹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 같은 핍박 받은 인권운동가의 상징만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막연한 편견에 갇혀 있는 사이, 아프리카 대륙은 과거 역사 속 위인들부터 전 세계의 문화, 스포츠, 의학, 정치, 그리고 첨단 혁신을 이끄는 수많은 인물을 끊임없이 길러내고 있었다. 아프리카를 향한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그 땅에서 살아 숨 쉬는, 그리고 그 땅이 배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아프리카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아프리카 출신의 위대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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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본적지에서 피어난 역사와 문화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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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머스크뿐만이 아니다. 알고 보면 지구촌 모든 인류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하나의 고향, 아프리카라는 시발역에서 만나게 된다. 현대 과학과 고고학적 연구가 입증하는 '아프리카 기원설'에 따르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출현했다.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에 보존된 초기 인류의 화석 '루시'(Lucy)나, 남아공의 세계문화유산 '인류의 요람'(Cradle of Humankind)은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결국 하나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출발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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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사극과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자 역사상 가장 매혹적이고 강력했던 군주, 클레오파트라 역시 북아프리카 이집트를 지배했던 인물이다. 뛰어난 정치가이자 수많은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던 천재 외교관이었던 그녀는 고대 로마제국의 여러 인물을 쥐락펴락하며 이집트를 세계 무대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영화 '미이라' 속 악당역으로 나오는 임호텝. 하지만 현실 역사 속 그는 인류 문명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고대 이집트의 위대한 건축가였다. 그는 약 4천600년 전 인류 최초의 대규모 석조 건축물인 피라미드를 설계하고 건설했다. 당시 흙벽돌에 머물던 건축 기술을 석조 중심으로 전환하며, 인류 건축사에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끈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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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악 팬들의 가슴을 울린 전설적인 록밴드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그의 고향이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아름다운 섬 잔지바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현재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옛 생가 건물에는 '프레디 머큐리 뮤지엄'이 자리했다. 이곳에 수많은 팬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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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세계 문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불멸의 고전 '이방인'을 쓴 작가 알베르 카뮈를 빼놓을 수 없다. 흔히 카뮈를 프랑스 문학의 거장으로만 기억하지만, 그는 사실 북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프리카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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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는 1913년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대표작인 '이방인'과 '페스트'의 공간적 배경 역시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내고 깊이 사랑했던 알제리 도시다. 프랑스계 혈통이라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도, 카뮈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그 강렬한 태양과 푸른 바다의 이미지는 모두 알제리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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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의학의 기적과 세계 무대를 점령한 영웅들
문화 예술적 성취를 넘어 현대 의학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으로 눈을 돌려보자. 인류 의학사 최고의 도전이라 불리는 '인간 간(間) 심장이식 수술'의 첫 무대는 다름 아닌 아프리카 대륙이었다. 1967년 남아공의 외과 의사 크리스티안 바르나르드가 바로 이 수술을 성공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장기 이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인류의 생명 연장에 기여한 역사적 사건이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으로서 전 세계에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던 버락 오바마, 그의 등장은 단순한 개인의 승리를 넘어 인종적 편견에 갇혀 있던 글로벌 리더십의 지형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 역시 케냐 출신 아버지의 혈통을 물려받았다. 오바마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해 외조부모 손에서 자랐지만,아버지와 생전에 짧게나마 교류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케냐 친가를 방문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특유의 역동적인 DNA는 스포츠 분야에서 더욱 존재감을 드러낸다. '마라톤'하면 누구나 에티오피아와 케냐 선수들의 압도적인 질주를 떠올릴 것이다. 맨발로 로마 올림픽을 제패했던 에티오피아의 영웅 아베베 비킬라부터, 인류 최초로 마라톤 2시간 벽을 깨뜨린(비공식 1시간 59분 40초)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까지, 아프리카의 달리기 영웅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지치지 않는 심장과 열정으로 전 세계인에게 경외감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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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축구 역사상 가장 우아한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 현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인 킬리안 음바페 역시 아프리카의 피가 흐르고 있다, 여기에 녹색 필드 위에서 펼치는 에티켓 스포츠, 골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역대 단 5명뿐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전설의 게리 플레이어, 부드러운 스윙의 대명사 어니 엘스 같은 남아공 출신의 골프 스타들까지, 아프리카의 뛰어난 유전자는 세계 스포츠 중심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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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곁의 다정한 이웃, 아프리카의 진면목
이처럼 아프리카는 단순히 우리가 구호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먼 대륙이 아니다. 모든 인류의 고향이자 고대 찬란한 문명을 이끌었던 여왕과 천재 건축가의 땅이다. 세계적인 음악가, 문학가, 현대 의학의 기적을 일궈낸 의사를 낳은 곳이다. 더불어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와 같은 스포츠 영웅, 그리고 이제는 지구의 기술 한계를 뛰어넘어 우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천재 혁신가까지 끊임없이 배출해 내는 인재의 보고(寶庫)다.
그동안 우리가 막연하게 품어왔던 편견과 심리적 거리감을 이제는 내려놓을 때가 됐다. 이 역동적인 대륙이 품은 위대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소중한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아프리카는 이미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이자 다정한 지구촌의 이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제 편견을 걷어내고, 우리 인류의 뿌리인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보자.
※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김명희 부사장
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사장, 단국대 중동·아프리카학 박사, 헬싱키 경제대 MBA, 저서 '물어물어 찾아낸 나의 친구 아프리카', 아프리카지역본부장·파리관장·케냐관장·알제관장·소피아관장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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