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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시오 황 싱가포르 외교부 국무장관…싱가포르 첫 여성 장군 출신
"반도체와 AI, 에너지, 인적 교류에서 협력의 문 더 넓혀야"
"K-드라마·푸드·뷰티 인기와 활발한 교류 매우 고무적"

(싱가포르=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6일 싱가포르 외교부에서 한-아세안센터 주관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하는 간 시오 황 싱가포르 외교부·통상산업부 국무장관. 2026. 8. 6. phyeonsoo@yna.co.kr
(싱가포르=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국과 싱가포르처럼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이 상호 이익은 물론 역내 성장과 안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세계에 전하고 싶습니다."
간 시오 황 싱가포르 외교부·통상산업부 국무장관은 지난 6일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에서 한-아세안센터(AKC) 주관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양국 관계의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일부 국가에 의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규범 기반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두 나라의 전략적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공동의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교역이 꾸준히 확대돼 최근 5년간 연평균 11%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에너지, 인적 교류에서 협력의 문을 더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관련해서는 "도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합원자력인프라검토(INIR) 절차를 통해 안전성과 타당성을 살피는 과정에서 한국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간 시오 황 국무장관 인스타그램 캡처]
아세안 차원에서는 역내 원자력 안전 기준 마련과 아세안 전력망 구축에 한국의 기술과 인재, 재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공군에 몸담았던 그는 파야레바 공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했던 기억도 꺼냈다.
간 장관의 이력은 특이하다.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3년 공군에 입대해 공군 참모장, 전력생산사령관 등 요직을 거치며 2015년 싱가포르 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장성으로 진급했다.
전역 후 싱가포르 노동조합협의회 산하 고용능력개발원 부사장을 지냈다. 2020년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교육부와 인력부 국무장관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외교부 및 통상산업부 국무장관을 겸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싱가포르=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직무대행과 푸아 켁 켱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장이 2일 싱가포르 외교부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2 xyz@yna.co.kr
-- 이번 한국 기자단의 싱가포르 방문 및 면담에 대한 소회는.
▲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 기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 한·아세안 관계와 한·싱가포르 관계는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기자단이 방문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이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한국 드라마와 음식, 화장품 등 한류의 인기가 높고 교류가 활발한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에너지 장관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고, 조만간 다시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 한·싱가포르 경제 협력의 주요 성과와 향후 주력할 미래 협력 과제는.
▲ 양국은 약 20년간 한·싱가포르 FTA를 토대로 꾸준히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최근 5년간 양국 교역은 연평균 11% 성장했다. 외부 환경의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은 좋은 신호다. 2025년 교역 규모는 700억 싱가포르달러를 상회한다. 앞으로 협력을 모색할 새로운 분야도 많다. 그중 하나가 에너지다.
--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에 기대하는 바는.
▲ 싱가포르는 미래 민간 원자력 기술의 타당성을 살펴보는 데 관심이 있다. 한국은 수십 년간 민간 원전을 운영했고 SMR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경험을 배우고 전문성을 활용해 싱가포르 환경에 맞는 심층 타당성 조사를 하고자 한다.
한국은 재생에너지와 환경 지속가능성 기술에서도 높은 수준에 있다. 싱가포르는 2050년께 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지만, 작고 고도로 도시화한 섬나라여서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 전환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간 장관은 양국 간 SMR 협력을 넘어 아세안 차원의 에너지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역내 공동 안전 기준 마련을,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아세안 전력망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 아세안 차원의 에너지 협력 구상과 로드맵은 무엇인가.
▲ 아세안 전력망은 국경을 넘어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역내 전력망을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회원국마다 태양광·수력·풍력의 잠재력과 전력 수요가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 반면 AI와 반도체, 제조업을 키우려면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추진되는 것과 같은 역내 전력망을 갖추면 아세안 전체가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은 전력 생산 잠재력과 수요가 지역별로 편중돼 있다. 이를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하면 회원국들이 각자의 강점을 나누고 집단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 한국은 기술과 전문 인력, 금융 자원을 갖고 있다. 아세안 전력망에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이 있는 회원국들과 기술을 공유해 주기를 기대한다.

간 시오 황 싱가포르 외교부 국무장관이 지난 4월 18일 튀르키예 남부 안탈리아에서 개최된 '제5차 안탈리아 외교포럼'(Antalya Diplomacy Forum)에서 정연두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양자 면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및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 제공]
-- AI·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 한국과 싱가포르는 뜻을 같이하는 국가이고 모두 무역 의존도가 높다. 반도체는 한국이 강하고 싱가포르도 역량을 키우려는 분야다. 한국은 특히 칩 설계에 강점이 있고 싱가포르에는 테스트 연구소가 있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무역 장벽을 낮추고 반도체와 AI, 에너지, 인적 교류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의 문이 열리기를 바란다.
일부 강대국에 의해 공정하고 개방적인 규범 기반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과 싱가포르 같은 유사입장국(like-minded countries)들의 협력은 양국뿐 아니라 역내 성장과 안정에도 기여한다. 이것이 우리가 세계에 보내려는 메시지다.
-- 한·싱가포르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추진을 위한 선결 과제는.
▲ 싱가포르는 민간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기술을 이해하고 타당성을 평가하는 단계다. 인적 교류와 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SMR이 싱가포르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뒤 본격적으로 추진할 사안이다. SMR 기술의 잠재력을 이해하려면 한국과 같은 우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기술의 안전성을 파악하고 싱가포르에 도입하기에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타당성 검토를 도와주길 바란다.
-- 원자력 분야에서 한·아세안 협력은 어떻게 확대할 수 있나.
▲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여러 아세안 회원국이 민간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보이지만 발전 단계는 서로 다르다. 싱가포르는 한국의 원자력 안전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고 싶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아세안 국가들이 향후 민간 원자력 기술의 개발과 도입에 적용할 공동 안전 기준과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간 시오 황 싱가포르 외교부·통상산업부 국무장관(앞줄 왼쪽서 여섯 번째)이 지난 7월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6 ASTAR(과학기술청)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해 장학생 및 주요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외교부 제공]
-- 한국의 우수 인재 유치 및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은.
▲ 한국인 청년과 직장인이 교류나 취업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는 것을 환영한다. 대학 간 프로그램과 한·싱가포르 청년 프로그램 등 기존 틀이 있다. 외국 전문인력에는 콤파스(COMPASS) 제도를 운영한다. 고용주가 차별 없이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제도다. 공정한 채용이 이뤄진다면 외국 인재를 환영한다. 해외 전문직·관리자·임원에 별도 쿼터는 없다.
역내 안보와 관련해서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 경험을 언급했다.
--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회와 향후 한반도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견해는.
▲ 역사적인 회담을 개최해 매우 영광이었다. 당시 공군에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공군기지인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직접 맞았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이 만날 수 있는 중립적이고 안전한 장소로 여겨졌기 때문에 개최지로 요청받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화 채널이 항상 열려 있기를 바라며, 역내 평화와 안정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북미 관계는 복잡하다. 향후 회담이나 대화의 재개는 북·러 관계와 북·중 관계, 미국과 이들 국가의 관계 등 다른 요인에도 달려 있다고 본다.
-- 향후 아세안 의장국 및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으로서 싱가포르가 주도할 역할은.
▲ 싱가포르는 2027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고, 2030년까지 한·아세안 조정국 역할을 한다. 내년은 아세안 창설 60주년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아세안과 한·싱가포르 관계를 한 단계 끌어 올리기에 매우 적절한 시기다. 양국 관계뿐 아니라 한·아세안 협력의 중요성을 더 널리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본다. 특히,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양측 사회에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올 사업들을 한국과 함께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
간 장관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아세안과 한국이 거의 20년 동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AKFTA)은 양측의 굳건한 무역·경제 관계를 뒷받침해 왔고, 현재 디지털·녹색 경제와 같은 신흥 분야의 규정을 포함하기 위해 개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협정이 시대 변화에 부응하고 기업과 국민에게 지속해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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