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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유전자, 현대인 근육량 증가와 연관"

입력 2026-08-06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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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팀 "성장호르몬 수용체 유전자 한 사본당 근육량 271g 증가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4만7천년 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이종 교배를 통해 유입된 성장호르몬 수용체(GHR) 유전 변이가 현대인의 근육·제지방량, 턱·치아 형태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 복원 모형

독일 메트만 네안데르탈인 박물관의 네안데르탈인 복원 조각상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MPIEA)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등 국제 연구팀은 6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네안데르탈인 성장호르몬 수용체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성인기 근육량이 평균 약 271g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동 교신저자인 카롤린스카 의대 휴고 제베리 교수는 "이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적 변화 하나가 오늘날에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것은 성장·체형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유전적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이것만으로는 네안데르탈인의 체형을 설명할 수 없고, 개인의 전체 외모를 결정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네안데르탈인은 일반적으로 오늘날 대부분 사람보다 체격이 더 탄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뼈에는 큰 근육이 붙어 있던 흔적이 남아 있고, 두드러진 눈썹 융기와 비교적 짧은 치근 같은 특징도 보였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돼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근육과 뼈의 성장에 관여한다. 호르몬 자체가 몸에 전달되는 '신호'라면, 성장호르몬 수용체는 세포 표면에서 이 신호를 받아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의 탄탄한 체격과 큰 근육이 어떤 유전적 변화와 관련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장호르몬 조절 체계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조사했다.




네안데르탈인 유래 성장호르몬 수용체의 영향

ChatGPT 활용 제작 그래픽. [Current Biology, Philipp Kanis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의 성장호르몬 수용체에는 현생인류에서 흔한 형태와는 다른 아미노산 변화 2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성장호르몬 수용체가 없는 생쥐 세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현생인류형 성장호르몬 수용체를, 다른 쪽에는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를 넣은 뒤 같은 양의 뇌하수체 유래 성장호르몬 처리를 했다.


그 결과 5일 뒤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를 넣은 쪽이 현생인류형 수용체를 넣은 쪽보다 약 39% 더 많이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가 성장호르몬 신호를 세포에 더 강하게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임신 중 태반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으로 생쥐 세포를 자극했을 때는 두 수용체 사이에 증식 차이가 없었다. 또 대규모 자료에서도 이 유전 변이와 출생체중 간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6천602명의 어린이를 출생부터 11세까지 분석한 결과, 이 유전 변이와 키·체중 등과의 뚜렷한 연관성은 없었다. 이는 이 변이의 영향이 태아기나 어린 시절보다 사춘기 또는 그 이후 두드러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영국·핀란드·일본·한국·대만 바이오뱅크 자료를 이용해 성인 113만여 명을 분석하자 이 유전자 변이 유무에 따른 차이가 드러났다.


네안데르탈인형 수용체 유전자 사본 한 개가 있는 사람은 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근육량이 팔다리 근육량 150g과 몸통 제지방량 121g 등 271g 더 많았다.


또 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아래턱 뒤쪽 높이가 더 낮고, 치근이 짧은 경향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한 미세한 특징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유전 변이는 아프리카 이남 인구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고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 비교적 많다며 이 유전자가 있는 DNA 구간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간 교배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결과는'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있으면 근육질 체형이 된다'는 뜻은 아니라면서 키와 근육량, 얼굴 형태는 수많은 유전자와 영양·운동·생활환경이 함께 결정하며 이런 유전자 변이 하나의 효과는 작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연구는 화석에서만 보이던 네안데르탈인의 특징 일부가 고대 인류와의 교류를 통해 현대인의 몸에도 남아 있을 수 있음을 유전학과 세포 실험으로 함께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Current Biology, Philipp Kanis et al., 'Increased signalling of the Neanderthal growth hormone receptor',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6)00890-0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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