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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생성AI 다음은 영상AI…한국에도 세계 1강 기회"

입력 2026-07-31 10: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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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트웰브랩스 한국총괄 "AI 승부처는 영상 이해"


미국 시장 검증 뒤 한국 공략…B2C 서비스 확장도 추진




이혜민 트웰브랩스 한국총괄

이혜민 트웰브랩스 한국총괄이 최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트웰브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텍스트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AI 산업의 다음 무대로 '영상을 이해'하는 AI가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영상 데이터를 AI가 직접 인식·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미디어와 유통은 물론 제조·안전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영상이해 AI 기업 트웰브랩스의 한국·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총괄하는 이혜민 한국총괄은 최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영상 AI 시장은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단계"라며 "한국이 반도체·제조업에서 축적한 기술 경쟁력을 발판으로 글로벌 1강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 CCTV·홈쇼핑까지…영상AI가 바꾸는 산업 현장


영상이해 AI는 단순히 영상을 생성하는 생성형 AI와는 본질이 다르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이미 한 차례 추상화된 문자 정보를 다루는 반면 물리 세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담아내는 매체는 영상이라는 것이 트웰브랩스의 문제의식이다.


AI가 현실 세계의 맥락을 온전히 파악하고 이를 판단과 행동으로 연결하려면 영상에서 정보를 직접 추출하고 기억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혜민 총괄은 도시 전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특정 인물이 여러 CCTV를 어떻게 통과해 이동했는지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려면 막대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영상이해 AI는 방대한 영상을 동시에 인식·분석해 이동 경로를 지도 형태로 재구성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오픈AI나 구글 등 범용 AI 모델들이 영상을 프레임 단위 이미지로 분해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확장해온 것과 달리 트웰브랩스는 창업 초기부터 영상을 시공간적으로 연결된 데이터로 해석하도록 파운데이션 모델을 설계해 왔다.


산업 현장에서의 도입 사례도 늘고 있다.


홈쇼핑 업체 GS샵은 트웰브랩스의 영상언어 생성 모델 '페가수스'를 상품 추천 시스템에 적용, 기존에는 운동화를 본 고객에게 운동화만 다시 추천했다면 이제 영상 속 맥락을 분석해 운동용 양말이나 바람막이처럼 함께 구매할 만한 상품까지 추천하도록 개선했다.


그 결과 주문 고객 수와 구매 전환율이 증가했고, 방송 영상에서 특정 장면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도 한두 시간에서 수 초로 줄었다는 전언이다.


미국 미디어 기업 AMC글로벌미디어는 수십 년간 축적한 영상 아카이브에서 원하는 장면을 찾기 어려웠던 문제를 트웰브랩스의 영상 검색 모델 '마렝고'로 해결했다. 편집자가 "특정 인물이 위험에 빠지는 장면"처럼 자연어로 검색하면 방대한 영상 자료 중 원하는 장면을 곧바로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북미 최대 스포츠 그룹인 MLSE도 이 기술을 활용해 하이라이트 영상 제작 시간을 16시간에서 9분으로 대폭 단축했다.


이혜민 총괄은 "지금의 AI 에이전트에는 아직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이 없다"며 "에이전트가 영상을 인식하고 기억하고 추론할 수 있어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진짜 에이전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영상AI는 아직 무주공산…한국에도 기회 있다"


이런 흐름을 이끄는 트웰브랩스는 2021년 이재성 대표를 주축으로 설립된 영상이해 AI 전문 기업이다. 현재 마렝고와 페가수스 두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발했지만 본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국제컴퓨터비전학회(ICCV) 챌린지에 소규모 팀으로 참가해 우승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이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왔다.


다만 기술의 근간이자 경쟁력의 원천인 연구개발 기능은 한국에 유지했다. 현재 한국 오피스 인력의 80%는 연구개발(R&D) 인력이며, 이 총괄이 지난해 3월 합류한 뒤 인력 규모도 60% 이상 늘었다.


이 총괄은 이런 구조를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로컬라이제이션을 결합한 '글로컬라이제이션'이라고 표현했다. "중요한 의사결정과 제품·사업 방향은 글로벌 차원에서 함께 정하되, 실행은 한국 팀이 빠르게 진행하는 체계"라는 설명이다.




이혜민 트웰브랩스 한국총괄

이혜민 트웰브랩스 한국총괄. [트웰브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 총괄은 영상이해 AI 분야에서 한국이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로 대표되는 반도체·제조 경쟁력에 우수한 AI 연구 인력까지 더해지면,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와 기술을 함께 갖춘 몇 안 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LLM 경쟁에서는 이미 미국 빅테크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영상 이해 영역에서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어 한국이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상 AI를 활용해 한국이 AI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사무소가 단순한 매출 창출 거점을 넘어 '한국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AI 개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 것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 총괄은 "우수한 AI 인재들이 굳이 비자 문제를 겪으며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글로벌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며 "최근 해외 인재들 사이에서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수요가 있는 만큼, 이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 B2B 넘어 B2C로…AI 에이전트 '자키' 승부수


트웰브랩스는 이달 초 1억달러(약 1천5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미국 벤처캐피탈(VC) NEA와 네이버벤처스가 공동 주도했고 아마존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2억달러(약 3천억원)를 넘어섰다.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인식·기억·추론을 통합한 '영상 인지 시스템' 구축과 연구개발, 글로벌 거점 확대에 투입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기업용 서비스(B2B) 사업에 집중해 왔다면, 최근에는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는 실험에도 나섰다.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자키(Jockey)'를 리서치 프리뷰 단계로 베타 출시한 것이 그 출발점이다.


자키는 일반 이용자도 클로드나 챗GPT 등 생성형 AI에 외부 도구를 연결하는 표준 규격인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방식으로 연동하면 영상을 업로드한 뒤 특정 장면을 찾거나 내용을 요약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총괄은 "지금까지 엔터프라이즈 사업으로 시장을 검증해왔다면, 이제는 그 초석 위에서 B2C 영역까지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의 매출 규모보다 성장의 기울기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대비 3배 성장하고, 이후에는 더 가파른 성장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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