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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새 분석기법으로 확인…현대인 게놈 0.5~1%는 미확인 고인류 유래"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현생인류의 게놈에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의 DNA 외에도 현생인류와 약 5만년 전 이전에 교배한 미확인 고인류와 약 180만년 전에 갈라진 초고대 계통의 DNA 흔적이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생인류의 게놈에 네안데르탈인·데니소바인의 DNA 외에도 현생인류와 약 5만년 전 이전에 교배한 미확인 고인류와 약 180만년 전에 갈라진 초고대 계통의 DNA 흔적이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eaghan Marohn, https://meaghanmarohn.wordpress.co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프리야 무르자니 교수팀은 3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고인류의 DNA 없이 현대인 게놈만으로 고대 교배 흔적을 찾아내는 새 분석기법을 개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두 고인류 계통이 현대인의 유전자 구성에 기여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무르자니 교수는 "인류 집단 간 유전자 혼합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뿐 아니라 오랜 기간 매우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며 "우리는 인류 진화를 가지가 갈라지는 나무처럼 생각하지만 이 연구는 훨씬 더 복잡한 그물망 같은 역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약 5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뒤 유라시아에서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과 교배해 그 흔적이 DNA에 남아 있다. 이는 멸종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화석에서 고대 DNA를 추출해 염기서열을 분석함으로써 확인됐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에서 이보다 훨씬 오래전에 일어난 교배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다른 멸종 고인류의 DNA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남긴 유전적 기여를 규명하는 것은 어려웠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조상 재조합 그래프(ARG) 추정 기반 고인류 유전 기여 추적'(TRACE)이라는 새로운 분석 기법을 개발, 세계 인구 집단의 DNA를 분석하는 '1000 게놈 프로젝트'(1000 Genomes Project)의 게놈 503개를 분석했다.
TRACE는 현대인의 게놈만 이용해 DNA 계통도를 재구성하는 '조상 재조합 그래프(ARG)'를 만들고, 여기에 남아 있는 오래된 유전적 흔적을 추적하는 기법이다.
DNA는 세대를 거치며 재조합을 반복하지만, 공통 조상과 연결되는 계통 정보 일부는 남기 때문에 이런 계통도를 이용하면 고인류 DNA가 없어도 현대인 게놈 속에서 오래전 다른 인류 계통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분석 결과 현대인의 게놈에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에게서 유래한 DNA로는 설명되지 않는 또 다른 고대 인류의 DNA 조각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DNA 조각은 연구팀이 '유령 계통'(ghost lineage)으로 지칭한 5만년 전 이전의 미확인 고인류 계통과 '초고대 계통'(super-archaic lineage)으로 이름 붙인 약 180만년 전 현생인류 계통과 갈라진 초고대 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령 계통은 약 80만년 전 현생인류 계통에서 갈라졌으며, 호모 사피엔스가 마지막으로 아프리카를 떠나기 전 교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DNA는 오늘날 아프리카인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모든 현대인에게 남아 있으며, 현대인 한 사람의 게놈에는 평균 0.5~1% 정도의 유령 계통 DNA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대 계통의 DNA는 호모 사피엔스와 직접 교배한 것이 아니라 먼저 데니소바인과 교배했고, 이후 데니소바인이 다시 현생인류와 교배하면서 일부 DNA가 현대인에게 전달된 것으로 분석됐다.
유령 계통은 계통이 갈라진 시기로 볼 때 80만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중기 홍적세 호모(Homo) 집단이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일 가능성이 있으며, 초고대 계통은 180만년 전 유라시아의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후보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무르자니 교수는 "TRACE 같은 새로운 계통 분석 기법은 고대 DNA가 없어도 인류 진화사의 숨겨진 장면들을 밝혀낼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현대인 게놈과 추가적인 데니소바인 게놈, 고인류 화석 단백질 자료 등이 확보되면 다른 인류 계통의 흔적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인류 진화사를 단순한 분기(branching)가 아니라 반복적인 유전자 교환이 이뤄진 복잡한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Science, Yulin Zhang et al., 'Recovering signatures of archaic hominin introgression using ancestral recombination graphs',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ef8874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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