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결함 알 수 있었는데도 제조·판매"…위자료 각 3천만∼5천만원 지급 판결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맞은 환자들이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 등의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고승일 부장판사)는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와 유가족 등 18명이 이 명예회장과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 이우석 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공동으로 환자들에게 총 6억6천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원고들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 15명과 인보사 투여 후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 3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인보사의 제조상 결함으로 통증이 계속되거나 15년간 추적관찰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일부 환자는 암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배상을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으로, 2017년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2액을 만드는 데 사용된 세포가 허가받은 연골세포 대신 종양 유발 위험이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GP2-293) 성분임이 드러나 식약처는 2019년 7월 허가를 취소했다.
재판부는 인보사에 제조상 결함 또는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정성이 결여돼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됐으며, 제조사가 당시 과학기술 수준으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제조상 결함으로 원고들과 망인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결함과 정신적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나아가 인보사의 포장, 사용설명서에 실제와 달리 '연골유래세포'로 거짓 표시한 점(표시광고법), 이물질이 섞였거나 허가된 내용과 다른 의약품을 판매한 점(약사법) 등에 따른 배상 책임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 회사들과 이 전 대표, 이 명예회장이 인보사에 대한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제조·판매했다"며 "환자인 원고들과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인정된 위자료는 생존한 환자들에게 각 3천만원, 사망한 환자에게 5천만원이다. 사망한 환자에게는 인보사를 처방한 의사와 그 의사가 속한 의료재단도 1천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외에도 환자들이 인보사를 투여받기 위해 지출한 수술비도 배상액에 포함됐다.
한편 지난 2월 이 명예회장과 이 전 대표는 인보사 성분을 조작해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기소된 형사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winkit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