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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임기범의 AI혁신 스토리…AI 쇼핑시대, 문제는 '돈'보다 '권한'

입력 2026-07-28 09: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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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문화체육관광부 집계 기준 2025년 K-콘텐츠 수출액은 149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제 K-콘텐츠와 K-컬처는 언어와 국경을 넘어 지구촌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향유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합니다.]




임기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 객원교수

[본인 제공]



필자는 지난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차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며 구매와 결제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커머스'였다.


AI 에이전트 커머스는 분명 준비해야 할 미래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하고 가격과 조건을 비교한 뒤 결제 버튼을 눌렀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조건만 제시하면 AI 에이전트가 상품을 찾고 판매자와 조건을 조율해 구매까지 마칠 수 있다. 특히 지금처럼 K-컬처가 전 세계 주류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AI 커머스 역시 민관이 힘을 합해야 하는 분야다.


그런데 이날 논의에서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이 AI 시대의 핵심 '지급결제 인프라'라는 주장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언뜻 자연스럽게 들린다. AI가 새로운 방식으로 거래한다면 돈도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다. AI가 구매한다고 해서 결제 수단까지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가.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여섯번째부터 박영선 전략경제자문단 위원장, 구 부총리,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2026.6.30
yatoya@yna.co.kr
(끝)


◇ AI 에이전트의 문제는 '돈'보다 '권한'이다


AI 에이전트 커머스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핵심 문제는 돈이 디지털이 아니라는 데 있지 않다. 신용카드와 계좌이체, 간편결제를 통해 상당수 지급결제가 이미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진다.


진짜 새로운 문제는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사람을 대신해 돈을 쓴다는 데 있다. 오늘날의 결제 시스템은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화면에서 직접 '구매'를 누른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데,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에이전트가 결제를 시작하는 순간 그 전제가 무너진다.


이 에이전트가 누구를 대리하는지, 사용자가 어떤 구매를 허용했는지, 금액과 품목의 한도는 어디까지인지 확인해야 한다. 사용자의 지시와 다른 상품을 샀을 때 거래를 취소할 수 있어야 하고, 오류나 사기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는지도 정해야 한다. 사용자는 권한을 언제든 철회할 수 있어야 하며, 에이전트가 어떤 판단을 거쳐 거래했는지도 사후에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핵심 인프라는 화폐보다 신원, 위임, 인증, 통제, 책임 체계다.


업계 표준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9월 16일 공개한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 'AP2'(Agent Payments Protocol)에는 마스터카드, 페이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인베이스, 어도비 계열 결제사 등 60곳이 넘는 결제·기술 기업이 참여했다. AP2는 '사용자가 이 구매를 승인했는가'와 '결제 자체가 유효한가'라는 두 질문을 분리한다.


앞의 질문은 사용자의 지시와 승인을 암호로 서명해 남긴 세 종류의 위임 기록으로 답하고, 뒤의 질문은 카드망이든 실시간 계좌이체든 스테이블코인이든 실제로 돈을 옮기는 수단이 답한다. 이 위임 기록은 '러닝화를 120달러 이하로 찾아라' 같은 최초 지시(의도), 특정 상품에 대한 최종 승인(장바구니), 실제 결제로 이어지며 사용자 의도와 에이전트 행위, 판매자 처리를 하나의 검증 가능한 사슬로 남긴다.


요컨대 AP2는 결제수단을 가리지 않는 구조이며, 스테이블코인은 카드·계좌이체와 나란히 놓인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올해 4월 28일 AP2를 국제 인증표준 단체인 FIDO 얼라이언스에 기증하고, 사람이 대화에 없을 때도 미리 승인된 거래를 실행하는 기능 등을 담은 새 버전(0.2)을 함께 내놨다. 마스터카드는 구글과 공동 개발한 'Verifiable Intent'를 같은 자리에 제공했는데, 사용자가 승인한 에이전트의 행위를 위·변조가 어려운 형태로 기록해 두는 기술이다. FIDO 얼라이언스는 이 기여를 바탕으로 두 갈래의 작업에 착수했다.




FIDO 얼라이언스 CI

[홈페이지 캡처]


하나는 사용자가 에이전트에 권한을 위임하면서도 강력한 인증을 유지하는 방법을 다루는 '에이전트 인증 작업반'이고, 다른 하나는 에이전트가 시작한 거래의 승인·검증 규격을 다루는 '결제 작업반'이다. 결제 작업반의 의장은 마스터카드와 비자 소속 인사가 맡고 있다.


먼저 필요한 것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가 아니라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 권한'이다.


정리하면, AI 에이전트 커머스가 새로 던지는 숙제는 '어떤 돈을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허락했느냐'를 증명하는 문제다. 신원과 위임, 인증과 통제,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 소재 등 이 다섯 가지를 촘촘히 엮은 체계가 갖춰져야 비로소 소프트웨어가 사람을 대신해 지갑을 여는 일이 안전해진다. 세계적 결제·기술 기업들이 새 화폐를 찍어내는 대신 권한과 인증의 표준부터 다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뒤따른다. 이 권한·인증 계층은 반드시 새로운 화폐 위에 올려야 하는가, 아니면 이미 깔린 카드와 계좌, 간편결제망 위에 얹을 수 있는가. AI가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쉴 새 없이 사들이는 '소액·고빈도' 시대가 오면 기존 결제망은 정말 감당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한국이 이 시장을 선점하려면 무엇부터 손대야 하는가.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승부처는 '어떤 코인을 먼저 만드느냐'가 아니라 '다양한 결제수단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표준과 책임 체계를 누가 먼저 세우느냐'에 있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대학교(aSSIST) 객원교수 ▲ 현 AI경영학회 상임이사 겸 학술분과 위원장 ▲ ㈜컴팩 CIO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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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8 11: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