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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프리즘] 미중 AI 패권전쟁, 한국은 공급망으로 승부한다

입력 2026-07-27 0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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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거대 투자'·중국 '저비용 확산'…AI 생태계 양분


한국, HBM·AI 인프라 경쟁력 앞세워 전략적 가치 부상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두 개의 진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앤트로픽과 중국의 딥시크·문샷AI 등 양국 AI 기업들이 고성능 모델을 잇달아 내놓으며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경쟁의 무대는 기술을 넘어 수출통제와 지정학으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AI 인프라 핵심 공급망을 쥔 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강점이 곧바로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이를 실질적 우위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본 vs 확산…갈수록 벌어지는 미중의 선택


26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최근 발간한 '대분열(The Great Divide)'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AI 전략은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자본 투입으로 기술 격차를 벌리는 전략을 택했다.


주요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은 지난해 4천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8천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의 월간 AI 추론 처리량은 전년보다 약 50배 증가했고, 미국 3대 클라우드 기업의 미래 계약 수주 잔고는 1조4천억달러를 넘어섰다.




미·중 기술기업의 설비투자 규모 및 투자 집약도 비교

[BCG 보고서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반면 중국은 최첨단 AI 모델 자체의 경쟁보다 AI 활용 비용을 낮춰 시장 확산을 가속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의 K2.6 모델은 토큰당 처리 비용이 미국 최상위 모델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오픈소스와 오픈웨이트(가중치 개방형) 생태계를 적극 활용하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AI 논문 상위 10%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전 세계 인구의 17%에 불과한 중국이 글로벌 AI 토큰 처리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가 이처럼 서로 다른 방향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모델 전 계층에서 기술 호환성은 점차 무너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칩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소프트웨어가 중국 화웨이 칩에서는 원활하게 구동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생태계에 깊이 최적화될수록 다른 생태계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비용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마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운영체제(OS)에 종속되듯 AI 인프라도 한쪽 생태계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생태계로 옮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BCG는 이에 대해 "오늘은 비용 최적화처럼 보였던 선택이 내일은 전략적 부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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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미중 어느 쪽도 포기 못 하는 공급망…한국의 위치


미중 AI 생태계가 두 갈래로 나뉠수록 양측 모두에 필요한 핵심 공급망의 가치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주목받는다.


HBM은 AI 연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에 결합되는 핵심 메모리다. 미국의 최첨단 AI 데이터센터는 물론 중국의 저비용 AI 인프라도 한국산 메모리 없이는 제대로 가동되기 어렵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유럽이나 걸프 국가들보다 영역은 좁지만, 초강대국도 쉽게 우회하기 어려운 배팅"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같은 강점은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더욱 커질 수 있다.


수출통제와 AI 모델 접근 제한이 일상화되는 환경에서는 어느 한쪽도 배제하기 어려운 핵심 부품 공급국이 자연스럽게 협상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중훈 BCG코리아 상무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한국은 반도체는 물론 전력·발전 설비와 데이터센터 등 AI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기반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1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6.7.20 bscha@yna.co.kr


◇ 공급망을 넘어…소버린 AI·산업 적용이 다음 과제


다만 공급망 경쟁력을 전략적 자산으로 완성하려면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주권적 통제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 앤트로픽의 '미토스5' 수출통제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을 재정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단순히 한국산 AI 모델과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모델과 시장, 보안 전반에 걸친 주권적 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이 고성능 AI의 핵심 수요국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지고 신규 모델의 우선 배포나 공동 검증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도 늘어나는 만큼, AI 전환(AX)의 속도와 범위를 높여 실질적인 핵심 수요국의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중훈 상무는 "글로벌 AI 제품과 정면 경쟁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AI를 실제 산업과 업무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엔터프라이즈 AI 적용'에 집중해야 한다"며 "제조업 기반과 풍부한 산업 데이터를 갖춘 한국은 AI를 가장 빠르게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는 국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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