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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4세 미만 가입 제한·연령 확인 의무화 추진
무한 스크롤 제한 검토…해외도 플랫폼 규제 강화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정부가 만 14세 미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입 제한과 청소년 대상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및 무한 스크롤 기능 제한 등을 추진하면서 청소년 온라인 보호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가입 연령 제한을 넘어 플랫폼의 서비스 설계와 추천 방식까지 규제 대상으로 검토되면서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산업 혁신의 균형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 가입 제한 넘어 추천 알고리즘까지…청소년 보호 강화
26일 방미통위에 따르면 정부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플랫폼의 청소년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청소년의 SNS 가입 여부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 방식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정부는 ▲ 이용자 연령 확인 의무화 ▲ 만 14세 미만 가입 제한 ▲ 만 19세 미만 이용자에 대한 무한 스크롤·맞춤형 추천 기능의 기본 제공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만 14세 미만도 부모가 동의하면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추천 기능 등 일부 서비스 역시 부모의 선택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부모의 교육권과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충안이다.
추천 알고리즘 제한은 모든 콘텐츠 추천을 없애는 방식이 아니다.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이력을 분석해 유사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노출하는 맞춤형 추천 기능을 청소년 계정에서는 기본적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다. 자동 재생과 무한 스크롤, 야간 알림 등 장시간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기능도 함께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 서비스 설계도 규제 대상…과몰입 방지 초점
그동안 청소년 SNS 규제는 이용 시간이나 가입 연령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용자의 반응을 학습해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하는 서비스 구조가 청소년의 과몰입과 유해 콘텐츠 노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면서 규제 범위도 플랫폼 설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는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제한하고 플랫폼에 연령 확인 의무를 부과했으며, 영국은 온라인안전법을 토대로 고위험 서비스의 연령 확인과 아동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도 15세 미만의 SNS 이용 제한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을 기반으로 미성년자 대상 맞춤형 광고와 위험한 추천 시스템에 대한 플랫폼의 관리 책임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가입과 기능 제한뿐 아니라 사업자의 보호조치 이행 의무도 강화할 방침이다.
매출액 10억원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청소년 보호 책임자를 지정하도록 하고, 유해 정보 차단과 보호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제도도 시행할 예정이다.
◇ 연령 확인·표현의 자유…실효성 확보가 관건
국내에서도 청소년의 과도한 SNS 이용과 유해 콘텐츠 노출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실제 제도 설계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실효성 있는 연령 확인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용자의 실제 나이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해외 플랫폼의 협조, 우회 가입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등록이나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의무화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인공지능(AI) 기반 얼굴 인식 등 새로운 인증 방식도 정확성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플랫폼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추천 알고리즘은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어서 정부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과도한 규제가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청소년 보호는 이제 플랫폼의 자율에만 맡기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정책 실효성 관건…사회적 합의 필요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온라인 이용 환경은 과거 인터넷 게시판 시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가입 자체를 막는 방식보다 과몰입과 유해 콘텐츠 확산을 유발하는 서비스 구조를 개선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미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소년 보호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한 플랫폼 책임 강화와 청소년 보호 책임자 제도 운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산업 혁신과 이용자 권익, 표현의 자유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단계적인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미통위는 제도 개선과 함께 청소년 보호 소프트웨어인 '사이버안심존' 보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논의는 가입 연령 제한을 넘어 추천 기능을 포함한 플랫폼의 서비스 설계를 어디까지 규율할 것인지, 청소년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산업 혁신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청소년 보호가 중요하지만 규제의 실효성과 산업 경쟁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일률적인 제한보다 부모의 관리 권한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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