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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넷플릭스를 한동안 달궜던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가 실제 벌어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최근 호텔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세계 최대 호텔 브렌치를 가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최근 개최한 조리 경연대회에서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전국 메리어트 계열 17개 호텔에서 22개 팀이 참가한 ‘메리어트 K-고메 레이스’에서는 치열한 예선을 뚫은 상위 3개 팀이 결승에 진출했다.
심사는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알라 프리마의 김진혁 셰프와 최정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중 지역 부의장 등 내로라하는 미식 전문가들이 맡았다.

K-고메 레이스 경연 장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인스타그램 캡쳐]
결승전에는 캐치테이블을 통해 티켓을 구입한 일반 고객 150명도 참여해 심사에 직접 참여했다.
유명 셰프들과 일반 고객들의 평가를 함께 반영한 흑백요리사의 경연 방식과 흡사했다.
출전팀은 한 번에 150명분의 음식을 일정한 품질로 제공해야 했다.
이를 위해 전국 메리어트 계열 호텔의 수석 주방장과 조리 인력이 현장에 모여 조리와 플레이팅, 서비스를 지원했다.
단순히 한 접시의 완성도를 겨루는 데 그치지 않고 호텔 연회 운영 능력까지 평가하는 '진검승부'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예선을 통과한 상위 3개 팀이 모두 럭셔리·프리미엄 호텔소속이 아니었다.
우승은 중저가 브랜드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의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팀이 차지했다.
특히 메리어트 계열 중 숙박료가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는 페어필드 부산 송도 팀이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우승을 차지한 메리어트 서울 명동의 '앙쿠르트 한방 갈비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우승팀의 메뉴도 독창적이었다.
오랜 시간 달여낸 소갈비찜을 프랑스 전통 조리법인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감싸 구운 '앙쿠르트 한방 갈비찜'은 동서양 미식의 조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성식 만두에 한양식 냉육수와 고소한 콩물을 결합한 '서늘, 호엽 만둣국' 역시 새로운 형태의 여름 보양식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수상작은 대회가 끝난 뒤 실제 상품으로 출시됐다.
뷔페를 운영하는 호텔에서는 뷔페 메뉴로, 뷔페가 없는 호텔에서는 단품 요리로 내놨다.
일회성 이벤트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상품으로 연결한 것이다.
우승팀에는 미국 나파밸리 방문과 미식 체험, 현지 유명 요리학교 견학 등의 기회도 주어졌다.
사실 호텔 미식의 세계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K-고메 레이스 심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인스타그램 캡쳐]
최고급 식자재와 화려한 인테리어에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한 초호화 호텔의 정찬이 당연히 더 뛰어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호텔의 등급보다 셰프의 실력과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화려한 간판이나 값비싼 식재료가 아니라 요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독창성으로 심사위원과 고객의 미각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미식업계의 평가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호텔 브랜드 간 조리 역량을 겨루기 위해 마련된 이번 이벤트가 신선한 자극과 돌풍을 불러일으켰다"면서 "내년에는 더욱 규모를 키워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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