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식탐험] 싸서 놀라고, 맛에 반한다…하노이 미식의 재발견

입력 2026-07-21 08:00:36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베트남 하노이는 베트남 정치·경제 중심지이자 북부 여행의 관문이다. 할롱 베이, 사파, 닌빈 등으로 향하기 전 잠시 머무는 도시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하노이는 다른 국제도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수준 높은 미슐랭 식당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미식 여행을 위한 목적지로 재인식되고 있다.


하노이 미식의 매력은 천년 고도의 전통과 구시가지의 생활문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음식 안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데 있다.


최근 미슐랭 가이드의 베트남 진출로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레스토랑과 정교한 정찬이 국제적 평가를 받으면서, 하노이 음식은 세계 미식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 왕가의 거실을 재현한 스위트룸 내부 [사진/성연재 기자]


◇ 고품격 카펠라 하노이의 일식


첫 식사는 카펠라 하노이 지하에 위치한 일식 레스토랑 히바나 바이 고키였다. 미슐랭 별 하나를 받은 레스토랑으로, 호텔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레스토랑 공간이 나오며, 내부는 낮은 조도와 차분한 서비스 덕분에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좌석은 총 14석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이곳은 철판구이가 많이 알려진 곳이나, 이번 방문에서는 맛보지 못했다. 대신 회와 튀김이 있는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생선회였다. 하노이 한복판에서 만난 생선회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생선의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했다.





히바나 바이 고키의 일식 메뉴 [사진/성연재 기자]


한 점을 입에 넣으면 차갑게 잡힌 온도, 씹을 때 살아나는 탄력, 뒤늦게 번지는 단맛이 차례로 느껴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식재료의 80%를 일본에서 수입한다고 한다. 특히 홋카이도 등에서 잡힌 생선을 비행기로 실어 나른다.


회만큼 인상적인 것이 자완무시(茶碗蒸し)와 튀김이었다. 자완무시의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이 혀끝으로 느껴졌다. 튀김은 바삭하면서도 식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곳의 객실은 빌 벤슬리가 디자인했다. 베트남 왕조의 품격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디자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특히 베트남과 중국풍이 묘하게 섞인 등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최고급 베트남 커피 메뉴들 [사진/성연재 기자]


◇ JW메리어트 하노이의 프렌치 그릴


다음 식탁은 JW메리어트 하노이의 프렌치 그릴이었다.


하노이 서쪽의 넓은 도로와 대형 호텔이 이어지는 구역은 구시가지와 전혀 다른 도시처럼 보였다.





호수 전망의 프렌치 그릴 [사진/성연재 기자]


큰 창 너머로 호숫가가 펼쳐지고, 여유 있게 놓인 테이블이 먼저 식욕을 자극했다.


이곳에서 먹은 것은 호주산 양갈비구이였다. 겉면은 단단하게 익고 안쪽은 촉촉했다.


양고기 특유의 향은 남아 있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았고, 칼질 몇번에 고기의 결이 부드럽게 갈라졌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왔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곁들여 나온 콩 요리였다.


부드럽게 익힌 콩은 양고기의 기름진 맛을 눌러주며 접시 전체에 담백한 균형을 만들었다. 양갈비구이가 주인공이었다면 콩 요리는 빛나는 조연 정도로 봐야 할 것 같다.


식전 치즈도 인상적이었다. 해초 치즈와 저염 치즈는 빵을 단순한 곁들임이 아니라 식사의 시작으로 끌어올렸다. 은은한 바다 향과 절제된 짠맛이 빵의 고소함을 살려냈다.





양갈비 구이 [사진/성연재 기자]


◇ 퓨전 베트남 음식 룩락


마지막 식사는 시내에 있는 베트남 음식점 룩락이었다. 룩락은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곳이다. 실내는 베트남식 장식과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인형과 장식품 등 전통적인 요소를 활용해 꾸며져 있다.


음식은 향신료와 허브, 국물 요리, 구이 요리 등 베트남 음식의 기본적인 특징을 잘 살린 구성이었다. 접시는 깔끔하게 제공됐고, 양념도 과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았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보여주는 룩락 [사진/성연재 기자]


거리 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베트남 음식의 요소를 실내 레스토랑 형식으로 정돈해, 여행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식당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베트남 특제 허브 소스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대나무 통 돼지고기구이였다.


산나물 달걀 볶음은 한국의 취나물을 떠올리게 할 만큼 부드럽고 은은한 산미가 있었으며, 그 위에 부드럽게 조리된 달걀이 잘 어울렸다.


연잎에 싼 닭고기 볶음밥은 한국에서 먹던 연잎밥과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독특한 소스 덕분에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인에게도 잘 맞는 음식 메뉴 [사진/성연재 기자]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7-21 1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