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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3일 도청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3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의 도정 슬로건은 '내발적 발전'이다.
지역 자원과 인재를 연결해 성장하는 자생적 생태계를 만들어 전북의 획기적 발전을 끌어내겠다는 야심 찬 선언이다.
지난 30년간 중앙정부의 예산과 외부 기업 유치라는 '타율적 개발'에 목매달았던 전북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그의 발상의 전환은 갈채를 받았다.
이 지사는 20조원 규모의 성장펀드 조성 등을 통해 성장의 과실이 도민의 주머니로 돌아가는 '진짜 성장'을 약속했다.
도민들은 이를 통해 전북이 자립 경제의 토대를 닦고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주민 주권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취임 초기의 이러한 원대한 청사진은 최근 그가 보여준 행보 앞에서 빛을 잃어가는 듯하다.
이 지사가 최근 새만금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추진을 공식화하며 자신의 핵심 철학인 내발적 발전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익숙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체는 외부 자본의 논리에 전북의 미래를 담보로 내맡기는 위험천만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민사회의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이 지사의 200조 투자 유치 공약의 실체가 결국 사행성 도박장이었느냐"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 지사의 발표를 두고 "천문학적인 숫자(200조원 투자 유치)로 도민의 표를 얻어놓고, 고작 도박장 유치로 때우려는 '대도민 사기극'"이라 규정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 산업 육성이라는 거창한 약속을 뒤로하고, 가장 손쉽고 자극적인 '사행산업 카드'를 꺼내 든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내발적 발전의 핵심은 지역 내부의 역량을 키우는 데 있다.
하지만 카지노는 지역의 생산적 자원을 도박이라는 소모적 유흥으로 유인하는 '기생 산업'의 전형이다.
과거 강원랜드 사례가 증명하듯 도박 중독과 가정 파탄, 범죄 급증은 공동체를 뿌리째 갉아먹는 결과만 낳았다.
도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도박장이 아니라 안정적인 일자리와 살기 좋은 교육·문화 환경이다.
이 지사가 후보 시절 강조했던 '품격 있는 도민의 삶'이 결국 도박장과 맞바꿀 수 있는 가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번 논의가 도민과의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역의 운명을 바꿀 대규모 사업은 반드시 주민의 알권리가 보장되고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원택 도정은 도민의 찬반 여론을 묻기는커녕 사업의 타당성이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정보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내국인 카지노 유치는 10년 전 국회의원이던 김관영 전 전북지사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까지 추진했지만, 폐광지역 생존권을 우려한 강원도의 반발과 도박 중독 확산을 우려한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 속에 폐기된 '실패한 정책'이기도 하다.
이는 주민의 삶을 정면으로 관통하는 정책을 도민의 동의 없이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오만한 행정의 전형임을 보여준다.
이 지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도정의 기준은 언제나 도민의 삶이고, 도민의 목소리가 곧 도정"이라고 강조해왔다.
그가 꿈꾸는 내발적 발전이 자생적 경제 구조를 넘어 '도민이 주인인 경제'를 의미한다면 카지노 도입 검토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도민의 의사가 배제되고 카지노 관련 업계만 배를 불리게 될 경제 성장은 그 자체가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
투명하지 못한 행정은 불신을 낳고, 불신은 결국 정책 실패로 귀결된다.
이 지사는 어떤 정책이든 도민이 주인으로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주민 주권'에서 시작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도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소통과 투명한 행정뿐이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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