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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만나 함정·엔진 살펴봐
영국, 해군 전력 대규모 투자…한영 방산 협력 주목

[HD현대중공업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 공주가 14일 HD현대중공업[329180] 울산 본사를 방문해 한국의 조선 기술력을 살펴보고 한국과 영국간 조선·해양산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방한한 앤 공주와 남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이날 울산 본사를 찾았다고 밝혔다.
정기선 HD현대[267250] 회장과 HD현대중공업 이상균 부회장, 주원호 사장 등 경영진이 앤 공주를 접견하고 조선 분야 기술력과 경쟁력을 소개했다.
이번 방문은 영국 정부가 자국 조선·해양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앤 공주는 선박 및 특수선 건조 현장과 엔진 공장을 둘러보며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역량을 확인하고 영국 방산기업 롤스로이스, 뷰포트 등과의 협력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HD현대중공업은 2012년 한국 해군 호위함 사업을 계기로 롤스로이스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핵심 추진 장비인 MT30 가스터빈을 공급하고 HD현대중공업은 이를 추진 패키지로 통합·공급하고 있으며, 해당 솔루션은 한국 해군 차세대 호위함에 적용되고 있다.
또 함정 승조원용 생존장비 기업 뷰포트는 잠수함용 구명장비 납품을 계기로 2013년부터 HD현대중공업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필리핀 원해경비함 등의 함정에 뷰포트 장비가 적용되고 있다.
방산 엔지니어링 기업 밥콕과도 잠수함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밥콕의 무장 취급·발사 체계를 잠수함에 적용했다.
정기선 회장은 "영국은 단순한 협력 국가가 아닌 HD현대의 시작을 함께한 특별한 파트너"라며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영국 조선·해양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협력을 기반으로 향후 방산 분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와 영국의 인연은 이 회사가 조선업에 뛰어들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정주영 창업자는 1970년 영국 A&P 애플도어의 찰스 롱바톰 회장을 만나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들고 "한국은 영국보다 300년이나 앞선 16세기에 이미 철갑산을 만든 나라"라고 설득해 추천서를 받고 차관 도입에 성공해 조선소 건립 비용을 마련했다.
영국 정부는 정주영 창업자가 설립한 울산대학교 설립도 지원했다.
정주영 창업자는 양국 간 무역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1977년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받았으며, 1983년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 당시 런던에서 앤 공주와 만나기도 했다.
영국은 한때 세계 선박의 80% 이상을 건조하던 조선업 강국이었지만 1950년대 이후 표준화·대량생산 체제 전환 실패와 고비용 구조로 조선업이 쇠퇴했다.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하면서 영국 정부는 국가조선전략(National Shipbuilding Strategy)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2030년까지 주력 전투함 건조에 41억파운드(약 7조2천억원)를 투입하고, 2035년까지 차세대 유·무인 전력과 해군 인프라 확보를 위해 최소 320억파운드(약 56조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영국의 함정 전력 확대 움직임으로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오랜 기간 축적한 함정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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