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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사라지는 게임 소유권…소외되는 이용자 권리

입력 2026-07-11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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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3사, 디지털 다운로드에 집중…칩플레이션도 전환 가속화




북적이는 게임스컴 2025

(쾰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스컴 2025 개막 셋째 날인 22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쾰른메세 전시장 내부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게임스컴은 독일 게임산업협회와 전시기획사 쾰른메세가 매년 개최하는 북미 유럽권 최대 게임쇼다. 2025.8.22 juju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당신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만족할 것입니다"(You'll own nothing. And you'll be happy)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30년의 8가지 미래 예측' 영상에서 첫 번째로 등장해 화제가 된 문구다.


정기적으로 사용료를 내고 물건이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독 기반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것도 온전히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게 될 거란 의미다.


다소 도발적인 이 문구는 평소 빅테크에 거부감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WEF가 종국에는 사유 재산을 없앨 거란 음모론 섞인 주장을 촉발하기도 했다.


WEF는 이런 주장이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적어도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만큼은 '소유권의 종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로고

도쿄게임쇼 2025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 부스의 [촬영 김주환]


◇ 실물 디스크 포기한 소니…MS·닌텐도도 따라가나


게임 유통사들은 하나둘씩 실물 저장장치를 포기하고 있다.


첫 출발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끊었다.


SIE는 이달 초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8년 이후 출시되는 신규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을 디지털 형태로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디스크 형태로 발매된 게임의 서비스는 영향이 없지만, 내후년부터는 모든 게임을 온라인에서 구매해야지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SIE가 실물 디스크와 '헤어질 결심'을 해 온 것은 수년 전부터다.


플레이스테이션 이전 세대인 PS4까지만 해도 PS4 원판은 물론 성능 개선판인 '프로', 염가형인 '슬림'까지 모두 디스크 드라이브가 탑재돼 있었다.


하지만 PS5에 와서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염가형 '디지털 에디션'을 판매하더니 성능 개선판인 PS5 프로에서는 아예 없앴다.




신형 플레이스테이션5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IE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니가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나올 차세대기에서 디스크 드라이브가 사라지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PS5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쟁 콘솔 기기 엑스박스 시리즈 X|S 역시 염가판인 시리즈 S에서 디스크 드라이브를 없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차세대 엑스박스 기종인 '프로젝트 헬릭스' 역시 디스크 드라이브를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닌텐도는 앞선 두 경쟁사에 비하면 실물 저장장치를 아직 버리지 않았지만 '닌텐도 스위치 2'를 발매하며 '키카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키카드는 기기에 실물 칩을 꽂아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발상은 동일하지만, 칩은 정품 인증 역할만 수행하고 게임 데이터는 전혀 포함하지 않는 방식이다.


즉 키카드 방식의 게임 칩을 가지고 있어도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으면 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없는 셈이다.




닌텐도 스위치 2

닌텐도 스위치2
[한국닌텐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게임 용량도 칩 가격도 매년 치솟아…원가 절감 노력


게임 유통 방식이 디지털로 급격히 바뀌는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게임 용량과 '칩플레이션'으로 대표되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있다.


현대 트리플A급 게임 하나가 차지하는 저장공간의 양은 100∼200 기가바이트(GB)를 넘는다.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EA)가 2005년 출시한 축구 게임 '피파 06'이 차지하는 디스크 저장 공간은 1.2GB에 불과했지만, 10년 뒤에 나온 '피파 16'은 15GB로 10배 이상 불어났다.


그로부터 또다시 10년 뒤 같은 회사가 발매한 'FC 26'은 설치 시 약 100GB의 저장공간을 필요로 한다.


블루레이 디스크 한 장에 들어가는 최대 용량은 약 50GB인데, 게임 하나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디스크 분량만 적게는 두세 장에서 많게는 다섯 장 이상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물론 올드 게이머라면 과거 플로피 디스크나 CD 여러 장을 바꿔 가며 게임을 설치한 경험이 있겠지만, 현대에는 결코 용납받기 어려운 사용자 경험이다.


닌텐도처럼 SD카드에 게임을 담아 파는 경우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전 세계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부족 영향으로 개인용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까지 덩달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가 실물 디스크 생산을 중단하고, 닌텐도가 최소한의 구동 정보만 담은 키카드를 도입한 데는 피나는 원가 절감 노력이 담겨 있는 셈이다.




국내최대 게임쇼 지스타 개막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1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2025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스타는 오는 16일까지 총 44개국, 1천273개사, 3천269부스 규모로 열린다. 2025.11.13 handbrother@yna.co.kr


◇ 게이머에게 적대적인 디지털 전환, 이대로 괜찮을까


구독형 게임 서비스나 클라우드 게이밍이 등장한 현대에 게임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필연일지 모른다.


이미 실물 패키지가 사라진 PC 게임은 스팀(Steam), 에픽게임즈 스토어 같은 디지털 다운로드 플랫폼이 그 자리를 대체한 지 오래다.


문제는 매체 전환이 게이머에게 적대적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SIE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된 영화·드라마 등 작품 500여종을 일괄 삭제한다고 발표해 큰 논란이 일었다.


단순히 판매만 중단한 게 아니라, 이용자가 이미 구매해 라이브러리에 넣어 놓은 작품까지 완전히 없애 버린 것이다.


유료 패키지로 판매된 게임이라도 상시 온라인 상태를 요구하는 게임의 경우, 게임사 측에서 서버 지원을 중단하면 말 그대로 벽돌이 돼버린다.


유럽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2014년 작 레이싱 게임 '더 크루' 서비스를 2024년 일방적으로 종료해 논란이 일었다.


이용자들은 게임을 오프라인 모드로 즐길 수 있게끔 조치해 달라고 게임사 측에 요청했지만, 유비소프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디지털 게임 사업자가 서비스 종료 후에도 의무적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도록 하는 법안이 주의회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부결됐다.


패키지 게임은 아니지만, 비슷한 논란이 최근 한국에서도 있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은 2001년 출시한 추억의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지난달 돌연 발표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한때 즐겼던 많은 이용자는 이런 소식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때의 추억이 담긴 게임 계정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이용자들은 뒤늦게 로그인해 '서비스 종료를 하지 말아달라'는 호소 글을 지금도 올리고 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서비스 종료 발표 이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직후 취재진과 만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IP를 다른 방식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EO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언급 외에 곧 문을 닫는 게임을 그리워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로드맵 발표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유비소프트나 넥슨이나 오래된 게임의 문을 닫는 이유는 결국 재무적인 고민 때문이다.


오래된 데다 수익성까지 떨어지는 게임에 인건비와 서버 비용을 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게임업계가 실물 저장매체를 포기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할 문제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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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1 12: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