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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성윤 의원, 형사소송법·민사소송법 일부개정안
법원도 '소송비용 부담·변협에 징계의뢰' 대응책 마련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인공지능(AI)이 만든 허위 법령·판례를 법원에 제출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런 행위에 법원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5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허위 법령 인용에 대한 제재 규정을 담은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3일 대표발의했다.
최근 법원에선 AI 환각(할루시네이션·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것) 현상으로 인한 허위 법령·판례 인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생성형 AI가 제시한 가짜 사건번호나, 실제 판결 내용과는 무관한 가짜 법리를 서면에 기재해 법정에 제출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변호사 없이 AI를 적극 활용해 직접 소송에 나서는 '나홀로 소송'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변호사가 가짜 법리를 인용해 법정에서 지적한 적이 많다"며 "과거에는 서면에 기재된 법리는 일단 믿고 적용 여부만 판단하면 됐는데, 이제 진짜 있는 법리인지 따져야 하니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허위 법령이 자칫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고, 법원에서 잘 걸러낸다 해도 신속한 재판을 막고 사법 자원이 크게 낭비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렇다 보니 최근 판결문에 허위 법령 인용을 직접 적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서울고법 민사3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올해 4월 보증금반환 사건 판결문에서 "피고들이 항소이유서에 제시한 대법원 2003다12390, 서울고등법원 2019나2012315,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30218 판결의 사건번호는 모두 존재하지 않는 사건번호로 보인다"는 각주를 달았다.

[사법정보공개포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의원 발의 법안은 허위 법령이나 판결례 인용 시 제재 방안을 마련했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변호인, 민사사건에서 당사자·대리인 등이 고의나 과실로 법령이나 법원의 판결·결정, 헌법재판소 결정 등과 관련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인용하거나 주요 내용을 허위로 인용한 경우 법원이 결정으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허위 물적 증거를 만들어 제출하면 증거인멸죄, 무고죄 등으로 형사 처벌이 가능한데도, 허위 법령 등을 인용해 그럴듯하지만 허위의 법률상 주장을 하는 행위는 제재 방안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사법자원 소모를 방지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법원행정처 'AI 활용 허위 주장·증거 제출 대응 태스크포스(TF)'가 5개월간 활동 끝에 지난 3월 내놓은 대응책 중 하나다.
당시 TF는 허위 법령 인용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소송법 개정을 제안했다.
또 허위 법령 인용으로 불필요한 소송 비용을 발생시켰거나 소송을 지연시킨 경우, 재판부가 그로 인해 발생한 소송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당사자에게 부담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변호사가 허위 법령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제출한 경우 재판부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징계를 의뢰할 수도 있다. 다만 시행 여부는 개별 재판부 재량에 달려 있다.
법원행정처는 재판 당사자가 해당 판결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난 2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허위 사건번호 확인' 기능을 활용하면 누구든지 사건번호를 입력해 해당 판결서의 존재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에서 가짜 법리를 제시해서 재판이 불필요하게 지연되는 일도 종종 있다"며 "효율적 재판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제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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