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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열풍이 거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첨단 기술로 뒤덮이고 있다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로봇과 AI가 닿지 않을 것 같은 곳을 꼽으라면 단연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국립공원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최근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짐작은 여지없이 깨졌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의 한가운데서 로봇이 사람의 노동력을 돕고 대체해 나가는 현장 이야기를 듣고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공단은 현재 전국 3개 국립공원에 모두 6대의 로봇을 투입해 실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인위적이지 않은 공간에서 가장 인위적인 첨단 기술이 싹을 틔우며 현장을 누비고 있는 셈이다.
국립공원은 실제 수년간에 걸쳐 로봇 도입을 연구해 왔다.
고지대 구조 및 공원 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원들의 심각한 육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국내 로봇 제작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의 실증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산악 구조 효율성과 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신체 약자들도 고지대를 편안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목표다.

지리산의 웨어러블 로봇 [지리산국립공원 제공]
◇ 캠핑장을 안내하고 짐을 덜어주는 캠핑장 로봇
첫 번째는 캠핑장(야영장)에 배치된 안내와 짐 운반을 목적으로 도입한 로봇이다.
국립공원 내 야영장 대부분은 차량을 텐트 곁에 바로 댈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 아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직접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야영지까지 날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른다.
우리는 그간 '자연을 느끼기 위한 기꺼운 불편함'으로 이를 기분 좋게 감수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캠핑장에 배치된 로봇이 짐을 대신 옮겨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도 모른다.
자연 속에서의 하룻밤이 로봇 덕분에 한결 가벼워지기를 기대해봐도 좋겠다.
◇ 레인저의 발걸음을 가볍게, '반바지 웨어러블 로봇'
두 번째 충격은 공원 구석구석을 누비는 레인저(국립공원 직원)와 관련된 곳에서 비롯됐다.
수목을 관리하고 등산객을 안내하기 위해 매일 여러 차례 가파른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이들에게 '웨어러블(입는) 로봇'이 지급된 것이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거창한 갑옷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레인저들이 착용하는 것은 활동성을 극대화한 '반바지 형태'의 가벼운 기기다.
이 기기는 산을 오르내릴 때 가장 힘이 들어가는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기계적으로 보조해 준다.
공단 측은 이 로봇 덕분에 걷고 뛸 때 소모되는 에너지를 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을 지키는 사람들의 만성적인 육체적 피로를 로봇 기술이 덜어주고 있는 현장이다.
자연과 로봇, 왠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단어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충격은 신선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사람의 힘만으로는 벅찬 오지의 노동을 기술이 보듬어 안으면서, 탐방객은 더 편안하게 자연을 누리고 관리자는 더 안전하게 숲을 지킬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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