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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미리 보는 태양계 최후?…"죽은 별 주변 거대행성 대기 첫 분석"

입력 2026-07-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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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팀 "적색거성 단계서 살아남은 행성, 수십억년 후 중심별 쪽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 같은 별은 핵융합 연료가 고갈되면 적색거성(red giant)을 거쳐 백색왜성(white dwarf)이 돼 죽음을 맞는다. 중심별이 죽을 때 주변 행성들은 어떻게 될까?


80광년 밖에 있는 백색왜성을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 거대 가스행성에 대한 연구에서 대기 성분이 처음으로 확인되고, 이 행성이 어떻게 중심별이 적색거성을 거치는 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밝혀졌다.




백색왜성 공전하는 거대 가스행성 'WD 1856 b' 상상도

백색왜성을 돌고 있는 가스 거대 행성 'WD 1856 b' 상상도. WD 1856 b는 지구 크기 백색왜성보다 7배 더 크며, 대기에는 메탄과 안개가 있어 토성의 위성 타이탄과 비슷한 색을 띠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백색왜성은 50억 년 전에 죽은 별에서 형성됐으며, 이후 계속 식으면서 태양과 비슷한 주황색을 띠게 됐다. [NASA, ESA, CSA, Ralf Crawford(STSc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라이언 J. 맥도널드 박사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백색왜성을 공전하는 거대 가스행성(WD 1856 b)을 분석한 결과, 이 행성이 별이 적색거성일 때는 먼 거리에서 공전하다가 백색왜성이 된 뒤 수십억 년 후 안쪽 궤도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80광년 밖 백색왜성 'WD 1856+534'를 공전하는 WD 1856 b의 대기를 처음으로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50억년 뒤 태양이 백색왜성이 된 후 태양계의 장기적 운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태양과 같은 별은 초대형 별들이 초신성 폭발로 생을 마치는 것과 달리 연료를 모두 소진하면 팽창해 100배 이상 큰 적색거성이 됐다가 외곽층을 우주로 날린 뒤 지구 정도 크기의 고밀도 천체인 백색왜성이 된다.


2020년 발견된 'WD 1856 b'는 지구에서 약 80광년 떨어져 있고 질량은 목성의 4.3~10.9배로 추정되는 가스 행성으로, 지구 크기의 백색왜성을 불과 300만㎞(0.02AU) 거리에서 1.4일마다 한 바퀴 공전한다.


연구팀은 태양 같은 별은 적색거성 단계에서 100배 이상 커지기 때문에 가까운 행성은 별에 삼켜지는 경우가 많아 WD 1856 b가 이처럼 백색왜성에 가까운 공전궤도를 가진 것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로 WD 1856 b가 백색왜성 앞으로 지날 때 행성 대기를 통과한 빛을 분석했다.




거대 가스행성 'WD 1856 b'의 대기 투과 스펙트럼

80광년 밖 백색왜성(WD 1856+534)을 공전하는 거대행성 'WD 1856 b'가 백색왜성 앞을 지날 때 행성 대기의 투과 스펙트럼. 이 행성은 백색왜성의 빛을 최대 56% 차단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스펙트럼(흰색 점)은 메탄이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신호(빨간색)와 에어로졸 입자가 짧은 파장의 빛을 산란시키는 효과를 포함한 모형(보라색 곡선)으로 설명된다. [NASA, ESA, CSA, Joseph Olmsted(STSc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 결과 대기에서는 메탄(CH₄)을 비롯한 탄화수소와 미세인 입자인 에어로졸이 확인됐으며, 별을 향하지 않는 행성의 밤면에서 방출되는 열도 검출됐다.


연구팀은 이 행성의 대기는 탄소가 풍부하고 메탄 함량이 약 7%에 달했다며 이는 백색왜성을 공전하는 행성의 대기를 처음으로 상세히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기의 유효온도는 390~412K(약 117~139℃)로, 백색왜성의 복사 에너지만 받을 경우 예상되는 평형온도(약 160K)보다 훨씬 높았다.


이어 행성의 질량과 현재 온도를 거대 행성 냉각 모델에 적용해 과거 열 진화를 역추적한 결과, WD 1856 b는 백색왜성 형성 뒤 30억~55억 년이 지나 중심별에 가까운 현재의 안쪽 궤도로 이동하면서 조석력에 의해 다시 가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WD 1856 b가 적색거성 단계에서는 중심별에서 충분히 떨어진 안전한 궤도에 있다가 이후 동반성 등의 중력 교란으로 궤도가 변하면서 현재처럼 백색왜성 가까이 이동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노스웨스턴대 크리스토퍼 오코너 박사는 "50억 년 뒤 태양도 죽지만 그 이후 행성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며 "이 연구는 별이 죽은 후에도 행성이 살아남아 계속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박사는 "망원경은 보통 우주의 과거 연구에 사용되지만 이 연구는 태양 같은 별이 죽은 뒤 외곽 행성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미리 들여다본 것과 같다"며 "별의 죽음이 반드시 행성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Ryan MacDonald et al., 'Aerosols and hydrocarbons in the atmosphere of a white dwarf planet',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514-7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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