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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근절 위한 본인확인 강화…개인정보 보호 논란 지속
외국인 명의 대포폰 사각지대·현장 혼란 우려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정부가 대포폰과 보이스피싱 등 민생 범죄를 막기 위해 추진한 '이동통신서비스 안면인증 제도'가 오는 7월 본격 시행된다.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의 명의도용을 차단한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법적 근거, 외국인 적용 범위 등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해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포폰 차단 위해 안면인증 도입…작년 12월 시범 거쳐 본 시행
22일 정보통신(ICT) 업계에 따르면 안면인증 제도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안면인증 시스템을 통해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촬영한 얼굴의 안면 특징점을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알뜰폰을 중심으로 급증한 비대면 개통 서비스가 있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하거나 신분증을 위조한 불법 대포폰이 사법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대량 유통되면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온상이 됐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대포폰 적발 현황에 따르면 전체 적발 건수 중 알뜰폰의 비중은 2022년 76.5%, 2023년 74.9%였으며 2024년에는 92.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전 채널 도입을 목표로 했지만, 업계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이용자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시범 운영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개인정보·법적 근거 논란…"대체 수단 제공"
도입 취지에는 이견이 없으나 안면정보를 본인확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안면인증 과정에서 안면정보 자체는 저장되지 않고 인증 결과만 보관되며, 본인확인 목적 외에는 활용되지 않아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감독기관들의 시각은 다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안면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정보 주체의 동의나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지만, 현행 관계 법령에는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안면정보를 본인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용자가 사실상 안면인증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지난 3월 안면인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할 경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뿐 아니라 통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기본권 행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안면인증을 원하지 않는 이용자를 위한 대체 인증수단도 운영하겠다며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체 수단과 관련한 논의와 개발을 계속 진행해 왔으며, 정식 시행 시 안면인증을 희망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다른 인증 방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체 수단으로는 주민등록초본 제출이나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앱 활용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면인증을 거부한 이용자에게 별도 서류 제출이나 추가 절차를 요구할 경우 소비자 불편이 커질 수 있고, 대체 인증이 폭넓게 활용되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과기정통부는 법적 근거 논란에 대해서도 "(개보위와 인권위 해석은) 명시적인 규정이 있으면 더 바람직하다는 취지이지 반드시 해당 규정이 있어야만 제도를 시행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디지털정의네트워크·민변·참여연대 관계자 등이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폐기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8 ondol@yna.co.kr
◇ 외국인 제외도 숙제…"사각지대 최소화해야"
시행 시기가 성급하다는 지적은 통신 범죄의 주요 우회 경로인 '외국인 명의' 대포폰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나온다.
국회에 제출된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적발된 내·외국인 명의 대포폰 건수는 각각 12만4천889건과 10만6천18건에 달해 외국인 명의 범죄 비중이 상당하다.
그러나 정부는 외국인 대상 안면인증 체계 구축에 추가적인 시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단 내국인을 대상으로 제도를 출범한 뒤 하반기 중 외국인 시스템을 순차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외국인까지 동시에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내국인 시스템을 먼저 운영하면서 후속 개발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정책적으로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술적·제도적 보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 시행이 이뤄질 경우 정상 이용자들까지 개통 과정에서 추가 인증과 시간 지연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적발된 대포폰의 절대다수가 알뜰폰인데도 이동통신 3사 전체 채널까지 제도를 성급하게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속도조절론도 고개를 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의 일정 준수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사각지대가 분명한 형식적인 시행은 제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유통망의 혼란만 가중할 수 있어 실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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