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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두번' 힘실리는 공정위…대기업 반칙·디지털 독점 정조준

입력 2026-06-23 0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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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400여명 늘어…'대기업 저승사자' 중점조사기획단 10월 출범


이재명 정부 출범 전 647명→1차 증원 815명→2차 증원 1천52명




공정거래위원회 세종청사

[공정위 제공]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두 차례 증원을 단행하면서 1년 만에 400여명이 불어나게 됐다.


이번 증원으로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던 조사 담당국이 부활하면서 대기업 반칙 행위 감시를 강화하게 된다. 경제 분석 기능도 확대해 한층 정교해진 디지털 시장 독점 감시에도 고삐를 잡아당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최근 237명 규모의 인력·조직 확충 방안을 담은 '공정위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를 마치고, 남은 절차를 거쳐 10월 1일부터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 조사 담당국, 21년 만에 부활…고난도 사건·민생 담합 정조준


이번 2차 증원안의 핵심은 조사관리관 산하에 2028년 9월 30일까지 2년간 한시 조직으로 중점조사기획단(기획단)을 신설하는 데 있다.


기획단은 40명 단위의 국(局) 단위 조직이다. 기획단 신설을 위해 고위공무원단 1명을 비롯해 총 33명이 한시 증원된다.


기획단은 조사국이 21년 만에 부활한 조직으로 통한다.


조사국은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개념이 생소하던 1996년 조직돼 주요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에 관한 조사를 하며 강력한 힘을 휘둘러왔다.


그러나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생기고, 공정위의 기능이 규제 행정에서 시장 친화적 행정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로 2005년 12월 폐지됐다.


이후 박근혜·문재인 정부 때도 조사국 부활은 계속 추진됐다.


재계 반대 탓에 조사국이 부활하지 못하자 공정위는 대신 2017년 기업집단국으로 조사국 기능을 일부 부활시켰다. 2024년 1월에는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건을 신속하게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중점조사팀을 신설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열린 공정위-건설업계,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국 단위의 기획단이 신설되는 것은 공정위의 주요 기능인 조사 체계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과거에 비해 경제 규모가 커지고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하면서 더 복잡다단해진 사건을 일시에 다각적이고 종합적으로 조사하려면 더 큰 조직과 많은 인력의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획단이 출범하면 여러 구조적인 문제가 뒤얽혀 난도가 높은 사건, 서민 경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민생 관련 담합 사건, 전국 단위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사건 등을 주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건에 견줘보면 설탕이나 밀가루 담합 사건 등이 기획단이 조사할 사건에 해당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 조사국처럼 내부거래, 담합, 하도급, 유통, 가맹 등에 이르는 다양한 기획조사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획단을 2년 한시 조직으로 둔 것과 관련해선 재계의 반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친 결과"라며 "한시 조직 중에서도 존속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획단 존속기간 연장 가능성을 두고는 "기획단이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에 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공정위는 밀가루 공급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 7곳에 과징금 6천710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경제분석국 격상·조사교육담당관 신설…"전문직 등으로 충원"


이와 함께 공정위는 경제 분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과(課) 단위의 경제분석 기능을 37명 규모의 국 단위로 확대 재편해 경제분석국을 신설한다. 이를 위해 15명을 증원한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지휘 감독하에 박사급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는 경제분석국은 플랫폼의 데이터 독점, 알고리즘 자사 우대 등 새로운 유형의 경쟁 이슈에서 위법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정위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기획단과 달리 경제분석국은 존속 기간에 제한이 없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지방사무소에 인력을 추가 배치하기 위해 70명을 증원한다.


증가하는 조사 담당 공무원을 교육하기 위해 교육 전문 과인 조사 교육 담당관도 신설할 방침이다.


공정위의 이러한 증원은 1년도 되지 않은 사이 추가로 추진된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1분기 상임·비상임 위원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가맹유통심의관·경인사무소를 신설하는 등 167명을 증원했다.


공정위 증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온라인 플랫폼 입점 업체 보호, 대기업 총수 일가의 내부 거래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공정위에 힘을 실었다.


올해 두 차례 증원에 힘입어 이재명 정부 출범 전 647명이던 공정위 정원은 1차 증원을 통해 815명이 됐고, 2차 증원으로 총 1천52명이 된다. 1년 만에 400명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대규모 증원으로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의 반칙 행위 감시·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디지털 시장에서 독점력 남용·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증원안은 10월 1일 자로 시행된다.


다만 증원되는 인력이 상당히 많아 시행 당일에도 일부 인력은 충원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변호사, 회계사, 경제학 박사 등 전문경력직 특채를 훨씬 많이 신청했고, 신입 공채 규모도 늘릴 것"이라며 "일부는 다른 부처 전입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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