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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희 하버드대 교수팀, 물 기반 효소방식으로 DNA 64종 동시 합성
효소 DNA 합성 병목 규명…"대규모 생산·데이터 저장 활용 기대"

[함돈희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반도체 칩을 이용해 물속에서 서로 다른 DNA 염기서열 수십 개를 동시에 합성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현재 DNA 합성에 널리 쓰이는 유기용매 기반 화학 공정을 대체할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는 효소 기반 DNA 합성의 병목 원인까지 규명해 향후 대규모 DNA 생산과 DNA 데이터 저장 기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 반도체 칩으로 DNA 64종 동시 합성…물 기반 제조 기술 구현
함돈희 하버드대 교수와 정우빈 포스텍 교수 등 연구팀은 실리콘 칩 표면에서 서로 다른 64개 DNA 염기서열을 동시에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합성 DNA는 진단부터 유전체 편집, 암 연구 등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 활용된다.
대부분의 합성 DNA는 포스포라마다이트 화학 공정으로 생산되는데, 이 기술은 수백만 개 염기서열을 동시에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지만, 유해한 유기용매를 사용하고 대규모 중앙집중식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한계였다.
이와 달리 효소를 이용한 DNA 합성은 생명체가 DNA를 만드는 방식에 더 가까운 공정으로 물속에서 이뤄져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소형화된 DNA 제조가 가능하지만, 많은 양을 병렬 생산하는 기술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왔다.
연구팀은 실리콘 칩에서 국소적으로 산성 환경을 구현하는 기술을 통해 DNA 합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DNA 합성은 한 번에 한 개의 뉴클레오타이드를 추가하고, 여기에 붙은 다음 단계 합성을 막는 보호기를 제거하는 '탈보호'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산성 환경을 구현해 유도할 수 있다.
연구팀은 64개 합성 위치별 중앙에 고정된 DNA를 둘러싸는 전극을 배치하고 특정 위치에서 내부 전극에 전류를 흘려 수소이온을 만들어 산성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이런 환경을 구현했다.
이렇게 정교하게 제어하면서 산도 변화를 반복해 64개 서로 다른 DNA 염기서열을 동시에 성장시키는 데 연구팀은 성공했다.
이 칩은 수많은 뉴런의 세포 내 신호를 기록하기 위해 설계한 것이지만, 전류 제어 기술을 응용해 DNA 합성에 적용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 효소 DNA 합성 병목 규명…데이터 저장 활용 가능성 제시
연구팀은 칩 내 합성 위치를 더 촘촘하게 배치해 더 많은 DNA를 동시에 합성하는 과정에서 합성은 실패했지만 병목 원인을 찾는데 성공했다.
분석 결과 산성 환경은 정밀하게 형성됐지만 탈보호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 분자가 인접 합성 위치로 확산하며 화학반응 자체가 경계를 넘어 퍼지는 문제를 확인한 것이다.

[함돈희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 교수는 "효소 기반 DNA 합성의 병목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낸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성과"라며 "효소 방식은 합성 정확도가 높아 더 긴 DNA를 만들 수 있고, 대규모 생산이 필요한 경우 환경적 측면에서도 기존 방식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64개 DNA 서열에 169바이트 분량 텍스트 정보를 저장해 이 기술을 기반으로 DNA 기반 데이터 저장장치를 구현할 수 있음도 보였다.
DNA 데이터 저장 기술은 DNA 염기서열을 활용해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기존 반도체 저장방식보다 훨씬 저장 밀도가 높고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연구 1 저자인 정 교수는 "DNA 데이터 저장은 현재 맞춤형 생산 규모를 뛰어넘는 DNA 합성 능력을 요구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서열을 동시 합성할 수 있다면 대규모 DNA 기록을 위한 친환경적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DNA 데이터 저장은 장기 보관용 '콜드 스토리지'에 적합한 기술"이라며 "향후 저장 용량이 많이 늘어나면 비용도 낮아질 수 있는 만큼 대규모 생산에 유리한 물 기반 효소 합성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렸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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