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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KIEP,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세뜨 교수 "자원 확보 탈피"
"아프리카 문화유산·데이터 관리에 한국형 기술 협력"…외교·개발협력 토론도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제레미 에세뜨 조선대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가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리베르타스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6.12 raphael@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한민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관계를 깊게 다지기 위해 기존의 '건물 지어주기'식 원조나 단순한 '자원 확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아프리카의 역사적 기록과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테크노 문화 외교'가 양측의 새로운 협력 돌파구로 제시됐다.
제레미 에세뜨 조선대 글로벌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는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리베르타스홀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서 이 같은 한국형 협력 모델을 강조했다.
프랑스 출신인 에세뜨 교수는 아프리카 박물관 외교와 문화유산 반환을 AI 첨단 기술로 풀어내는 '디지털-문화 공적개발원조(ODA)' 분야의 신진 학자다.
에세뜨 교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과거 식민지 시절 유출되거나 흩어진 자국의 역사 데이터와 문화를 스스로 관리하고 지키려는 열망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서구 열강이나 하드웨어 인프라를 독점하려는 중국과 달리, 우수한 IT 기술을 가진 매력적인 중견국"이라며 "AI 기반 문화유산 시스템 구축처럼 아프리카의 지식 역량을 키워주는 외교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테크노 문화 외교의 최적 모델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르완다 정부와 협력해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르완다 제노사이드 회복지원을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사업'(2026∼2030)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르완다 대학살 이후 열린 전통 마을 재판 '가차차(Gacaca)' 기록을 디지털 아카이브로 전환해 데이터 보존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키갈리 제노사이드 추모관의 노후 시설을 개선하며, 통합 평화교육을 지원한다.
에세뜨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아프리카의 '기록 독립'을 실질적으로 돕는 핵심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소재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의 2%에 불과하듯 아프리카 문화유산도 2%만 역내에 있고 나머지 98%가 유럽 등 역외에 흩어져 있는 현실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고려대 법학연구원 국제법연구센터가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리베르타스홀에서 개최한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6.12 raphael@yna.co.kr
'글로벌 분절화 시대의 한-아프리카 협력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외교,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프리카와 협력 방안이 발표됐다.
첫 번째 외교 및 안보 협력 세션에서 한강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는 "공정한 선거가 특히 청년기에 민주화 학습을 위한 가시적이고 신뢰할 만한 태도를 형성한다"면서 "한국은 거버넌스 ODA를 통해 아프리카 현지의 법적 개혁뿐만 아니라 선거 관리 역량 강화 등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경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부교수는 2020년 이후 아프리카 시위가 연간 1만1천건 이상 발생했으나 대부분(75%) 평화 시위로서 생계, 기본 서비스, 거버넌스, 외교 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시민들의 민주적 에너지가 분출된 건강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민주주의 미래는 정치 제도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이런 역동적 의사표현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경제·개발협력 세션에서는 중동 분쟁 등 상황에서 아프리카 공급망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촬영 김성진]
최두영 고려대 아시아·아프리카개발협력센터 연구위원은 연료 수입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경제가 외부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진단하면서 한국이 아프리카의 회복력을 도울 수 있는 ODA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강문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대규모 차관을 앞세운 중국식 모델과 차별화해 한국이 핵심 광물의 현지 제련 기술을 지원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헌주 연세대 아프리카연구원 개발협력센터장은 한국의 아프리카 원조가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비해 적은 상황에서 ODA와 투자, 교역, 민간 금융을 하나로 묶는 패키지형 전략적 개발협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진 세션별 지정 토론에는 주동주 박사(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아프리카연구센터장)와 이진상 항공대 석좌교수가 각각 좌장을 맡았다. 패널 토론자로는 한선이 KIEP 부연구위원, 김원녕 한-아프리카재단 조사연구부장, 장인철 한국외대 아프리카개발정책연구센터장, 모아멘 구다 한국외대 중동아프리카학과 교수, 웍포쿠 오메 주한 나이지리아대사관 공사, 엘리제우 프레이타스 주한 앙골라대사관 참사, 김성진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 우분투콘텐츠팀장 등이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고려대 법학연구원 국제법연구센터가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리베르타스홀에서 개최한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서 조수진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 심의관이 축사하고 있다. 2026.6.12 raphael@yna.co.kr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정부·학계 주요 인사들은 최근 개최된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 이후의 실질적인 연대 방안을 다각도로 주문했다.
이진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중동의 불안정성 속에서 한-아프리카의 새로운 자립적 협력 모델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2024년 정상회의와 최근 외교장관회의 후속 조치들을 긴밀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배 KIEP 부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아프리카는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와 관계를 위한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조수진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 심의관은 축사에서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기업들이 현지에서 원활히 활동하도록 포괄적 경제협력 협정, 투자 보장 협정, 이중과세 방지 협정 등 제도적 기반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엄성용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은 오는 9월 열릴 '제8차 경제협력(KOAFEC) 장관회의'를 소개하며 "전통적인 인프라 지원 구조에서 벗어나 디지털 인프라, AI 시설, 공급망 회복 탄력성 등 고부가가치 미래 분야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성택 고려대 연구부총장은 "아프리카는 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기반으로 역내 통합과 회복 탄력성을 키워가고 있다"며 "한국 역시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위기를 발전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KIEP·고려대 법학연구원 국제법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했고,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후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고려대 법학연구원 국제법연구센터가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리베르타스홀에서 개최한 '한-아프리카 협력 국제세미나'에서 이진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6.12 raphael@yna.co.kr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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