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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파리지옥의 번개 같은 입닫기 원동력은…세포벽 연화 현상"

입력 2026-06-12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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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연구팀 "물 이동 아닌 표피 세포벽 연화가 방아쇠…1초 만에 탄성에너지 방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벌레가 닿으면 순식간에 덫의 입을 닫는 식충식물 파리지옥(Dionaea muscipula)의 빠른 움직임은 식물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파리지옥이 근육도 없이 이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깥쪽 표피 세포벽이 급격히 부드러워져 저장된 탄성에너지 방출을 촉발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을 벌린 상태와 닫은 상태의 파리지옥

[Jeanne Bourdier, Corentin Mollier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요엘 포르테르 교수팀은 1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파리지옥이 입을 닫을 때 바깥쪽 표피 세포벽이 약 1초에 걸쳐 급격히 부드러워지면서 저장돼 있던 탄성에너지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다윈 시대부터 연구돼 온 식물 운동의 대표적 모델인 파리지옥의 운동 비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며 파리지옥의 세포벽 연화 현상은 지금까지 보고된 식물 세포벽의 기계적 변화 중 가장 빠른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리지옥은 곤충 등이 감각털(trigger hair)을 짧은 시간 안에 두 번 건드리면 전기 신호인 활동전위(action potential)가 발생, 두 개의 잎엽(lobe)으로 이뤄진 덫이 순식간에 닫히면서 먹이를 포획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파리지옥의 이런 빠른 움직임을 실제로 유발하는 물리적 원동력이 무엇인지는 100년 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은 삼투압 변화에 따른 물 이동이 덫 안쪽과 바깥쪽 조직의 팽창 차이를 만들어 입이 닫힌다는 수리학적(hydraulic) 메커니즘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파리지옥의 입닫기 과정이 물 이동에 의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덫의 3차원 형상 변화와 힘의 변화, 세포 내 압력, 조직의 기계적 특성 등을 여러 규모에서 측정했다.




"파리지옥의 번개 같은 입닫기 원동력은…세포벽 연화 현상"

(A) 입을 벌린 상태의 파리지옥. (B) 식물 자체의 능동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절개한 덫의 닫힘 운동. (C) 세포벽의 급속한 연화 현상으로 바깥쪽 표피 세포의 강성이 빠르게 감소하는 모습. 자극을 받으면 바깥쪽 표피층이 연화돼 안팎 표면 사이에 변형률 차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덫이 휘어지면서 닫히게 된다. [Jeongeun Ryu, Mathieu Colombani, Corentin Mollier, Joêl Marthelot, Yoël Forterr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덫이 실제로 닫힐 때 운동을 분석한 결과, 덫은 내부에서 수 초에 걸쳐 능동적으로 굽어지는 변형을 일으킨 뒤 저장된 탄성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하는 '스냅 버클링'(snap-buckling) 현상으로 약 0.2초 만에 닫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덫을 얇게 절단하거나 강제로 열린 상태로 고정해 스냅 버클링 효과를 제거한 뒤 측정한 결과, 실제 입닫기를 유발하는 능동적 굽힘 과정은 약 3~4초에 걸쳐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세포 압력 탐침(cell pressure probe)과 조직 팽윤(swelling) 실험으로 물 이동 속도를 측정한 결과, 물이 덫 전체 두께를 통과하는 데는 30~150초가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이는 능동적 굽힘 운동이 일어나는 시간인 3~4초보다 훨씬 길어 물 이동이 입닫기의 직접적인 원인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신 덫 표면을 이루는 표피층의 기계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안쪽 표피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바깥쪽 표피 세포는 자극 후 강성(stiffness)이 약 30% 감소했으며, 이런 연화 현상은 입닫기를 유발하는 굽힘 운동이 시작되는 시점과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


또 표면 형상 분석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자극 후 바깥쪽 표피 세포는 오히려 더 부풀어 오르고, 표피 세포벽은 40% 정도 더 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바깥쪽 표피 세포벽이 급격히 부드러워지면서 내부 조직의 팽압에 의해 바깥쪽 표면이 더 크게 팽창하고, 이 차이로 잎이 급격히 휘어지면서 입닫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물질 특성의 동적 조절에 기반한 새로운 식물 운동 방식을 보여준다며 이 새로운 구동 메커니즘은 연질 로봇공학과 스마트 소재 분야에서 근육 없이 움직이는 기술에 생물학적 영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Yoël Forterre et al., 'Fast cell wall softening causes Venus flytrap closure',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ed5051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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