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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우주 강국 사이 살아남은 스위스의 비결은 '협력'

입력 2026-06-11 07: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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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토마스 베른대 교수 "기관·국가 간 협력이 경쟁력"


한국·스위스 협력 분야로 원격탐사·레이저·반도체 제시




인터뷰하는 니콜라스 토마스 베른대 교수

[주한 스위스 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작은 나라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함께 협력하는 겁니다. 과학 분야에서 이뤄지는 협력 방식이 상업 우주 분야에도 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행성과학 분야 석학인 니콜라스 토마스 스위스 베른대 교수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우주 경쟁 구도 속에서 강소국의 생존 전략으로 '협력'을 제시했다.


◇ "작은 나라끼리 협력해야"…우주 강소국의 생존 전략


스위스는 우주 탐사 연구뿐 아니라 위성과 로켓용 부품 생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대표적 우주 강소국으로 꼽힌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베른대가 개발한 '태양풍 돛'이 첫 우주탐사 장비로 내려졌을 정도로 우주탐사 분야에서 긴 역사를 자랑한다.


전 세계 로켓 페어링(덮개) 시장의 60%를 점유한 우주기업 '비욘드 그래비티', 세계 최초로 우주 쓰레기 제거 서비스 계약을 유럽우주국(ESA)과 체결한 '클리어 스페이스' 등도 보유하고 있다.


토마스 교수는 스위스의 국가 단위 행성과학 연구 네트워크인 '국가연구역량센터(NCC) 플래닛S' 소장을 지내며 협력을 이끌어 왔다.


그는 NCCR 플래닛S의 가장 큰 성과로 "스위스 내 기관들이 긴밀하게 함께 일하도록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는 서로 경쟁할 이유가 없고, 내부 기관 간 경쟁은 비용 효율적이지도 않다"며 "우리의 경쟁 상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나 애리조나대 같은 미국의 대형 연구팀"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교수는 이런 협력이 중소국에도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럽의 우주탐사 프로그램은 전략 부재라는 문제를 안고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스위스, 폴란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들은 함께 연구하며 다른 국가와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우주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니콜라스 토마스 베른대 교수

[주한 스위스 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실패 허용하는 문화가 우주 인재 키워"…한국 잠재력 호평


스위스가 꾸준히 우주과학 인재를 배출하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안정적 지원과 연구자에게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를 꼽았다.


그는 "정부와 연구비 지원 기관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주는 쉬운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는 반드시 일어나며,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주를 주제로 열린 '한국-스위스 혁신 주간' 참여차 방한한 그는 한국 우주 분야에 대해서는 과학 분야 관점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하면서도 젊은 연구자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젊은 연구자들이 이미 연구그룹을 만들었고 국제적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으며 과학적으로 강하고 흥미로운 분야를 이끌고 있다"며 "이런 사람이 3~4명 더 생기면 먼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우주산업에 대해서는 "우주기술은 상당 부분 민군겸용기술"이라며 "한국의 특수한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산업계와 연구기관들이 실제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은 역량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토마스 교수는 한국과 스위스 간 협력 분야로는 원격탐사와 고출력 레이저, 검출기 및 반도체 기술 등을 언급했다.


특히 고출력 레이저에 대해서는 "군사용으로 개발된 기술이 행성과학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국방 기술이 우주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공개가 가능하다면 협력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한국 대표단과 우주 관측에 활용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분광기술에 대해 논의했다며 "아직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지만,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상호 관심 분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니콜라스 토마스 베른대 교수

[주한 스위스 대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012030] 금지]


◇ 유로파·아포피스 탐사 주목…"교육적 가치 과소평가돼"


그는 행성과학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우주 탐사 임무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로파 클리퍼와 유럽우주국(ESA)의 람세스(RAMSES) 임무를 꼽았다.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의 얼음 위성 유로파를 탐사하는 임무이며, 람세스는 2029년 지구를 근접 통과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탐사하는 계획이다.


그는 "유로파 클리퍼에는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직접 데이터를 받게 된다"며 "람세스는 일반 대중도 소행성을 직접 볼 수 있고, 그 곁을 유럽 우주선이 함께 비행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임무"라고 평가했다.


한국도 과거 아포피스 탐사 임무를 검토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현재는 심우주 탐사 시연기를 활용한 관측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근지구천체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더 잘 대응할 수 있다"며 "이런 임무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개발과 운영이 이뤄지기 때문에 참여자들에게 훌륭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임무를 통해 얻는 교육적 가치와 경험은 종종 과소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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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09: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