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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01조·EU 철강 고율 관세…한국 통상전략 또 시험대

입력 2026-06-07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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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2.5% 301조 추가 관세 예고에 정부 15% 사수전


EU, 철강 관세 50%로 인상…무관세 할당량도 절반으로 축소

한-EU 고위급 접촉 속 이재명 대통령 브뤼셀행…막판 돌파구 주목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해 11월 힘겹게 타결했던 한미 관세 합의가 무색하게도 다시 한번 관세 파고가 몰려들고 있다.


미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 새 관세 적용 시점이 다음 달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연합(EU)도 다음 달부터 고율의 철강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통상당국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 '강제노동' 관세 12.5% 부과 예고…'과잉생산' 추가되면 15% 넘을 수도


7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일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거래를 막지 못한 60개 경제권에서 들어온 수입품에 다음 달께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염전 노예, 불법 어업 등을 빌미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하지 않은 46개 경제권 그룹에 포함돼 12.5%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나머지 14개 경제권 그룹에는 10% 관세가 적용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가 다음 달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무역법 301조 카드를 꺼내 들어 대체 관세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USTR은 다음 달 7일 청문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새 관세를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이번 강제노동 관련 12.5% 관세가 확정되면 지난해 관세 합의 수준인 15%에 근접하게 된다.


여기에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과잉생산 관련 301조 조사 결과에서 추가 관세가 더해지면 최종 관세율은 자칫 15%를 넘길 수 있다.


정부는 한국의 관세 부담이 지난해 한미 합의 수준인 15%를 넘지 않도록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화상면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걱정하지 마라. 당초 합의했던 대로 15%가 그대로 유지되는 과정에 있다'고 얘기했다"며 "만약 15%를 넘어가면 미국이 합의를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예측 불가능한 스타일인 데다 15% 관세 합의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301조 조사 결과를 빌미로 대미 투자와 관련해 추가적인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국이 301조 조사 결과를 무역 쟁점으로 삼지 않도록 다음 달 6일까지 증빙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무역위원장)는 "한국이 강제노동과 관련해 지적받은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거나 미국의 평가가 잘못된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독일 철강 노동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EU, 철강 무관세 물량 반토막·50% 고율 관세…업계 치명타 불가피


EU발 관세 악재 역시 다음 달부터 현실화한다.


EU는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관세를 물리지 않는 철강 제품 수입 물량을 기존의 연간 3천500만t에서 1천830만t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고, 이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는 현행 25%의 관세를 50%로 2배 인상하는 새 관세 기준을 적용한다.


지난해 기준 EU는 한국 전체 철강 수출의 13.8%(388만4천t)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작년 EU에 약 311만t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 대상 철강 제품을 수출한 한국은 이 가운데 258만t은 국가별 할당을 적용받아 무관세로,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 25%를 물었다.


EU의 새 관세 기준대로라면 한국의 무관세 할당량은 130만t가량으로 작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50%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한 상황에서 EU마저 관세 인상에 나서면 우리 철강 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이에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11일에 이어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과 재차 만나 EU의 철강 수입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산 철강 제품이 불합리한 제약을 받지 않도록 EU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 4일에는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열린 OECD 각료이사회 참석을 계기로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을 다시 만나 무관세 할당량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설득전을 펼쳤다.


잇따른 고위급 접촉에도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철강 업계와 전문가들은 다음 주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EU의 철강 관세 폭탄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 유럽을 방문하며 9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 머물며 한-EU 정상회담 등을 가질 예정이다.


이재민 교수는 "한국과 EU는 그동안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 조치에 함께 대응해 왔다"며 "그런 EU가 미국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은 EU와 FTA가 없지만 우리는 한-EU FTA가 적용되고 있고, EU와 협력을 많이 해온 만큼 한국을 다른 국가와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한·EU 정상회담

(캐내내스키스[캐나다]=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한·EU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6.18 [공동취재] hihong@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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