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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젠슨 황 자리에 앉고 80억 벌었대요"

입력 2026-06-05 0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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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치킨 삼성점 '깐부 회동' 이후 문전성시


"젠슨 황처럼 '골든벨' 울리는 분도 많아"

땅끝마을 노부부부터 눈물의 기도·외국인까지

"그때 엔비디아 주식 못 산 게 천추의 한"




깐부치킨 삼성점의 테이블 키오스크에 걸린 '치맥 회동' 사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 3일 깐부치킨 삼성점 매장의 테이블 키오스크. 2026.6.5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엊그제 오신 손님 한 분은 젠슨 황 자리에 앉아서 기운 받고 용기를 내서 주식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를 하셨대요. 그러고는 이번에 주식으로 80억 원을 벌었다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직원들 팁까지 주고 가시는데, 정말 부럽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깐부치킨 삼성점의 손민지 사장은 지난 3일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지난해 10월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른바 '깐부 치맥 회동'을 했던 이 매장은 이후 '부자'의 기운을 받으려는 이들이 찾는 '성지'로 부상했다.


황 CEO가 5일에는 재계 인사들과 성수동에서 삼겹살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치맥 회동' 이후 달라진 깐부치킨 삼성점의 지난 7개월을 손 사장에게 들어봤다.




젠슨 황이 깐부치킨 냉장고에 남긴 사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깐부치킨 삼성점 매장 냉장고에 젠슨 황이 남긴 사인. 2026.6.5


◇ "젠슨 황이 앉았던 테이블 통째로 사고 싶다"


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3시 30분께 찾은 깐부치킨 삼성점의 홀 좌석은 이미 절반가량 차 있었고, 오후 6시를 넘기자 빈 테이블은 찾기 어려웠다.


외국인 한쌍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 앞으로 직진하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벽에는 역사적인 '깐부 회동' 현장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걸려 있었다.


그 '깐부 회장님'들이 앉았던 창가 쪽 테이블은 오후 3시 매장 문이 열리기 무섭게 선점된다. 'AI 깐부'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세 회장이 앉았던 자리가 각 회사 로고로 표시되어 있는 명실상부 '명당'이다.


워낙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매장 문 앞에는 "젠슨 황 CEO 테이블 좌석의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주말이나 피크 타임에는 그 자리에 앉기 위한 초 단위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어떻게든 한 번 엉덩이를 붙여보려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지는가 하면, 다른 자리에 앉아서도 온 신경을 '회장님 자리'에 집중한 채 타이밍을 노리는 손님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직원이 그릇을 치우는 틈에 재빨리 달려가 인증샷을 찍는 일도 다반사다.




'젠슨 황 자리 1시간 제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 3일 깐부치킨 삼성점 매장에 붙은 '젠슨 황 자리 1시간 제한' 안내문. 2026.6.5


손 사장은 "지금도 회장님 자리에 앉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며 "심지어 전화로 '우리 회장님이 젠슨 황이 앉았던 테이블을 통째로 사고 싶어 하신다'며 구매 의사를 타진하는 제안도 많은데 모두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시간만 이용해달라는 안내문을 붙였더니 '돈 벌려고 환장했다', '배가 불렀다' 같은 악플이 많이 달려 속상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1시간이라도 앉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다정한 손님들이 훨씬 많다"며 웃었다.


이날도 '회장님 자리'에 앉지 못한 손님들이 아쉬운 대로 맥주잔을 들고 그 자리 옆에 서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손님 김모 씨는 "성지순례를 왔다"며 "제 주식 수익률이 좋아지면 이 자리 덕분이고, 안 좋아지면 오늘 메뉴 선정을 잘못한 걸로 하겠다. 누가 저한테 엔비디아 주식 1주만 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또 대학생 박모 씨는 "작년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해서 엄두를 못 내다가 이제야 왔다"며 "만약 이번에 젠슨 황이 성수동 삼겹살집에 간다는 게 확정되면 거기도 가볼 생각이다. '젠슨 황 먹방 코스' 같은 새로운 서울 관광 코스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모(25) 씨 역시 "젠슨 황이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는 뉴스를 보고 이번에 혹시 깐부에는 안 오시나 생각해서 와봤다"며 "치킨도 맛있고, 괜히 이 자리에 앉으면 좋은 기운을 받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깐부치킨 삼성점을 찾은 손님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 3일 이른 저녁부터 깐부치킨 삼성점을 찾은 손님들. 2026.6.5


◇ "일주일 내내 찾아 치킨을 앞에 두고 기도하기도"


손 사장은 지난 7개월간 정말 다양한 손님이 찾았다면서 "한번은 세 분이 나란히 젠슨 황처럼 뿔테에 가죽 재킷 등의 콘셉트로 꾸미고 와 사진을 찍고 가신 게 기억난다"며 웃었다.


이어 "얼마 전에는 매장을 일주일 내내 찾아 매번 치킨을 앞에 두고 기도하던 여성 손님도 있었다"며 "처음에는 너무 신기했는데, 그분이 너무 진지하시고 눈물까지 흘리며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만 볼 수 없었다. 무언가 간절히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빌고 가시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손님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왔다.


손 사장은 "대구에서 초등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온 아버지도 있었다"며 "일찍 오셨길래 처음에는 동네 주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이들이 꼭 매장에 가보고 싶다고 졸라서 대구에서부터 첫차를 타고 오신 거였다. 감사하고 뭔가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또 "해남 땅끝마을에서 노부부가 오신 적도 있는데, 어머님께서는 자리에 앉더니 '우리 아들 취업 때문에 기운 좀 받으러 멀리서 왔어'라고 하셨다"며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무언가 좋은 일이 이루어질 것 같다는 희망을 안고 찾아오시는 것 같다. 더 많은 사람이 좋은 기운을 받고 가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성지'가 되다 보니 취객 간 싸움도 벌어지지 않는다.


손 사장은 "원래 치킨집이나 호프집은 술 드시다 보면 싸우는 일이 잦은데 지금은 그런 일이 거의 없고 다들 좋은 기운을 받으러 오시니까 매장 분위기가 정말 밝다"며 "서로 모르는 옆 테이블끼리 친구처럼 건배를 나누기도 하고, 젠슨 황처럼 다른 테이블 계산을 통째로 하며 이른바 '골든벨'을 울리는 분들이 정말 많아졌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꼭 찾아야 하는 곳이 됐다.


손 사장은 "얼마 전에는 멕시코에서 단체로 관광을 오셨고, 대만이나 중국 손님은 끊이지 않는다"며 "손님들이 영어로 된 치맥 회동 뉴스를 보며 창가 자리에 앉아 연신 미소를 짓기도 하고, 사진과 영상을 남기거나 기도하고 가신다"고 밝혔다.




깐부치킨 삼성점 매장 벽면에 걸린 '치맥 회동' 사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지난 3일 깐부치킨 삼성점 매장 벽면에 걸린 '치맥 회동' 사진들. 2026.6.5


◇ "엔비디아라기에 엠비티아이 물어보는 줄 알았다"


손 사장은 작년 '깐부 회동'에 대해 "단골손님이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치킨을 먹으러 온다고 하기에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로만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단골손님이 한 달 전부터 창가 두 자리를 예약해달라고 해 의아했는데 전날(작년 10월29일) 와서는 슬쩍 '엔비디아 아냐'고 물었다"며 "처음엔 요즘 유행하는 '엠비티아이'(MBTI:성격유형검사)를 물어보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손 사장은 "1차 치맥 자리에서만 (매출이) 200만~300만 원 가까이 나왔고, 이어진 2차 자리에서는 정의선 회장님이 300만 원을 결제하고 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 뒤에는 엔비디아 관계자분들이 새벽까지 남아 회식을 이어갔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에 할인을 꽤 해드렸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세계적인 기업인데 어쩌다가 할인을 해줬을까 싶어 혼자 웃었다. 그래도 그저 찾아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치맥 회동

지난해 10월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매장은 밀려드는 손님들이 하나같이 "그날 총수들이 먹은 메뉴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통에 태블릿 주문 시스템(키오스크)을 도입했다.


손 사장은 "회동 직후 몇 달 동안은 물량이 밀려 닭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였다"며 "매일 오후 3시에 문을 열면 저녁 8시쯤 재료가 다 떨어져서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해 밀려드는 손님을 두고 문을 닫아야 하니 밤마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치맥 회동으로 수십억 원짜리 광고보다 훨씬 큰 홍보 효과가 났다"며 "가맹점이 줄어 걱정하던 본사 회장님도 매장으로 찾아오셔서 제 손을 잡고 정말 고맙다고 감격해 하셨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인터넷에서 점주가 재벌 됐다는 소문이 돌던데 진짜 전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그때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어서 정작 엔비디아 주식을 한 주도 사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다"라며 "하루 종일 치킨 튀기고 서빙하느라 주식 창을 열어볼 엄두도 못 냈다"고 아쉬워했다.


치킨집을 운영한 지 올해로 15년 차라는 손 사장은 "손님들이 '대한민국에 이런 역사적인 음식점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씀해 주실 때 지난 15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며 뿌듯해 했다.




작년 10월30일 깐부치킨 삼성점 찾은 젠슨 황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 CEO는 5일 저녁에는 성수동의 한 삼겹살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사장은 "지난해 처음 오셨을 때는 사인 받을 종이가 없어서 주방에 있던 기름종이를 급하게 찢어 들고 뛰어나갔다"며 "이번에 한 번 더 발걸음을 해주신다면 그건 정말 우리 치킨이 맛있어서 오시는 진정한 '깐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젠슨 황 회장님, 꼭 다시 한번 치킨 드시러 와주세요"라며 웃었다.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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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5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