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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초과이익' 재분배론 부상…시장경제 원칙 훼손 지적도

입력 2026-05-31 05: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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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장관 "사회적 대화 필요"…협력업체 이익공유 등 제도화 필요성


초과이익 기준·사회적 분배 범위 등 난제 산적




노동현안 관련 발언하는 김영훈 노동부 장관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국민주권정부 1년간 이룬 성과와 삼성전자 노사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6.5.27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옥성구 기자 = 인공지능(AI) 특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수익이 급증하면서 초과이익을 노동자 간 격차 해소와 원하청 상생 등을 위해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재분배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경제 원칙 훼손을 우려하는 논란도 적지 않다.


초과이익 기준부터 사회적 분배의 범위까지 논의 초기단계부터 난제가 산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노동장관, "대기업 이익 만드는데 기여한 이해관계자와 나눠야"


31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노동부는 조만간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며 화두를 던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이 끌어낸 결과가 아니다"라며 이를 국민에 환원하기 위한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한 이후 2주만이다.


AI 시대 속 일부 기업에 집중된 막대한 초과이익을 어느 이해당사자까지,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 것인지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김 장관의 발언은 대기업 초과이익을 국민배당 방식 등으로 나누겠다는 것이 아닌, 기존 성과인센티브가 정규직 중심인 만큼 협력업체나 하청에도 초과이익이 나눠질 수 있도록 재분배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 연합뉴스와 만난 김 장관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 따라 대기업의 대규모 이익을 만드는데 기여한 이해관계자와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협 잠정합의안 노조투표 찬성률 73.7%로 가결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27 xanadu@yna.co.kr


◇ 초과이익 정의부터 모호…"현실 측정 어려워"


문제는 출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과이익' 정의부터 난제라는 점이다.


경제학 관점에서 초과이익은 정상 이익을 넘어서 얻은 모든 이익을 뜻한다. 김 장관은 초과이익을 세금, 이자 비용, 감가상각비, 판매·관리비 등을 빼고 남은 이익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기업은 이미 세금 납부와 고용 창출 등으로 사회적 역할을 하는 만큼, 초과이익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고 분배의 몫으로 정할지부터 불명확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과거 보고서에서 "경제학에는 정상이익은 존재하지만, 초과이익은 현실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대조차 할 수 없던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해서 목표이익을 넘어선 모든 이윤을 기업의 초과이익으로 보고 분배의 몫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AI나 반도체처럼 업황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어닝 서프라이즈 등이 발생하는 변동성이 큰 업종에서는 특정 시기의 고수익만으로 초과이익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 사회적 분배 범위는 어디까지


그다음 난제는 사회적 분배의 적절성이다.


올해 30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는 기업의 기술력과 경영전략 외에도 세제 혜택 및 보조금, 공공 인프라 구축, 수많은 협력사 생태계 등이 뒷받침됐다.


김 장관은 "오늘날 삼성전자 성공은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모든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더해진 결과"라며 "재분배도 사회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공동체와 사회 인프라가 제공한 유무형의 '사회적 지원'이 밑바탕이 된 만큼 상생을 위한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만 약 1천곳이고, 2·3차 협력사와 연계한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더하면 수천곳에 달하는 만큼 어떤 이해당사자까지 분배 대상에 포함할지 결정이 쉽지 않다.


기준이 마련된다고 해도 또 다른 반발이 불가피하다.


송 교수는 "삼성전자는 해외에도 협력업체가 다수인데, 이들도 분배 대상에 포함하긴 힘들다"며 "분배 논의를 기업이 알아서 해야지 국가가 나서면 안 된다"고 했다.




손 맞잡은 노사정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2026.5.20 [공동취재] xanadu@yna.co.kr


◇ 경영 자율성 등 침해…논의 필요성 제언도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나서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해 사회적 분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장경제 원칙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초과이익의 사회적 재분배가 시장경제 핵심인 사유재산권과 경영 자율성 등을 훼손할 수 있다.


노동부는 정부 개입에 선을 그으며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지만, 기업의 이익 배분 논의에 정부가 참여한다는 것 자체로 시장경제 근간을 흔든다는 비판이 많다.


다만, 시장경제의 원론적 개념보다는 확대된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시장과 지금의 시장은 다르다"면서 "현대 자본주의는 시장 중심으로만 정의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흐름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삼성전자 초과이익은 모든 사회적 자원의 쏠림이 있어 발생한 것"이라며 "국민배당으로 연결하긴 어렵지만 사회적 기여분에 대해 재분배를 논의해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이번 노사 임금협상 타결을 계기로 약속한 협력업체 지원 등에 5년간 5조원 투자는 원하청 상생의 첫발로 평가받는다.


노동부는 당초 다음 달 1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토론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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